대한고혈압학회 춘계학술대회 19~20일 개최
정미향 교수 "고혈압 유발 여러 기전 차단…혈압 강하 및 예후 개선 효과적"
고령·노쇠하다면 단일제 시작 후 단계적 접근 필요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정미향 교수는 19~20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한고혈압학회춘계학술대회에서 '처음부터 2단계 고혈압을 진단받은 사람에게 복합제 투여는 어떻게?'를 주제로 발표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정미향 교수는 19~20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한고혈압학회춘계학술대회에서 '처음부터 2단계 고혈압을 진단받은 사람에게 복합제 투여는 어떻게?'를 주제로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혈압 160/100mmHg 이상의 2기 고혈압 환자는 단일제형복합제(SPC)로 치료를 시작하면 도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단일제형복합제가 고혈압을 유발하는 여러 기전을 차단해 2기 고혈압 환자 혈압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뿐만 아니라 예후를 개선하는 등 혜택이 있다는 것이다.

단, 고령이거나 노쇠하다면 항고혈압제 단일제로 시작 후 단계적으로 복합제를 투약하는 순차치료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정미향 교수(순환기내과)는 19~20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한고혈압학회춘계학술대회에서 '처음부터 2단계 고혈압을 진단받은 사람에게 복합제 투여는 어떻게?'를 주제로 발표했다.

주요 진료지침, 초기 치료로 2가지 약제 사용 권고 추세

대한고혈압학회 진료지침에서는 2기 고혈압이라면 동반한 위험요인과 상관없이 약물치료를 시작하도록 권한다. 최근 가이드라인은 고혈압을 처음 진단받으면 초기 치료로 2가지 항고혈압제를 투약하도록 권고하는 추세다.

2018년 유럽심장학회·고혈압학회(ESC·ESH) 가이드라인에서는 초기치료로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I) 또는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칼슘채널차단제(CCB)나 ACEI 또는 ARB+이뇨제 등 병용요법을 권고했다. 고혈압이 심박출량과 말초혈관저항 증가 등 여러 기전으로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또 항고혈압제 단일제로 혈압이 조절되지 않을 경우 단일제 용량을 2배 늘리는 것보단 다른 계열 약제를 추가하는 것이 5배 이상의 혈압 강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보고된다. 

아울러 항고혈압제 단일제 투약 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역조절반응(counterregulatory response)을 항고혈압제 병용요법이 완화 또는 보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예로 CCB와 이뇨제를 투약하면 레닌 안지오텐신 시스템(RAS)과 교감신경계(SNS)가 활성화된다.

하지만 RAS 억제제를 함께 사용하면 RAS와 SNS 활성을 억제해 혈압 조절 혜택을 얻을 수 있다. 이와 함께 항고혈압제 단일제 용량 증량 시 나타날 수 있는 이상반응 위험을 병용요법으로 낮출 수 있다.

단일제형복합제, 병용요법보다 치료 목표 도달 효과적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정미향 교수.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정미향 교수.

이 같은 장점에 따라 2기 고혈압 환자는 여러 계열 항고혈압제 병용요법으로 초기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는 점에 무게가 실린다. 

더 나아가 병용요법이 아닌 단일제형복합제로 초기 치료를 시작해야 하는 이유는 의료진의 치료에 대한 임상적 관성(clinical inertia)과 환자의 치료 순응도 등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의료진의 치료에 대한 임상적 관성이란,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음에도 치료를 상향적정(up-titration)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임상에서는 고혈압 환자의 혈압이 조절되지 않음에도 치료를 상향적정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보고된다.

벨기에 및 룩셈부르크 1차 의료기관에서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환자에게 어떤 치료를 진행하는지 조사한 결과, 2~3기 고혈압 환자에서 상향 적정하지 않는 비율은 5%, 1기에서는 23%였다(PLoS One 2021;16(4):e0248471).

정 교수는 "임상적 관성을 유도하는 요인에는 고령, 경도 고혈압, 수축기 단독 고혈압, 항고혈압제 장기 치료, 좋은 치료 순응도 등이 있다. 특히 의료진은 환자가 치료 목표에 도달하지 못해도 순응도가 좋다면 치료전략을 바꾸기 어려워한다"며 "임상에서는 치료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음에도 효과적인 약제로 변경하지 않는 상황이다. 이런 문제를 고려하면 치료 초기부터 여러 약제를 함께 사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단일제형복합제는 단일제 병용요법(FEC)보다 얻을 수 있는 혜택이 크다고 보고된다. 

단일제형복합제와 단일제 병용요법을 비교한 메타분석 결과에 따르면, 단일제형복합제의 순응도가 좋았고 혈압이 적절하게 조절돼 치료 목표에 잘 도달했다(Hypertension 2021;77(2):692~705). 

또 단일제 단독요법 대비 단일제형복합제의 혈압 강하 효과가 단일제 병용요법보다 크다고 조사됐다(Hypertension 2012;59(6):1124~1131). 

아울러 초기 치료로 단일제형복합제를 시작하면 고혈압 환자 예후를 개선할 수 있다고 보고된다. 단일제로 치료를 시작한 경우와 비교해 단일제형복합제로 시작해 유지하면 심혈관계 사건과 심부전,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허혈성 심질환, 사망 등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조사됐다(Circ Res 2019;124(7):1113~1123).

단, 일부 고혈압 환자는 초기치료로 항고혈압제 단일제를 고려해야 한다는 게 정 교수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130~139/85~90mmHg의 높은 정상 혈압인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은 항고혈압제 단일제만으로 치료 목표 도달이 가능하다. 1기 고혈압이지만 혈압이 150mmHg 미만이면서 140mmHg에 가깝다면 단일제가 도움 될 수 있다.

특히 2기 고혈압이지만 초고령이거나 노쇠하다면 혈압을 크게 낮췄을 때 주요 장기(vital organ)에 문제가 나타날 수 있고, 추정 사구체여과율(eGFR) 감소로 급성 신손상이 유발될 수 있다. 이들은 항고혈압제 단일제로 치료를 시작한 이후 단계적으로 약제를 증량해야 할 것으로 정리된다.

그는 "단일제형복합제가 혈압 조절에 용이하고 임상 예후를 개선할 뿐만 아니라 의료진의 임상적 관성을 줄일 수 있다. 2기 고혈압 초기 치료전략으로 단일제형복합제가 유용할 것"이라며 "하지만 고령이거나 노쇠한 환자, 1기 고혈압 환자에게는 단계적으로 약제를 상향 적정하는 조심스러운 접근이 도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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