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심장협회·뇌졸중협회 '적극적 LDL-콜레스테롤 저하와 뇌' 성명 발표
관찰·무작위 연구, LDL-C 저하-인지기능장애·치매 연관성 나타나지 않아
출혈성 뇌졸중 위험 우려로 LDL-C 치료 목표 도달 주저하면 안돼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미국 심장학계가 LDL-콜레스테롤을 적극적으로 낮춰도 뇌에 안전하다는 데 무게를 실었다.

현재까지 쌓인 연구 결과들을 종합한 결과, 스타틴, PCSK9 억제제 등 지질저하치료를 통한 강력한 LDL-콜레스테롤 조절 전략이 인지기능장애 또는 뇌졸중 등 위험을 낮춘다고 정리했다. 

강력한 LDL-콜레스테롤 저하 치료는 인지기능장애 또는 치매 발생과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은 데다 뇌졸중 등 심혈관계 사건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다만 적극적인 지질저하치료가 장기적으로 뇌에 안전한지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성명에 참여한 미국 켄터키대학 Larry Goldstein 교수는 "뇌는 신체에서 콜레스테롤이 풍부한 곳 중 하나"라며 "일각에서는 적극적인 LDL-콜레스테롤 강하가 뇌의 비정상적인 구조적·기능적 변화를 일으키는지 의문을 제기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성명은 강력한 LDL-콜레스테롤 강하 또는 지질저하치료가 독성효과(toxic effect)를 통해 뇌에 영향을 미쳐 인지기능장애, 치매, 출혈성 뇌졸중 등으로 이어지는지 근거를 확인하고자 마련됐다. 이를 통해 적극적인 LDL-콜레스테롤 저하 치료가 치매 및 출혈성 뇌졸중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정리했다. 

미국심장협회·뇌졸중협회(AHA·ASA)가 발표한 '적극적 LDL-콜레스테롤 저하와 뇌' 과학 성명은 Arteriosclerosis, Thrombosis, and Vascular Biology 9월 14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LDL-C 목표치 도달해도 인지기능장애 관련 없어

먼저 성명에서는 고위험군의 LDL-콜레스테롤을 낮추면 죽상경화성 심혈관계 관련 사건 위험이 감소한다는 결과가 '일관되게' 나타난다고 정리했다. 

수십 년 동안 발표된 연구에서 지질저하치료의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가 입증됐으며, LDL-콜레스테롤 강하에 따라 1차 혜택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어 과거 발표된 후향적 연구, 사례분석, 전향적 종단 연구 등에서 스타틴 및 LDL-콜레스테롤 저하 치료가 인지기능장애 또는 치매와 연관됐음을 시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관찰연구와 무작위 연구는 이 같은 결론을 뒷받침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25개 무작위 연구를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한 결과, 스타틴과 위약의 인지기능장애 및 인지 평가 점수 악화 등 위험은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유사하게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에서도 스타틴 복용과 관련된 인지기능장애는 감지되지 않았다.

아울러 에제티미브와 PCSK9 억제제 관련 무작위 위약 대조 연구에서는 LDL-콜레스테롤 저하치료로 목표치에 도달할지라도 치매 또는 인지기능장애 발생과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PCSK9 억제제인 에볼로쿠맙과 알리로쿠맙 관련 전향적 무작위 대조군 연구 역시 치료를 통해 낮은 LDL-콜레스테롤 수치에 도달해도 인지기능 평가, 자가 보고한 인지기능 변화, 치매를 포함한 인지기능장애 등 발생과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최대 8.4년 간 에볼로쿠맙 치료를 시행한 연구에서도 도달한 LDL-콜레스테롤에 따라 계층화했을 때 인지기능장애 위험이 높아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최대 6년의 추적관찰(중앙값)을 진행한 임상연구가 적어, 6년 이상의 장기간 안전성을 확인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성명에서는 위험도를 계층화해 지질저하치료 목표를 달성하도록 권장하는 현재 가이드라인이 합리적이라고 결론 내렸다.

심혈관질환 병력 없다면 스타틴-출혈성 뇌졸중 연관성 無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LDL-콜레스테롤 저하와 출혈성 뇌졸중 위험 간 연관성에 대해서는 심혈관질환 병력이 없는 환자라면 LDL-콜레스테롤을 조절하고자 스타틴을 복용해도 출혈성 뇌졸중 위험이 유의하게 높아지지 않는다고 정리했다.

이와 함께 LDL-콜레스테롤을 크게 낮춰도 출혈성 뇌졸중 위험이 증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스타틴은 LDL-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과 외에도 항혈전 및 섬유소 용해작용을 한다. 이로 인해 출혈성 뇌졸중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그러나 스타틴 치료력이 없는 환자 대상 임상연구에서 스타틴 치료 시 출혈성 뇌졸중 위험이 증가하지 않았다. 26개 무작위 임상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에서도 스타틴 치료에 따른  출혈성 뇌졸중 위험이 유의하게 높아지지 않았다.

다만, 허혈성 뇌졸중 발생이 줄면서 LDL-콜레스테롤 1mmol/L 감소당 전체 뇌졸중 발생 위험이 16% 줄었다. 

스타틴에 이어 PCSK9 억제제와 에제티미브가 출혈 위험을 높인다는 근거도 관찰되지 않았다. 

알리로쿠맙은 LDL-콜레스테롤 수치와 관계없이 허혈성 뇌졸중 병력이 있는 환자의 출혈성 뇌졸중 위험을 높이지 않으면서 허혈성 뇌졸중 위험을 감소시켰다. 에볼로쿠맙으로 LDL-콜레스테롤을 강력하게 낮춰도 출혈성 뇌졸중 위험 증가가 나타나지 않았다. 

에제티미브 역시 출혈성 뇌졸중 위험을 높이지 않는다고 조사됐다. EWTOPIA75 연구 결과에 따르면, 관상동맥질환 과거력이 없는 75세 이상의 고령자는 식이조절과 함께 에제티미브 단독요법을 진행하면 출혈성 뇌졸중 발생률이 0.5%였고 위약군은 이와 유사한 0.6%로 나타났다.

아울러 평생 LDL-콜레스테롤이 낮은 환자가 출혈성 뇌졸중에 취약하다는 징후는 관찰되지 않았다. LDL-콜레스테롤이 매우 낮은 수준에 도달해도 출혈성 뇌졸중 위험이 증가한다는 근거도 드물었다.

전반적으로 무작위 연구는 뇌졸중 병력이 없는 환자에서 스타틴을 포함한 지질저하치료가 출혈성 뇌졸중 위험을 높이지 않는다는 데 결론이 모였다.

일부 연구는 허혈성 뇌졸중 병력이 있는 등 특정 환자군에서 출혈성 뇌졸중 위험이 소폭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보고했지만, 이는 전체 뇌졸중 및 주요 심혈관계 사건 위험 감소 혜택으로 상쇄됐다.

이에 따라 성명에서는 출혈성 뇌졸중 위험 우려로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는 LDL-콜레스테롤 치료 목표 도달을 주저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출혈성 뇌졸중 병력이 있는 환자가 스타틴 복용 시 출혈성 뇌졸중 위험이 커지는지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고 정리했다. 

스타틴 관련 임상연구에 참여한 출혈성 뇌졸중 환자 수가 적고 대다수가 후향적, 비무작위, 관찰연구로 진행돼 결과 해석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또 관찰연구, 메타분석 결과가 일치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PCSK9 억제제도 두개내출혈 환자 대상으로 충분한 연구가 진행되지 않았다며, 이들에서 지질저하치료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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