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틴→에제티미브→항고혈압제의 뇌혈관질환 임상근거

고혈압은 뇌혈관질환, 특히 뇌졸중의 위험인자 중 하나다. 뇌졸중 이환 및 사망에 기여하는 인자를 살펴본 결과, 당뇨병이나 이상지질혈증 등을 제치고 고혈압이 가장 큰 기여도를 나타냈다. 이와 함께 뇌졸중에 의한 인지기능장애 및 치매(혈관성치매)와 고혈압의 연관성에 관한 보고가 늘어나면서, 고령층의 인지기능장애를 예방 또는 지연시키기 위한 해결책으로 고혈압 치료가 부각되고 있다. 한편 미국심장협회(AHA)와 뇌졸중협회(ASA)는 지난 2021년 ‘뇌졸중 또는 일과성뇌허혈발작(TIA) 환자의 뇌졸중 재발예방 가이드라인’에서 이상지질혈증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LDL콜레스테롤 조절과 관련해 뇌졸중 환자의 재발예방을 위해 스타틴 단독 또는 스타틴과 비스타틴계의 병용을 통해 LDL콜레스테롤을 강력하게 조절하도록 주문하고 있다.

스타틴

스타틴 치료의 뇌졸중 예방효과를 입증한 사례는 SPARCL 연구가 대표적이다. SPARCL 연구는 LDL콜레스테롤(LDL-C) 저하와 뇌졸중 재발위험 감소의 상관관계를 명확히 입증함으로써, 뇌졸중 예방에 스타틴 적용의 확대를 선도한 사례다.

연구는 관상동맥질환 병력이 없는 뇌졸중 또는 TIA 환자(4731명)를 대상으로 아토르바스타틴 80mg의 공격적 LDL콜레스테롤 저하요법이 재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다. 그 결과 아토르바스타틴 치료군의 뇌졸중 재발과 관상동맥사건 위험이 위약군 대비 각각 16%와 35%씩 감소돼, 뇌졸중 2차예방과 관상동맥질환 1차예방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스타틴+에제티미브

스타틴에 더해지는 비스타틴계 지질치료제의 뇌졸중 예방혜택을 시사한 사례도 있다.  IMPROVE-IT 연구에서 스타틴에 더해진 콜레스테롤흡수억제제 에제티미브 병용전략은 스타틴 단독과 비교해 LDL콜레스테롤을 54mg/dL까지 더 낮췄다. 강력한 지질조절 효과는 심혈관사건 상대위험도를 6.4%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에제티미브 요법의 부작용 위험증가도 없었다.

특히 연구에서는 관상동맥질환과 함께 뇌혈관질환의 위험감소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는데, SPARCL 이후 이상지질혈증 치료를 통한 뇌혈관질환 예방의 가능성을 시사한 또 다른 사례다. IMPROVE-IT 치료 1년시점에서 스타틴군과 스타틴+에제티미브군의 1차종료점(심혈관사건) 발생빈도는 34.7%(2742건) 대 32.7%(2572건)로 에제티미브 병용군의 상대위험도가 6.4% 유의하게 낮았다. 하드 엔드포인트라 할 수 있는 심혈관 원인 사망·비치명적 심근경색증·비치명적 뇌졸중의 복합빈도는 22.2%(1704건) 대 20.4%(1544건)로 에제티미브 병용군의 상대위험도가 10% 낮았다(hazard ratio 0.90, P=0.03).

이 같은 결과는 심근경색증과 허혈성 뇌졸중 감소효과에서 기인한 바 크다. 개별 종료점에 대한 분석에서 에제티미브 병용군의 심근경색증과 허혈성 뇌졸중 상대위험도가 각각 13%(hazard ratio 0.87, P=0.002)와 21%(hazard ratio 0.79, P=0.008) 감소해 스타틴 단독군과의 격차를 가장 크게 벌렸다.

항고혈압제

한편 SPRINT-MIND 연구에서는 고혈압 환자의 수축기혈압을 집중적으로 낮추면 인지기능의 저하(경도 인지기능장애)까지 막을 수 있다는 결과가 도출되기도 했다. SPRINT-MIND 연구는 고혈압 치료와 인지기능 아웃컴 간 연관성에 대한 주요 근거로 평가받는다.

연구는 수축기혈압을 120mmHg까지 강하했을 때 심혈관질환 위험감소 효과를 확인한 SPRINT 연구의 추가분석 결과다. SPRINT 연구 종료 후에도 지속적으로 인지기능을 평가해 평균 4.5년 간 추적관찰했다. 그 결과 수축기혈압을 120mmHg까지 조절한 환자군의 치매발생 위험은 수축기혈압 140mmHg 조절군 대비 15%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단 통계적 유의성은 확보하지 못했다. 이에 비해 경도인지장애 발생위험은 수축기혈압 120mmHg군에서 19% 유의하게 낮았다. 절대발생률로 평가했을 때는 1.5% 감소한 수치다.

뇌졸중 환자 혈압치료

국내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항고혈압제 치료의 유효성·안전성을 평가한 FABULOUS 연구사례도 학계로부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 계열의 피마사르탄을 검증한 국내 다기관 임상연구로, 뇌졸중 환자에서 피마사르탄의 혈압강하 유효성·안전성·예후를 평가한 결과다.

연구는 2016~2019년 급성기 허혈성 뇌졸중 또는 일과성뇌허혈발작(TIA) 환자 총 1035명을 대상으로 했다. 연구시작 당시 피험자들의 평균혈압은 162.3±16.0/92.2±12.4mmHg이었는데, 24주시점에서 목표혈압에 도달한 환자의 비율은 피마사르탄 치료군에서 67.3%에 달했다.

한편 베이스라인에서 162mmHg였던 수축기혈압은 피마사르탄 투여 후 4주시점의 139mmHg(베이스라인 대비 -23.4mmHg)를 시작으로 12주 133.8mmHg(-28.6mmHg), 24주 132.8mmHg(-29.7mmHg)까지 빠르고 지속적인 강하를 나타냈다.  또 혈압강하에 따른 심혈관사건 빈도를 관찰했는데 △뇌졸중 재발률 2.7% △여타 심혈관사건 0.9%, 혈관 원인 사망률 0.3%, 여타 원인 사망률 0.3%에 140mmHg 미만으로의 혈압조절이 심혈관사건 발생을 막는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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