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선 치료제 처방 시 종합 요소 고려해야…RWE는 중요한 판단 기준
탈츠, 중증 건선 대상 192주 추적 연구서 증상 및 삶의 질 유의하게 개선

이탈리아 SanDonato 병원 Piergiorgio Malagoli 교수
이탈리아 SanDonato 병원 Piergiorgio Malagoli 교수

[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건선은 피부가 붉어지는 홍반과 하얀 각질이 일어나는 인설 등 증상이 만성적으로 반복되는 피부 질환이다. 눈에 띄는 신체 부위에서 많이 발생하는 만큼 사회적, 정서적으로 환자들이 겪는 어려움이 크다.

더불어 건선관절염을 동반하거나, 대사증후군, 급성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 발병률이 일반인보다 높아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중요하다. 특히 피부의 10 이상이 건선으로 덮이는 중증 환자는 고강도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 

다행히 TNF-α 억제제, IL 억제제 등 기존 치료법 대비 효과가 높고 장기 투여가 가능한 생물학적 제제가 등장하면서 건선 치료의 미충족 수요를 빠르게 채우고 있다. 이중에서도 IL-17A 억제제인 탈츠(성분명 익세키주맙)는 높고 지속적인 반응률과 장기 추적 연구를 통해 확보한 안전성 데이터를 기반으로 활발한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
 
최근에는 전 세계 중증 건선 환자를 대상으로 탈츠의 치료 경험이 축적됨에 따라 리얼 월드 연구 및 장기 추적 연구 결과들도 발표되고 있다.

이에 탈츠의 중등도~중증 건선 환자 대상 192주 추적 연구 결과를 발표한 이탈리아 SanDonato 병원 Piergiorgio Malagoli 교수를 만나 건선 치료의 최신 지견과 연구의 의미를 들어봤다. 

효과 높은 치료제 많아졌지만…개별 환자에 적합한 처방 중요

Piergiorgio Malagoli 교수는 중증 건선 환자들이 주로 겪는 어려움으로 삶의 질 저하와 낮은 치료 접근성을 꼽았다. 

그는 "중증 건선 환자들은 나이와 상관없이 사회 생활과 직장 생활에서 모두 어려움을 겪는다"며 "국소 치료제를 수년 동안 사용하지만 치료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아 치료에 대한 신뢰도가 점차 떨어지며 더는 새로운 치료를 시도하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지난 몇 년 동안 중증 건선의 치료 패러다임을 바꿀만한 다양한 생물학적 제제들이 도입되면서 진료 현장에도 변화가 생겼다. 중증 건선의 치료 목표 또한 과거와 달라졌다. 

Piergiorgio Malagoli 교수는 "지난 10년 동안 중증 건선 환자의 치료 목표가 빠르게 변했다"며 "10년 전에는 PASI 75가 목표였지만 최근에는 '거의 깨끗한 피부'를 의미하는 PASI 90, '완전히 깨끗한 피부'를 의미하는 PASI 100까지 목표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치료 목표가 변화하면서 환자들과 소통하는 방법도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의료진이 자신감을 가지고 피부 상태가 빠르게 호전될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우수한 치료제가 출시되더라도 각 치료제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충분한 고민을 하고, 개별 환자에 가장 적합한 치료제를 처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증 건선 환자의 치료에서 환자 피부에 침범한 병변의 위치, 동반 질환, 환자의 치료 의지 등 여러 가지 요소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RWE 갖춘 탈츠, 중증 건선 환자에 우선 처방 고려

처방을 결정할 때는 실제 임상 현장 근거(Real World Evidence, RWE)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Piergiorgio Malagoli 교수는 "모든 약물이 임상 연구 진행 후 허가를 받지만 실제 환자들에게 처방됐을 때는 임상시험 결과와 치료 결과가 종종 다르다"며 "임상시험은 선별검사를 거쳐 참가자를 모집하지만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임상시험에서 제외됐던 환자들도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환자들에게 직접 치료제를 처방해보면 임상시험 결과보다 치료 효과가 더 좋거나 나쁜 환자들이 존재할 수 있다. 이에 RWE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Piergiorgio Malagoli 교수는 이탈리아 11개 피부과 병원의 건선 환자 779명을 대상으로 탈츠의 장기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한 RWE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연구 결과, 투약 전 평균 건선 면적 및 중증도 지수(PASI)는 16.28점이었으나, 치료 48주차에 0.57점, 96주차에 0.58점, 144주차에 0.37점, 192주차에 0.17점에 도달했다. 피부과 삶의 질 지표(DLQI)에서도 16.55였던 기준선 점수가 탈츠 투여 2년 후 1.05점으로 유의미하게 개선됐다. 

올해 발표된 장기 코호트 RWE 연구 데이터에 따르면, 투약 24개월차 94.3%의 환자가 PASI 75에 도달했으며 PASI 90은 85.1%, PASI 100은 71.8%가 도달했다. 환자들은 치료 4주차부터 증상 개선을 보였으며, 치료 12주차부터 삶의 질이 유의미하게 개선됐다. 

그는 "병원마다 각기 다른 처방 기준이 있음에도 모든 병원에서 환자 반응률이 좋았다"며 "연구에 참여했던 환자의 80%가 PASI 100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환자들의 삶의 질 개선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큰 변화를 봤다. 다시 천국을 찾았다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릴 것 같다"며 "치료를 통해 안정적인 일상생활로 복귀한 환자들이 저를 결혼식에 초대하거나 감사 인사를 전할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실제 임상현장에서 많은 건선 환자를 진료하고 생물학적 제제를 처방해 본 결과 탈츠의 효과가 가장 좋았다"며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중증 건선 환자에게 탈츠를 우선적으로 고려해 처방한다. 탈츠는 IL-23 억제제보다 빠른 치료 효과를 보였으며 수년 동안 건선으로 고통 받던 환자들이 14일 만에 PASI 90 또는 PASI 100으로 개선되는 놀라운 결과도 자주 보였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지난해부터 중증 건선에 대한 산정특례 기준이 완화되면서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학계 및 환자 단체에서는 초중증 환자들의 치료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추가적인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초중증 환자는 생물학적 제제 사용 전 최소 6개월간 전신 약물 치료 또는 광선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조건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Piergiorgio Malagoli 교수는 "개인적으로 모든 중증 건선 환자의 경우 1차 치료제로 생물학적 제제를 바로 사용해도 된다고 생각한다"며 "몇개월 동안 전신치료를 진행하거나 다른 치료제를 사용했을 때 시간과 비용 대비 효과적이지 않고 부작용이 우려된다. 빠른 시간 내에 최선의 치료제를 선택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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