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스트주맙 1차 치료 환자 대상 DESTINY-Gastric02 연구 1차 분석 결과 공개
5.9개월 추적관찰 ORR 38%...10.2개월 업데이트 분석에서 ORR 42% 
국내서도 적응증 확대 두고 학계 "아직은..."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현재 국내에서 HER2 발현 위암 또는 위식도접합부암 환자의 3차 치료제로 사용되는 항체-약물접합체(ADC)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가 2차 치료옵션으로 사용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앞서 엔허투는 임상2상 DESTINY-Gastric01 연구에서 3차 치료제로서의 역할을 입증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2차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평가한 임상2상 DESTINY-Gastric02 연구에서 엔허투는 트라스트주맙으로 1차 치료를 받는 중이거나, 치료 후 질병이 진행된 환자에서 긍정적인 객관적 반응률(ORR)을 보이며 기대감을 높였다.

 

엔허투, 위암 또는 위식도접합부암 2차 치료옵션 가능성↑
국내 학계 "적응증 확대 속단은 이르다"

위암 또는 위식도접합부암은 표적 치료제 개발이 어려워 면역항암제나 항암화학요법을 주로 사용해왔다.

글로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위암 또는 위식도접합부암은 HER2 발현과 관계없이 1차 치료에서 트라스트주맙과 항암화학요법을 사용한다.

2차 치료에서는 파클리탁셀+사이람자(라루시루맙) 벙용요법이 권장되며 3차 치료에서는 이리노테칸, 탁산, 트리플루리딘 티피라실, 면역항암제 등이 옵션으로 사용된다.

그럼에도 환자의 전체생존기간(OS)을 연장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엔허투는 HER2 발현 위암 도는 위식도접합부암 환자의 3차 치료제로 이름을 올렸다.

진행성 위암 또는 위식도접합부암 환자의 약 15~20%는 HER2가 과발현된다.

앞선 연구인 DESTINY-Gastric01 연구에서 엔허투는 항암화학요법에 비해 한국과 일본의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HER2 양성 위암 또는 위식도접합부암 환자의 ORR과 OS 개선을 가져온 바 있다.

연구에는 이전에 2차 치료 이상 경험이 있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HER2 양성 위암 또는 위식도접합부암 환자 188명이 포함됐다.

이들은 엔허투와 이리노테칸 또는 파클리탁셀 투여군에 각각 무작위 배정돼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 받았다.

1차 목표점은 ORR로, 주요 2차 목표점은 OS, 무진행생존(PFS), 반응기간(DOR), 질병통제율(DCR) 등으로 설정했다.

24개월 추적관찰 결과, 엔허투군의 ORR은 51%로 집계됐다. 반면 대조군은 14%에 불과했다. 또 엔허투의 OS 중앙값은 12.5개월로, 대조군 8.4개월 대비 사망 위험을 41% 줄였다.

최근 벨기에 Leuven 대학병원 Eric Van Cutsem 교수 연구팀은 트라스투주맙을 포함한 치료를 받았음에도 질병이 진행된 HER2 양성 진행성 위암 또는 위식도접합부암 환자를 대상으로 엔허투의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한 임상2상 DESTINY-Gastric02 연구의 1차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에는 미국과 유럽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에는 미국과 유럽 24개 의료기관에서 병리학적으로 절제 불가능한 전이성 위암 또는 위식도접합부암 성인 환자 79명이 등록됐다.

이들은 트라스투주맙을 포함한 1차 치료를 받고 있거나, 치료 후 질병이 진행된 환자였다. 연구의 1차 목표점은 ORR로 설정했다.

5.9개월(중앙값) 추적관찰 결과, ORR은 38%로 집계됐다(95% CI 27.3~49.6). 이들 중 완전반응은 4%(3명), 부분반응은 34%(27명)였다.

결과의 업데이트를 위해 10.2개월 동안 추적관찰한 결과에서는 ORR이 42%로 집계됐다. 이들 중 완전반응은 5%(4명), 부분반응은 37%(29명)에게서 나타났다.

흔하게 발생한 이상반응은 빈혈, 메스꺼움, 호중구 감소증, 백혈구 감소증 등이었다. 약물 관련 심각한 이상반응은 13%(10명)에서 발생했고 간질성 폐질환, 폐렴 등으로 2명이 사망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엔허투가 HER2 양성 진행성 위암 또는 위식도접합부암 환자의 2차 치료옵션으로 가능성을 뒷받침한 근거"라고 말했다.

다만, 학계는 국내에서도 엔허투가 2차 치료옵션으로 활용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봤다. 서양인과 동아시아인 사이의 인종적 차이와 지역별 치료 여건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다.

실제 DESTINY-Gastric02 연구에는 미국과 유럽의 HER2 양성 진행성 위암 또는 위식도접합부암 환자가 참여했다.

연세암병원 라선영 교수(혈액종양내과)는 "미국과 유럽에서는 3차 치료까지 받을 정도로 환자가 생존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2차 치료 중 혹은 그 전에 이미 사망한다"며 "보다 빠른 치료를 위해 엔허투가 2차 치료제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라 교수는 "엔허투가 국내에서 3차 치료제로 승인된 배경도 3차 치료까지 진행되는 환자 수가 적기 때문에 임상2상 결과로도 허가된 것"이라며 "엔허투가 2차 치료옵션이 되려면 현재 진행 중인 임상3상 결과가 현재 공개된 결과보다 더 좋아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에서 엔허투의 허가를 담당하는 한국다이이찌산쿄 측은 한국에서의 적응증 확대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