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홍조 등 폐경으로 인한 혈관운동증상 치료하는 비호르몬요법
SKYLIGHT-1·2 임상3상 결과, 12주째 증상 조절 효과 입증
북미폐경학회 '2023년 비호르몬요법 성명' 첫 등장

▲아스텔라스 베오자(성분명 페졸리네탄트).
▲아스텔라스 베오자(성분명 페졸리네탄트).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아스텔라스의 베오자(성분명 페졸리네탄트)가 안면홍조 등 폐경으로 인한 혈관운동증상 치료를 위한 비호르몬요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 문턱을 넘은데 이어 최근 북미폐경학회(NAMS)가 발표한 '2023년 비호르몬요법 성명'에도 이름을 올린 것이다.

베오자는 비호르몬성 뉴로키닌3(NK3) 수용체 길항제로, 뇌의 체온조절 중추에서 신경 활동을 조절해 NK3 수용체 활동을 차단한다. 

폐경으로 인한 혈관운동증상 개선에 호르몬요법이 효과적이지만 치료받을 수 없는 여성이 많고 대체 가능한 치료옵션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비호르몬요법인 베오자의 효과와 임상적 쓰임새에 관심이 모인다. 

호르몬요법 금기 여성에게 혈관운동증상 치료옵션 제한적

안면홍조 등 폐경으로 인한 혈관운동증상의 1차 치료는 호르몬요법이다. 그러나 에스트로겐 의존성 암 또는 심혈관질환 등으로 호르몬요법이 금기이거나 개인적 선호도 등을 이유로 모든 여성이 호르몬요법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문제는 그동안 호르몬요법을 대체할 수 있는 치료옵션이 제한적이었다는 것이다. 

폐경으로 인한 혈관운동증상을 치료하는 비호르몬요법에는 항우울제인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파록세틴 등이 있지만 이상반응 위험이 있고 효과가 크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이와 달리 베오자는 질 출혈, 뇌졸중, 심장마비, 혈전, 간질환 등 병력이 있어 호르몬요법이 금기인 여성도 복용할 수 있어, 폐경으로 인한 혈관운동증상 비호르몬요법으로서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FDA, 혈관운동증상 치료제로 계열 내 첫 허가

미국식품의약국(FDA)

이런 가운데 FDA는 지난달 12일(현지시각) 베오자를 폐경으로 인한 중등도~중증 혈관운동증상 또는 안면홍조 치료제로 허가했다. FDA 승인을 획득한 계열 내 최초 치료제다.

베오자는 식사와 관계 없이 매일 같은 시간 1일 1회 45mg 복용하도록 허가받았다. 베오자를 복용하지 못했거나 정해진 시간에 투약하지 않았다면, 가능한 한 빨리 복용하고 다음 날 규칙적인 치료 스케줄을 수행해야 한다.

베오자의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복통, 설사, 불면증, 요통, 간 아미노전이효소 수치 상승 등이 있다. 이에 베오자 치료를 시작하기 전 혈액검사로 간수치를 모니터링해야 하며, 치료 3, 6, 9개월에 검사를 반복해야 한다. 또 환자는 메스꺼움, 구토, 피부 또는 눈 황변 등 증상이 있는지 자가 모니터링해야 한다.

아울러 베오자는 간경변, 중증 신장 문제 또는 신부전 등이 있거나 CYP1A2 억제제를 복용하는 환자에게 금기다. 

SKYLIGHT-2, 중등도~중증 혈관운동증상 빠르게 개선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베오자는 SKYLIGHT-1·2를 포함한 BRIGHT SKY 임상3상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FDA 허가가 이뤄졌다.

지난해 미국내분비학회 연례학술대회(ENDO 2022)에서 발표됐고 지난 2월 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and Metabolism 온라인판을 통해 공개된 SKYLIGHT-2 이중맹검 위약 대조 임상3상 결과에 의하면, 베오자 투약 시 중등도~중증 혈관운동증상이 빠르게 개선됐다.

연구에는 북미와 유럽 등 120곳에서 40~65세 중등도~중증 혈관운동증상을 하루 평균 7회 이상 경험한 여성들이 모집됐다. 이들은 베오자 30mg군 또는 45mg군, 위약군에 무작위 배정됐다.

조사 결과, 12주째 하루 평균 혈관운동증상 빈도는 위약군 4.97회, 베오자 30mg군 6.83회, 45mg군 7.5회 줄었다. 12주째 위약군 대비 베오자군의 하루 평균 혈관운동증상 빈도는 30mg군 1.86회, 45mg군 2.53회 유의하게 적었다.

비율로 보면, 12주 동안 중등도~중증 혈관운동증상 빈도는 위약군이 약 40% 감소한 반면 베오자 30mg군과 45mg군 모두 60% 감소를 달성했다. 베오자군의 혈관운동증상 중증도도 유의하게 줄었다.

베오자의 치료 혜택은 40주 연장기간에도 지속돼, 베오자군의 하루 평균 혈관운동증상 빈도는 평균 8.48회 감소했다. 중증도 역시 치료받는 동안 의미 있게 개선됐다.

치료 기간 심각한 약물 관련 이상반응은 보고되지 않았다. 위약군 1명, 베오자 30mg군 2명, 45mg군 5명이 치료와 연관된 이상반응으로 인해 투약을 중단했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 Genevieve Neal-Perry 박사는 "베오자는 심각한 이상반응 없이 효과를 보였다. 다른 치료옵션이 없는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폐경 관련 증상 조절을 위한 다른 비호르몬요법은 한계가 있는 가운데, 베오자가 이 같은 미충족수요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SKYLIGHT-1, 치료 1주부터 효과 나타나 52주까지 유지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SKYLIGHT-1 임상3상에서도 베오자의 혜택과 안전성이 입증됐다(Lancet 2023;401(10382):1091~1102). 

SKYLIGHT-2와 마찬가지로 이 연구에도 중등도~중등 혈관운동증상을 하루 평균 7회 이상 경험한 40~65세 여성이 모집됐다. 전체 참가자는 베오자 30mg군 또는 45mg군, 위약군에 무작위 1:1:1 무작위 배정됐다.

조사 결과, 위약군 대비 베오자 30mg군과 45mg군 모두 4·12주째 혈관운동증상 빈도가 유의하게 감소했다. 이와 함께 베오자군은 위약군보다 혈관운동증상 중증도도 의미있게 개선됐다.

이 같은 혈관운동증상 빈도 감소와 중증도 개선은 치료 1주 이후부터 관찰됐고 52주까지 유지됐다.

12주 동안 치료 관련 이상반응 발생률은 베오자 30mg군 37%, 45mg군 43%, 위약군 45%로 비슷하게 보고됐다. 

간 효소 수치가 높아진 환자는 위약군 1명, 베오자 30mg군 2명으로 전반적인 발생률이 낮았다. 이 같은 이상반응은 무증상이거나 일시적으로 나타났으며 치료 중 또는 중단 이후 해소됐다.

NAMS, 베오자 'LEVEL I' 권고

이에 따라 지난 1일 발표된 북미폐경학회(NAMS) '2023년 비호르몬요법 성명'에는 베오자가 혈관운동증상에 대한 비호르몬요법으로 처음 이름을 올렸다(Menopause 2023;30(6):573~590). 이 성명은 2015년 이후 약 8년 만에 업데이트됐다.

성명에 따르면, 폐경으로 인한 혈관운동증상 치료제로 FDA 허가를 받은 비호르몬요법은 파록세틴과 베오자 등 두 가지다. 베오자는 근거 수준이 좋고 일관됐다는 평가를 받으며 가장 높은 LEVEL I으로 권고됐다. 베오자와 함께 LEVEL I으로 권고된 비호르몬요법은 인지행동치료, 임상최면(clinical hypnosis), SSRI/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SNRI), 가바펜틴 등이다. 

NAMS는 성명을 통해 FDA 허가를 받은 새로운 비호르몬요법인 베오자가 중요한 이유는 혈관운동증상의 생리학에 대한 이해가 급증하는 가운데 이를 바탕으로 개발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NAMS의 Stephanie Faubion 의료책임자는 "비호르몬요법을 포함해 안면홍조를 치료할 수 있는 치료옵션이 많아진 것은 여성에게 희소식"이라며 "여성과 의료진은 효과가 확인된 치료를 진행함으로써 효과적이지 않거나 입증되지 않은 치료 시행에 따른 시간과 비용 낭비를 피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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