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연구 결과, 55세 이하 포함 치료받은 모든 여성에서 치매 위험 증가
치매 발생에 여러 요인 영향 미쳐…직접적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 맞서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폐경 후 호르몬요법이 치매 위험을 높이는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덴마크 대규모 관찰연구 결과, 55세 이하의 젊은 여성을 포함해 폐경 후 호르몬요법을 받은 여성은 치료력이 없는 이들보다 치매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했다.

하지만 치매 발생에는 여러 요인이 영향을 미치므로 폐경 후 호르몬요법을 직접적 원인으로 보기엔 어렵다는 의견도 맞선다. 

호르몬요법 받은 여성, 모든 원인 치매 위험 1.24배↑

BMJ 6월 28일자 온라인판에는 덴마크 전국 단위 국가등록부를 토대로 폐경 후 호르몬요법 종류와 치료기간 등에 따른 치매 위험을 분석한 대규모 관찰연구 결과가 실렸다.

연구는 2000년 폐경 후 호르몬요법에 대한 금기가 없거나 치매 병력이 없는 50~60세 모든 덴마크 여성을 대상으로 했다. 이들 중 2000~2018년 치매가 확인된 군 5589명 그리고 이들과 나이가 일치하는 치매가 없는 대조군 5만 5890명의 데이터가 분석에 포함됐다.

연구에서 모든 원인에 의한 치매 발생은 처음 치매 진단 또는 특정 치매 치료제 처음 사용 등으로 정의했다.

분석 결과, 치료력이 없는 대조군과 비교해 폐경 후 에스트로겐/프로게스틴을 병합한 호르몬요법을 받은 치료군에서 모든 원인에 의한 치매 위험이 1.24배 유의하게 높았다(HR 1.24; 95% CI 1.17~1.33).

이는 폐경 후 호르몬요법 기간이 길어질수록 모든 원인에 의한 치매 위험이 상승, 치료기간에 따라 △1년 미만 1.21배 △1~4년 1.19배 △4~8년 1.15배 △8~12년 1.39배 △12년 이상 1.74배 등으로 높아졌다. 

폐경 후 호르몬요법 투여법에 따라 지속적 요법 시 모든 원인에 의한 치매 위험은 1.3배, 주기적 요법은 1.24배 상승해 모두 치매 발생과 양의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55세 이하의 젊은 나이에 폐경 후 호르몬요법을 받은 여성도 모든 원인에 의한 치매 위험이 1.24배 커져, 앞선 결과와 일관된 연관성이 확인됐다.

아울러 폐경 후 호르몬요법 시 65세 이후에 치매를 진단받는 지연발현 치매 위험은 1.21배, 알츠하이머병은 1.22배 등 높은 위험을 보였다. 

연구를 진행한 덴마크 코펜하겐대학 Nelsan Pourhadi 교수는 "폐경 후 호르몬요법은 55세 이하의 젊은 나이에 치료받은 여성을 포함해 모든 여성에서 치매 또는 알츠하이머병 발생과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며 "향후 폐경 후 호르몬요법이 치매 발생에 실제 영향을 주는지 또는 호르몬요법이 필요한 여성을 대상으로 병에 대한 근본적 소인이 있는지 등을 판단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호르몬요법-치매 연관성 분석 연구 결과 상반돼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그러나 폐경 후 호르몬요법이 치매 발생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메이오클리닉 Kejal Kantarci 박사는 논평을 통해 "폐경 후 호르몬요법이 치매 원인임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폐경 후 호르몬요법이 치매를 유발하는 하나의 요인일 수 있지만, 이 외에도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많다. 예로 수면장애 또는 혈관운동장애 등 이유로 호르몬요법을 받는 여성이라면 향후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북미폐경학회(NAMS)는 호르몬요법의 득과 실을 나이 그리고 폐경 기간에 따라 달리 제시하고 있다. 

지난해 NAMS가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60세 이하 또는 폐경 후 10년 이내인 여성에서는 혈관운동장애 치료 및 뼈손실 예방 측면에서 호르몬요법의 득이 크다. 반면 60세 이상 또는 폐경 후 10년 이상이 지나 호르몬요법을 시작한 여성은 호르몬요법 시 관상동맥질환, 뇌졸중, 정맥혈전색전증 또는 치매 등 위험이 증가해 득이 적을 수 있다.

특히 폐경 후 호르몬요법이 치매 위험을 높이는지 두고 연구마다 상반된 결과가 나오고 있어 이번 연구만으로 인과관계를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21년 미국 애리조나대학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에서는 이번 결과와 반대로 폐경 후 호르몬요법이 치매 위험 감소와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45세 이상의 폐경 여성 약 40만명을 평균 5년 동안 추적관찰한 결과, 6년 이상 호르몬요법을 받은 여성은 받지 않은 이들보다 치매 위험이 79% 감소했다(Alzheimers Dement (N Y) 2021;7(1):e12174). 

Kantarci 박사는 "이전 관찰연구들에서는 인지기능 및 치매 관련 호르몬요법의 위험 또는 혜택에 대해 상반된 결과가 보고됐다"며 "이번 연구는 국가등록부를 이용했을지라도 호르몬요법과 치매 발생 간 연관성 결과는 인위적일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연구를 호르몬요법과 치매 발생 간 인과관계를 추론하는 데 사용하면 안 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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