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 2023] STOP-CA, 림프종 환자 대상 아토르바스타틴 심장 영향 분석
12개월째 LVEF 10% 이상 감소·55% 미만 비율, 스타틴군 9% vs 위약군 22%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이상지질혈증 1차 치료제인 스타틴이 안트라사이클린 계열 항암제(이하 안트라사이클린)로 인한 심장기능장애를 막을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근거로 향후 심장독성 고위험 암 환자에게 스타틴 치료를 고려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4~6일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미국심장학회·세계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WCC 2023)에서는 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안트라사이클린이 심장손상에 미치는 영향을 아토르바스타틴이 줄일 수 있는지 평가한 STOP-CA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최종 결과에 따르면, 안트라사이클린으로 치료받은 림프종 환자는 12개월 동안 아토르바스타틴 복용 시 좌심실박출률(LVEF)이 등록 당시보다 10% 이상 감소하고 55% 미만으로 낮아진 비율이 위약보다 유의하게 적었다. 

이번 연구는 안트라사이클린으로 치료받고 심장기능장애 및 심부전 위험이 높은 림프종 환자에게 아토르바스타틴이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더 많은 환자에게 아토르바스타틴 처방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하버드의대 메사추세추병원 Tomas Neilan 교수는 4~6일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미국심장학회·세계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WCC 2023)에서 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안트라사이클린이 심장손상에 미치는 영향을 아토르바스타틴이 줄일 수 있는지 평가한 STOP-CA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미국 하버드의대 메사추세추병원 Tomas Neilan 교수는 4~6일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미국심장학회·세계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WCC 2023)에서 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안트라사이클린이 심장손상에 미치는 영향을 아토르바스타틴이 줄일 수 있는지 평가한 STOP-CA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안트라사이클린 투약 시 심장손상 발생

심부전 위험 10~15배↑

독소루비신, 에피루비신, 이다르비신 등 안트라사이클린은 림프종뿐 아니라 유방암, 백혈병, 육종 등 암 치료에 사용하는 표준 항암화학요법이다. 전 세계에서 매년 100만여 명이 안트라사이클린으로 치료받는다. 

그러나 안트라사이클린 투약 시 항암화학요법 1주기부터 심장손상이 나타난다. 인구, 치료 시기, 진단 기준 등에 따라 안트라사이클린 관련 심부전 위험은 10~15배 높아진다.

안트라사이클린으로 인한 심장독성을 예방하는 덱스라족산이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으나 급성골수성백혈병, 골수형성이상증후군 등 이상반응 발생 위험이 있다.

스타틴은 후향적 연구와 소규모 무작위 연구 등에서 안트라사이클린 연관 좌심실 기능장애를 완화하거나 심부전 발생률을 낮춘다고 보고돼 학계는 스타틴의 또 다른 혜택을 주목했다.

그러나 지난해 NEJM Evidence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스타틴 적응증에 해당하지 않고 독소루비신으로 치료받는 유방암 또는 림프종 환자는 아토르바스타틴 40mg을 복용해도 위약 대비 2년 후 LVEF의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다기관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 대조군 연구로 진행된 STOP-CA 연구는 유방암보다 림프종 치료 시 안트라사이클린을 더 많이 투약하고 고용량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림프종 환자에 중점을 두고 진행됐다.

림프종은 미국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암 중 하나로 심장기능장애 및 심부전 발생률이 높다고 보고된다. 

12개월 후 LVEF 10% 이상 감소·55% 미만

스타틴군보다 위약군 3배↑

▲미국 하버드의대 메사추세추병원 Tomas Neilan 교수.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미국 하버드의대 메사추세추병원 Tomas Neilan 교수.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미국 8개 및 캐나다 1개 의료기관에서 안트라사이클린 치료가 예정된 호지킨 또는 비호지킨 림프종 환자 286명이 연구에 모집됐다. 이들은 안트라사이클린 용량 300mg/㎡(중앙값)로 치료받았다. 

전체 환자군은 아토르바스타틴 1일 1회 40mg 복용군(아토르바스타틴군, 142명)과 위약군(144명)에 무작위 배정됐다. 안트라사이클린 첫 투여 전 치료를 시작해 12개월간 지속했다. 등록 당시 평균 LVEF는 63%였다. 

1차 목표점은 LVEF가 10% 이상 감소해 55% 미만인 비율로, 2차 목표점은 5% 이상 줄어 55% 미만인 비율로 정의했다. 

분석 결과, 전체 환자군의 12개월째 평균 LVEF는 59%였고 15%(46명)가 항암화학요법 이전보다 LVEF가 10% 이상 감소해 최종 55% 미만으로 줄었다. 

이에 따른 12개월째 1차 목표점 발생률은 아토르바스타틴 9%, 위약군 22%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P=0.002). 특히 LVEF가 10% 이상 감소해 최종 55% 미만으로 진단될 가능성은 아토르바스타틴군이 위약군보다 약 3배 더 높았다(OR 2.9; 95% CI 1.4~6.4).

12개월째 전체 2차 목표점 발생률은 21%였고, 아토르바스타틴군은 13%, 위약군은 29%로 의미 있는 차이가 확인됐다(P=0001).

아울러 12개월째 평균 LVEF는 아토르바스타틴군이 59%, 위약군이 57%로 등록 당시보다 각 평균 4%와 5% 감소했다. 즉, 아토르바스타틴군과 위약군의 12개월째 LVEF는 1% 차이에 그쳤지만 통계적으로 의미 있었다(P=0.029). 

심부전은 전체 환자군에서 11건 보고됐고 두 군간 심부전 발생률은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P=0.77).

안전성 측면에서 근육통증, 간 효소 수치 증가, 신부전 등 이상반응 발생률은 치료에 따른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안트라사이클린 치료 시 예방 목적으로 아토르바스타틴 투약할 수 있어"

이번 연구에 따라 향후 스타틴으로 가장 큰 치료 혜택을 얻을 수 있는 하위군을 확인하고, 스타틴이 증상성 심부전을 예방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단, 연구에는 등록 당시 LVEF가 정상보다 낮고 스타틴 적응증에 해당하는 환자군을 제외해 일반 인구보다 심장기능이 좋은 림프종 환자군이 모집됐다는 점에서 임상 적용 시 주의가 필요하다. 

연구 결과를 발표한 미국 하버드의대 메사추세추병원 Tomas Neilan 교수는 "안트라사이클린으로 치료받는 림프종 환자는 심장기능장애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안트라사이클린으로 치료 중인 림프종 환자에게 12개월 동안 예방 목적으로 아토르바스타틴을 투약하면 심장기능장애 발생률이 감소했다. 이번 결과는 이들 환자에게 아토르바스타틴을 사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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