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심장학회 산하 심장종양학연구회 황희정 홍보위원장(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
"심장내과·종양내과 다학제 협진 중요…수가 마련 등 정책적 지원 이뤄져야"

▲대한심장학회 산하 심장종양학연구회 황희정 홍보위원장(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 ⓒ메디칼업저버
▲대한심장학회 산하 심장종양학연구회 황희정 홍보위원장(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 ⓒ메디칼업저버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항암제 발전으로 암 환자의 생존 기간이 길어지면서 심혈관질환이 중요한 사망 원인 중 하나로 떠올랐다.

안트라사이클린 계열 항암제, 방사선치료 등 항암치료가 심장에 독으로 작용하는 심장독성(cardiotoxicity)으로 인해 심장기능에 문제를 일으킨다고 보고되면서 항암치료 이후 심장건강 관리가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출범한 곳이 대한심장학회 산하 심장종양학연구회다. 항암치료 중 발생할 수 있는 항암제 유발성 심근증, 협심증 등 합병증에 대한 발생기전과 진단 및 치료 연구를 수행하고, 항암치료가 필요한 암 환자의 심혈관질환을 적절하게 관리할 수 있는 치료전략을 개발하고자 2016년 4월 한국심초음파학회 산화 연구회로 출범했다.

연구회 황희정 홍보위원장(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은 항암치료의 심장독성 문제를 알리는 홍보에 앞서 의료진 대상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황 홍보위원장을 만나 연구회가 설립된 배경과 앞으로 활동 계획을 물었다. 

항암치료 이후 장기간 심혈관질환 막는 것이 목표

▲심장종양학연구회 황희정 홍보위원장. ⓒ메디칼업저버
▲심장종양학연구회 황희정 홍보위원장. ⓒ메디칼업저버

심장종양학연구회는 심장내과와 종양내과 등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다학제 연구회다. 항암치료 이후 심장독성 문제가 발생한 암 환자가 늘자 심장내과, 종양내과 등 전문가들이 심장종양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연구회가 출범했다.

황 홍보위원장은 "2016년 연구회 출범 당시 서로의 분야를 잘 알지 못하는 심장내과와 종양내과가 만나 기본적인 내용부터 함께 공부했다. 심장내과 의료진은 심장독성이 심한 독소루비신부터, 종양내과 의료진은 심초음파로 측정한 박출률부터 공부하면서 약 7년간 연구회를 이끌고 있다"며 "이제는 항암치료로 발생하는 심부전뿐 아니라 심근경색, 부정맥 등 심혈관질환을 총망라하며 교육과 연구 영역을 넓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회 목표는 항암치료를 안전하게 시행해 암 환자에게서 심장독성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다. 

그는 "심장내과와 종양내과 의료진이 협업해 암 환자를 모니터링하고 치료를 결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서로의 분야를 잘 알아야 한다"며 "교육과 연구를 통해 암 환자가 항암치료를 2~3년 받은 이후 30년 동안 심부전 등 심혈관질환을 앓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연구회 목표"라고 밝혔다. 

연구회는 정기 심포지엄을 개최하며 심장종양에 대한 논의를 펼치고 있다. 지난 13일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동계심포지엄에서는 주목할 심장종양 연구와 함께 암 환자 협진 시 의료진이 맞닥뜨리는 고충 등을 주제로 논의가 이뤄졌다.

의료진에게 항암제 심장독성 알리는 교육·홍보 필요

황 홍보위원장은 암 환자 교육에 앞서 심장내과와 종양내과 의료진을 대상으로 항암제의 심장독성을 알리는 교육 및 홍보가 필요하다는 데 방점을 찍었다. 

실제 진료현장에서 종양내과 의료진 중 항암제의 심장독성을 인지하지 않고 과거처럼 항암치료만 하고 심장기능을 모니터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암 환자는 심장기능이 악화된 이후 심장내과에 내원해 적절한 관리를 받기 어렵다.

그는 "종양내과 의료진은 심장독성이 있는 항암제를 알아야 한다. 또 혈액검사 과정에서 심장에 조금 더 관심을 갖고 모니터링해야 한다"며 "심초음파를 1년에 최소 1~2회 시행하거나 혈액검사 시 심근효소인 BNP 수치를 함께 확인하고, 문제가 있다면 심장내과에 환자를 의뢰해야 한다. 이를 통해 종양내과 의료진은 암 환자의 심장기능이 악화되기 전 심장내과 의료진과 치료전략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심장내과 의료진은 혈액검사에서 심근효소 수치 상승이 확인되면 심초음파로 암 환자 심장기능을 모니터링해야 한다"면서 "초기 심부전이라면 심부전 약제를 투약하는 등 심장내과 의료진은 암 환자를 면밀히 관리해야 상태가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학제 협진 수가 마련되면 광범위하게 암 환자 관리할 수 있어"

▲심장종양학연구회 황희정 홍보위원장. ⓒ메디칼업저버
▲심장종양학연구회 황희정 홍보위원장. ⓒ메디칼업저버

항암제의 심장독성을 시기적절하게 관리하려면 심장내과와 종양내과의 다학제 협진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다학제 협진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전언이다. 이를 통해 의료기관이 심장종양에 관심을 갖게 되는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는 이유다. 

예로, 심장내과 의료진은 완치를 목적으로 항암치료를 받는 암 환자와 여명이 얼마 남지 않아 심혈관질환보단 암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높은 암 환자의 치료에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하지만 종양내과에서 심장내과에 환자를 의뢰할 때 환자 상태나 증상만 기술하는 경우가 많아 치료를 결정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다학제 협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암 환자의 적절한 치료전략을 결정하려면 환자 병력, 과거 투약 항암제뿐만 아니라 향후 치료계획과 기대여명 등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이 같은 정보 공유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다학제 협진 수가가 마련되는 등 정책적 지원이 이뤄진다면, 병원에서 심장종양에 관심을 갖게될 것이다. 이를 통해 광범위하게 암 환자를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연구회는 앞으로 심장종양에 대한 다학제 연구 수행에 힘을 더하면서 유튜브 등을 활용해 심장종양을 알리는 대국민 홍보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그는 "암 환자의 심장독성 모니터링을 어떻게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지 다학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다"며 "예로, 현재 가이드라인에서는 3개월 간격의 심초음파 수행을 권고하지만 6개월 간격과 비교해 환자 결과 차이가 있을지 의문이 있다. 이 같은 주제로 다학제 연구를 수행해 현재 가이드라인을 실제 진료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나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는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제한적이라 암 환자의 병기와 좌심실 박출률, 혈액검사 결과를 알기 어렵다. 이러한 내용을 파악하고 환자 예후를 확인하려면 코호트를 구축해야 할 것"이라며 "또 심장종양의 작은 내용부터 홍보하고자 유튜브 개설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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