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씨젠 비롯해 사노피·AZ도 파이프라인 강화
바이엘·오가논, 의료기기에 관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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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글로벌 제약업계가 인수합병(M&A)으로 파이프라인 강화에 나선다. 이 같은 추세는 오래 전부터 이뤄졌던 만큼 올해 1분기에도 각자의 영역에서 핵심 자산 보강을 위한 움직임은 여전했다. 

 

'빅딜' 화이자-씨젠 이어 AZ·사노피도 합류

올해 3월 화이자는 씨젠을 인수하면서 그간 무성했던 소문을 잠재웠다. 규모는 430억달러에 달했다. 이번 인수합병 규모는 2019년 BMS가 셀진을 740억달러에, 애브비가 엘러간을 630억달러에 인수한 것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이로써 화이자는 씨젠의 항체-약물접합체(ADC) 자산을 파이프라인에 추가하면서 해당 분야 강자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파이프라인 확대 및 강화 움직임은 다른 글로벌 제약사도 마찬가지다.

올해 1월 아스트라제네카는 미국 제약바이오기업 신코를 18억달러, 한화 약 2조 2400억원에 인수했다. 심장과 신장 분야 파이프라인 강화를 위해서다.

이로써 아스트라제네카는 치료저항성 고혈압 치료제 박스드로스타트를 파이프라인에 추가했다. 박스드로스타트는 알도스테론 합성효소 억제제(ASI)로, 코르티솔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알도스테론 합성효소에 매우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경구용 저분자 약물이다.

올해 열린 미국심장학회(ACC 2023)에서 발표된 임상3상 HALO 연구에 따르면, 박스드로스타트는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uHTN) 환자의 평균 수축기혈압을 18mmHg 감소시켰지만, 위약군 대비 통계적 유의성은 확보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연구팀은 박스트로스타트 2mg 용량이 위약 대비 준수한 결과를 보인 만큼 향후 임상3상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박스드로스타트가 기대 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했지만, 아스트라제네카는 SGLT-2 계열 항당뇨병제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의 병용요법 효능과 안전성을 심장, 신장질환 분야에서 연구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3월 더 이상 당뇨병 치료제 신약을 개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사노피도 M&A를 통해 파이프라인을 강화했다.

사노피는 란투스, 투제오 등 인슐린글라진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두 제품의 지난해 글로벌 매출은 각각 24억달러, 12억달러로 집계됐다.

그러나 사노피는 암, 희귀질환, 신경학 등에 집중하고자 당뇨병과 심혈관질환 분야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는 진행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 일환으로 한미약품으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은 항당뇨병제 에페글레나타이드 개발권리를 반환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노피는 29억달러(약 3조 8000억원)를 투입, 프로벤션바이오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사노피는 파이프라인에 제1형 당뇨병 치료제를 추가했다.

실제 프로벤션바이오는 작년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제1형 당뇨병 2기인 8세 이상 소아 및 성인 환자의 1형 당뇨병 3기 발생 지연을 위한 최초이자 유일한 CD3 표적 항체 티지엘드(테플리주맙)를 허가받은 바 있다. 이외에 초기 개발 단계의 면역매게질환 파이프라인도 보유하고 있다.

사노피는 프로벤션바이오 인수는 미충족 수요가 높은 분야에 집중하겠다는 회사의 전략과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바이엘·오가논, 의료기기에 눈 돌려

글로벌 제약업계의 자산 강화는 제약 분야 뿐 아니라 의료기기 분야에서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바이엘은 올해 의료영상 AI 플랫폼 개발 파트너사였던 블랙포드 애널리시스를 인수했다. 방사선 및 디지털 헬스사업 강화 취지다.

블랙포드는 의료영상 AI 플랫폼 블랙포드 대시보드를 개발, 바이엘을 비롯해 니콘, 3M 등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어온 바 있다.

2020년 양사의 개발 및 라이선스 계약의 일환이다. 실제 플랙포드 애널리시스의 기술은 바이엘이 출시한 의료용 이미지 플랫폼 칼란틱 디지털 솔루션의 기반이 되기도 했다.

칼란틱 디지털 솔루션은 인공지능(AI)으로 구동되는 어플리케이션을 제공하며, 질병 진단부터 환자 치료까지 업무 등 여러 단계에서 의료인을 지원한다.

바이엘은 향후 블랙포드와 폐암을 비롯한 암종, 치매, 근골격계 질환에서 AI를 이용한 의료영상 분석이 가능하도록 제품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오가논은 최소 침습 복강경 자궁 적출술에 활용할 수 있는 의료기기 개발을 위해 클라리아 메디컬에 800만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이 계약에는 클라리아 인수가 가능한 옵션이 포함됐다.

클라리아는 초기 투자 단계 스타트업이다. 개발 중인 자궁적출술 기기는 수술 절차 개선을 목표로 지능형 자궁 근절 및 적출 시스템을 할용한다. 이 기기는 미국식품의약국으로부터 안전한 기술 프로그램(Safer Technologies Program, STeP)에 포함돼 시판 승인을 위한 시간을 줄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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