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티스·사노피·GSK 등 사업부 분사...수익성 낮은 부서 타깃
조직개편·구조조정 불가피..."새로운 해고 방식" 지적도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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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글로벌 제약업계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몸집 줄이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핵심 파이프라인을 갖춘 부서가 아닌 경우, 또 수익성이 낮은 부서를 분사시켜 투입 비용을 줄이고 핵심 사업부 역량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다만, 분사에 따른 조직개편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사업부를 분할하고 통폐합하는 과정에서 조직개편과 직원 구조조정이라는 양면이 존재해 진통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노바티스·사노피·GSK, 활발한 사업부 분사

노바티스는 제네릭 사업부 산도스를 분사했다. 100% 기업분할 방식으로 독립 상장사로 분사한다는 계획이다.

노바티스는 작년 10월부터 산도스 분사 움직임을 보였다. 매각 등 여러 방안을 검토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 등으로 매각 가능성이 낮아지자 분사를 택했다.

노바티스는 산도스 분사를 통해 수익률을 개선, 항암제 등 신약 개발 역량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노바티스는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실제 척수성 근위축증(SMA) 유전자 치료제 졸겐스마(오나셈노진아베파르보백), CAR-T 치료제 킴리아(디사젠렉류셀) 등이 파이프라인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에 더해 지난해에는 아크토스 자이로스코프 등 안질환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을 인수합병하기도 했다.

반면 산도스는 제네릭, 바이오시밀러 등 강점을 키워나갈 방침이다. 최근에는 영국 약물전달장치 개발 기업 코얼레스를 인수했다.

사노피는 일반의약품, 제네릭의약품, 영양제 등 브랜드를 매각한 후 컨슈머헬스케어 사업부를 분사해 둘코락스, 뮤코펙트, 부스코판 등 일반의약품 모두를 오펠라 헬스케어로 넘겼다. 이와 함께 원료의약품 사업부는 유로API로 분사시켰다.

사노피가 분사를 선택한 이유는 선택과 집중 때문이다.

현재 사노피는 면역, 희귀질환, 신경계 질환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mRNA 기반 의약품, 자가면역질환 등에 강점을 가진 바이오텍 등 총 6건의 인수합병에 10조원을 투자했다.

GSK는 올해 7월 GSK컨슈머헬스케어를 분사, 헤일리온으로 재출범했다.

당초 GSK컨슈머헬스케어는 센소다인, 파로돈탁스, 폴리덴트 등 구강 분야 브랜드와 테라플루, 오트리빈 등 일반의약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었다.

GSK 역시 인수합병을 포함해 파이프라인을 재정비해 기존에 강점을 보여온 백신사업과 신규 주목 분야로 희귀암 분야를 강화할 방침이다.

실제 GSK는 어피니백스와 시에라 온콜로지를 인수했다. 어피니백스는 폐렴구균백신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텍이고, 시에라 온콜로지는 골수섬유증 등 희귀암 치료제 개발에 강점을 가진 기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제약업계는 몸집 줄이기와 핵심사업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수익성이 낮은 사업부를 분사하는 것도 그 일환"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전략인 만큼 향후 분사는 업계의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뒤따르는 구조조정·조직개편...퇴직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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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제약업계가 몸집 줄이기에 나서면서 그 이면에는 조직개편과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고 있다. 조직개편과 구조조정을 실시한 글로벌 제약사 직원 수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는 글로벌 차원의 비핵심 부서 분사 및 축소가 한국 지사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적극적인 조직규모 축소를 진행하고 있는 사노피는 한국에서 약 80명의 직원을 감축했다. 2020년 기준 492명이었던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의 직원은 지난해 413명으로 줄었다.

실제 사노피는 작년 컨슈머헬스케어 사업부를 오펠라헬스케어코리아와 합병하는 과정에서 직원 수가 크게 줄었다. 분할에 앞서 컨슈머헬스케어 사업부와 비핵심 전문의약품 부서인 제너럴메디슨 부서를 대상으로 희망퇴직프로그램(ERP)를 실시하기도 했다.

이외에 한국로슈는 같은 기간 동안 309명에서 257명으로 52명 줄었고, 한국릴리 역시 232명에서 28명 줄어든 204명의 직원만 살아 남았다.

한국로슈는 조직개편의 일환으로 2020년과 2021년 두 번에 걸쳐 ERP를 실시했고, 한국릴리 역시 2020년 말부터 대대적으로 ERP를 진행했다. 다만, 두 회사는 영업조직의 축소가 이유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수익이 높지 않은 사업부를 독립시킴으로써 기존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이는 기업 경영 효율화의 수단"이라며 "기업 분할은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 해고 제한을 회피하는 방편으로, 새로운 인력 구조조정 방식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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