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춘계학술대회 1일 개최
세브란스병원 이찬주 교수, PROMINENT 임상3상 심혈관계 사건 위험 감소 실패 이유 분석
페마피브레이트, 중성지방 낮췄지만 비HLDL-콜레스테롤 차이 없어

▲세브란스병원 이찬주 교수(심장내과)는 1일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Triglyceride lowering with pemafibrate to reduce cardiovascular risk'를 주제로 발표했다.
▲세브란스병원 이찬주 교수(심장내과)는 1일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Triglyceride lowering with pemafibrate to reduce cardiovascular risk'를 주제로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중성지방 강하에 효과적이지만 심혈관 혜택 입증에 실패한 페마피브레이트. 실패 원인으로 페마피브레이트가 중성지방을 낮추지만 전체 지질 풀(lipid pool)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페마피브레이트의 심혈관 혜택을 확인하지 못한 임상3상에서 중성지방 수치가 감소했을지라도 LDL-콜레스테롤과 아포지단백B(ApoB) 수치가 증가해 치료에 따른 전체 비HDL-콜레스테롤 차이가 없었다는 분석이다.

세브란스병원 이찬주 교수(심장내과)는 1일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Triglyceride lowering with pemafibrate to reduce cardiovascular risk'를 주제로 발표하며 페마피브레이트 임상3상 실패 원인을 설명했다. 

페마피브레이트, 지단백 분해효소 활성 증가시켜 중성지방 낮춰

페마피브레이트는 선택적 PPARα 조절제로, 중성지방을 포함해 지질 수치를 개선한다. 지단백질 분해효소 활성을 증가시켜 중성지방을 낮추는 것이 주요 기전이다.

중성지방이 풍부한 지단백(TGRL) 수치를 줄이며 큰 LDL 입자를 증가시키고 작고 치밀한 LDL(sdLDL) 입자를 줄인다. 간세포 내 VLDL 콜레스테롤과 Apo(B) 생성을 소폭 줄이는 역할도 한다.

페마피브레이트는 페노피브레이트와 비교해 간수치 및 크레아티닌 수치 증가 등 이상반응 발생률이 낮아 비표적 효과(off-target effect)가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페마피브레이트 저용량에서도 페노피브레이트 대비 중성지방 강하 효과가 컸다(J Atheroscler Thromb 2018;25(6):521~538).

PROMINENT, 페마피브레이트군 중성지방↓·LDL-C↑

▲세브란스병원 이찬주 교수.
▲세브란스병원 이찬주 교수.

하지만 페마피브레이트의 중성지방 개선 효과는 심혈관계 사건 위험 감소로 이어지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PROMINENT 임상3상 결과, 페마피브레이트는 경도~중등도 고중성지방혈증이면서 HDL-콜레스테롤과 LDL-콜레스테롤이 낮은 2형 당뇨병 환자의 중성지방 수치를 낮췄지만 의미 있는 심혈관계 사건 예방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N Engl J Med 2022;387(21):1923~1934).

다국가 이중맹검 무작위 대조 연구로 진행된 이 연구는 중성지방이 200~499mg/dL인 경도~중등도 고중성지방혈증이고 HDL-콜레스테롤이 40mg/dL 미만·LDL-콜레스테롤이 100mg/dL 미만인 2형 당뇨병 환자 1만 497명이 연구에 모집됐다.

심혈관질환 1차 예방 환자군은 30%, 그 외에는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어 2차 예방이 목적인 환자군이었다. 전체 환자군은 페마피브레이트 0.2mg 1일 2회 복용군(페마피브레이트군)과 위약군에 무작위 배정됐다.

연구에서 페마피브레이트 복용 시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졌고 Apo(B) 수치가 감소했다. 이는 연구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추적관찰 중 이들 수치를 확인, 에제티미브를 추가하거나 스타틴 치료 용량을 늘렸다. 

1차 유효성 목표점은 비치명적 심근경색, 허혈성 뇌졸중, 관상동맥 재개통술,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등을 종합해 평가했다. 추적관찰 기간(중앙값)은 3.4년이었다. 

4개월째 지질 수치는 페마피브레이트군이 위약군 대비 △중성지방 26.2% △초저밀도지단백(VLDL)-콜레스테롤 25.8% △잔여 콜레스테롤 25.6% △아포지단백C-III 27.6% 등 감소했다. Apo(B)는 페마피브레이트군이 위약군보다 4.8% 늘었다.

그 결과, 페마피브레이트군은 위약군보다 중성지방 수치가 크게 개선됐지만 두 군 간 1차 목표점 발생 위험 차이는 없었다(HR 1.03; 95% CI 0.91~1.15).

지질 수치 변화의 경우, 중성지방은 페마피브레이트군이 위약군보다 더 줄었고 Apo(B)와 HDL-콜레스테롤은 소폭 증가했으며 LDL-콜레스테롤은 유의하게 늘었다. 이에 따른 비HDL-콜레스테롤은 두 군 간 차이가 없었다.

이찬주 교수는 "시간대별로 보면 페마피브레이트군의 중성지방 수치가 감소하고 잘 유지됐으며, LDL-콜레스테롤 수치도 증가 후 유지됐다. 이에 따라 실제 비HDL-콜레스테롤 수치는 두 군 간 차이가 없었다"며 "이 연구는 페마피브레이트가 중성지방 수치를 낮추지만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기에 전체적 지질 풀은 변화하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를 통해 1차 및 2차 목표점을 모두 만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체 지질 제거 증가하지 않는 약제"

이번 결과는 2021년 유럽동맥경화학회가 발표한 임상 합의문 내용과 궤를 같이한다.

합의문에 따르면, 페마피브레이트는 중성지방 수치가 많이 높지 않은 환자들의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조금 낮출 수 있지만 중성지방 수치가 높은 환자는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Eur Heart J 2021;42(47):4791~4806).

이 교수는 "페마피브레이트는 중성지방이 풍부한 지단백 재형성(remodelling)을 줄이지만, 오히려 LDL-콜레스테롤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며 "즉, 페마피브레이트는 실제 전체 지질 제거(clearance)가 증가하지 않는 약제"라고 정리했다.

이어 "중성지방 강하가 필요한지 정리하려면 향후 발표될 ANGPTL3 억제제와 ApoC-III 관련 연구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피브레이트를 이용한 중성지방 강하는 심혈관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PROMINENT 연구에서 페마피브레이트군은 신장사건 및 정맥혈전색전증 발생률이 높았고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발생률은 낮았다.

그는 "이전 페노피브레이트 연구에서 추정 사구체여과율(eGFR)이 소폭 증가했다. 이는 피브레이트 계열이 크레아티닌 생성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약제를 중단하면 정상으로 돌아왔기에, 환자에게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페노피브레이트의 FIELD 연구에서 정맥혈전색전증 발생이 확인된 바 있다. 페마피브레이트도 이와 동일한 결과가 나타난 것"이라며 "아직 원인은 명확하지 않지만, 심부정맥 혈전증 쥐 모델을 이용한 대사체 분석에서 아토르바스타틴과 페노피브레이트 병용 시 아토르바스타틴 단독 대비 스핑고마이엘린 농도가 증가했다. 약화된 스핑고지질(sphingolipid metabolism) 대사가 심혈관질환 및 염증 과정과 연관돼 심부정맥 혈전증 위험을 높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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