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암병원 김신곤 교수팀, 건보공단 코호트 토대로 심혈관 혜택 비교
페노피브레이트군, 오메가-3군보다 주요 심혈관계 사건 위험 21%↓
"대사증후군 환자, 잔여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에 페노피브레이트 유용"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스타틴을 복용하는 대사증후군 환자에게 페노피브레이트와 오메가-3 지방산(이하 오메가-3) 중 심혈관 혜택이 더 큰 약제가 정리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코호트를 토대로 비교 연구를 진행한 결과, 페노피브레이트가 오메가-3보다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예방 효과가 컸다. 

현재 처방되는 오메가-3가 페노피브레이트보다 MACE 위험을 낮출 수 있는지 연구가 없었던 가운데, 이번 연구는 리얼월드 데이터를 바탕으로 두 약제를 처음 비교했다는 의미가 있다.

특히 2g 이하의 저용량 오메가-3는 페노피브레이트보다 MACE 위험이 유의하게 높았다는 점에서, 건강기능식품 형태로 판매되는 오메가-3는 심혈관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정리된다.

고대 안암병원 김신곤 교수(내분비내과) 연구팀이 진행한 이번 연구 결과는 European Heart Journal: Cardiovascular Pharmacotherapy 11월 28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페노피브레이트 vs 오메가-3 비교 첫 연구

스타틴은 LDL-콜레스테롤을 조절해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 대표 약제다. 그러나 스타틴으로 LDL-콜레스테롤 목표치에 도달해도 60~70%의 잔여 심혈관질환 위험이 있다.

스타틴 치료 이후 잔여 심혈관질환 위험을 예측하는 독립적 요인은 고중성지방혈증과 낮은 HDL-콜레스테롤이다. 이러한 요인 관리에 사용할 수 있는 대표 약제가 페노피브레이트와 오메가-3다.

아이코사펜트 에틸(EPA)과 도코사헥사엔산(DHA)이 함유된 오메가-3는 중성지방과 초저밀도 지질단백질을 낮추고 염증과 내피세포 기능장애를 조절하며 HDL 기능을 개선한다. 페노피브레이트는 중성지방과 HDL 대사를 조절하는 등 심혈관질환 위험 관리에 다양한 작용을 한다.

각 약제는 MACE 위험을 낮출 수 있는지 연구가 진행됐고 혜택이 보고된 바 있지만, 두 약제를 비교한 연구는 없었다. 이번 후향적 코호트 연구는 스타틴을 복용하는 대사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오메가-3와 페노피브레이트의 MACE 위험을 비교하고자 진행됐다.

ASCVD 환자, 페노피브레이트 복용 시 오메가-3보다 MACE 위험 27%↓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2008~2018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코호트에서 30세 이상으로 대사증후군을 진단받았고 스타틴과 함께 오메가-3 또는 페노피브레이트를 복용하는 환자 데이터가 분석에 포함됐다. 오메가-3군과 페노피브레이트군은 각 3만 9165명이었고, 성향점수매칭 방법을 적용해 비교했다. 

전체 환자군의 평균 나이는 57.3세, 평균 체질량지수(BMI)는 26.6kg/㎡, 평균 허리둘레는 88.6cm였다. 남성이 58.4%를 차지했고 39.7%가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환자였으며 45%가 당뇨병을 동반했다. 대다수 환자(94.5%)가 중강도 스타틴을 복용했다.

1차 목표점은 허혈성 심질환, 허혈성 뇌졸중,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등을 포함한 MACE로 정의했다. 추적관찰 38.6개월(중앙값) 동안 MACE는 총 4565건 발생했다. 페노피브레이트군은 2071건, 오메가-3군은 2585건이었고, 1000인년당 MACE 발생률은 각 14.9명과 19.0명이었다.

이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페노피브레이트군의 MACE 위험이 오메가-3군보다 21% 유의하게 낮았다(HR 0.79; 95% CI 0.74~0.83). 

페노피브레이트군의 혜택은 ASCVD 환자에게서 크게 나타나, 오메가-3군 대비 MACE 위험이 27%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HR 0.73; 95% CI 0.69~0.79). ASCVD가 없는 대사증후군 환자의 경우 페노피브레이트군의 MACE 위험이 오메가-3군보다 8% 낮은 경향만 관찰됐다(HR 0.92; 95% CI 0.82~1.03).

1차 목표점 평가요인에 따라서는 오메가-3군 대비 페노피브레이트군의 허혈성 심질환 위험이 28%,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이 10% 의미 있게 낮았다. 단, 허혈성 뇌졸중과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은 두 군 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이번 연구와 마찬가지로 이전 연구에서도 페노피브레이트의 심혈관 혜택은 주로 관상동맥질환 예방에서 관찰됐고 비출혈성 뇌졸중 위험은 의미 있는 감소가 나타나지 않은 바 있다.

1일 2g 이하 오메가-3군, 페노피브레이트군보다 MACE 위험↑
"건기식 오메가-3, 혈관 건강 측면에서 혜택 없고 먹을 이유 없어"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주목할 결과는 오메가-3 복용량에 따라 페노피브레이트와 MACE 위험 차이가 나타난 점이다. 페노피브레이트군과 비교해 평균 1일 2g 이하를 복용한 오메가-3군의 1차 목표점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높았던 것.

페노피브레이트군 대비 1일 1g 이하를 복용한 오메가-3군의 MACE 위험은 1.32배(HR 1.32; 95% CI 1.22~1.43), 1g 초과 2g 이하 복용군은 1.28배(HR 1.28; 95% CI 1.19~1.36) 의미 있게 컸다. 반면 1일 2g 초과를 복용한 오메가-3군과 페노피브레이트군 간 유의한 MACE 위험 차이는 없었다(HR 1.13; 95% CI 0.96~1.33).

이번 연구에서 평균 1일 오메가-3 복용량은 1.65g이었다. 1g에 460mg의 EPA가 포함된 것을 고려하면 1일 약 760mg의 EPA를 섭취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매일 2g 초과의 오메가-3를 복용한 환자는 6.2%에 그쳤다. 즉, 94%는 심혈관 혜택을 얻을 수 없는 용량의 오메가-3를 복용하고 있었다.

김 교수는 "오메가-3로 페노피브레이트와 비슷한 심혈관 혜택을 얻기 위해서는 매일 2g 초과 용량을 먹어야 하지만, 그 비율은 굉장히 낮았다"며 "2g 초과의 오메가-3를 매일 복용하려면 페노피브레이트와 비교해 비용이 약 3배 비싸다. 이를 고려하면 스타틴을 복용하는 대사증후군 환자의 잔여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에는 오메가-3보다 페노피브레이트가 유용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연구는 의료진이 처방하는, 질적으로 좋은 오메가-3를 페노피브레이트와 비교했다"면서 "그럼에도 저용량 오메가-3는 페노피브레이트보다 MACE 위험이 높았다. 이는 의약품으로 판매되는 오메가-3보다 함량이 적은 건강기능식품은 혈관 건강 측면에서 혜택이 없고 먹을 이유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잔여 심혈관질환 위험 높은 대사증후군, 페노피브레이트 고려해야

이번 결과는 스타틴을 복용하는 대사증후군 환자에게 오메가-3보단 페노피브레이트가  MACE 위험을 낮추는 혜택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 특히 ASCVD 환자는 중성지방 강하전략 결정 시 이번 결과를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번 연구는 페노피브레이트와 오메가-3의 잔여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 효과를 처음 비교해 새로운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는 "스타틴을 복용해도 약 60%의 잔여 심혈관질환 위험이 남아 있다"며 "특히 공격인자의 총합인 비HDL-콜레스테롤이 높은, 즉 잔여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성인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진료지침에서 분명한 답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답을 주고자 고중성지방혈증·저HDL-콜레스테롤혈증 환자를 대상으로 피브레이트 계열 약제인 페마피브레이트의 PROMINENT 무작위 연구가 진행됐지만, 결과적으로 페마피브레이트는 심혈관 혜택을 입증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 연구에서 페마피브레이트는 중성지방 수치를 낮출지라도 LDL-콜레스테롤과 아포지단백(ApoB) 수치를 높였다. 페마피브레이트와 달리 페노피브레이트는 LDL-콜레스테롤과 ApoB를 낮추는 약제다. 즉, 같은 피브레이트 계열이지만 약제마다 특징이 다르다.

페노피브레이트는 건보공단 건강검진 코호트를 분석한 ECLIPSE-REAL 연구에서 스타틴과 병용 시 심혈관질환 위험을 더 낮출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결과에 따르면, 스타틴과 페노피브레이트를 병용한 대사증후군 환자는 스타틴만 복용한 이들보다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를 26% 더 얻었다(BMJ 2019:366:l5125).

이번 연구와 종합하면, 스타틴을 복용하는 대사증후군 환자는 잔여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를 위해 페노피브레이트를 복용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정리된다. 

그는 "스타틴을 복용해도 비HDL-콜레스테롤이 높은, 즉 잔여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대사증후군 환자는 페노피브레이트 병용을 고려할 수 있다는 게 이번 연구의 메시지"라며 "페노피브레이트와 오메가-3를 직접 비교하는 무작위 연구는 회사에서 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앞으로 진행되기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한계에 따라 진행된 이번 연구는 잘 디자인된 코호트 연구라는 점에서, 결과가 향후 가이드라인 권고안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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