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바스타틴/페노피브레이트, APOLLO 1·2·3년 관찰결과 발표

한국인 이상지질혈증에서 고중성지방혈증의 비중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스타틴과 병용을 통해 중성지방을 조절하고 궁극적으로는 심혈관질환 위험을 더 줄일 수 있는 파트너 약제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 현단계에서 피브레이트 제제와 오메가-3지방산이 대표적인데, 임상현장에서는 순응도·유효성 등을 고려해 피브레이트의 선택에 좀 더 힘이 실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인하의대 박상돈 교수(인하대병원 심장내과)는 대한심장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APOLLO 연구의 3년 관찰결과(APOLLO Study 3 Year F/U Results)’에 대해 발표에 나섰다. 한국인 복합형 이상지질혈증 환자에서 프라바페닉스(프라바스타틴/페노피브레이트)의 지질조절 혜택을 검증한 APOLLO 연구의 1·2·3년 관찰결과를 보고한 것이다.

박 교수는 이상지질혈증 치료와 관련해 LDL콜레스테롤(LDL-C)과 중성지방(TG) 병행조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스타틴을 통한 LDL-C 조절에도 불구하고, 잔여 심혈관질환 위험(residual risk)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잔여 심혈관질환 위험이 존재하는 환자들에서 중성지방 수치가 높게 나타난다는 것이 문제다. ‘Dyslipidemia Fact Sheets in Korea 2020’에 따르면, 우리나라 20세 이상 성인인구의 고LDL콜레스테롤혈증·고중성지방혈증·저HDL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각각 19.2%·16.1%·17.7%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 복합형 이상지질혈증의 병태 또는 대사증후군 위험이 높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피브레이트 vs 오메가-3지방산

때문에 국내외 이상지질혈증 가이드라인에서는 고LDL콜레스테롤혈증·고중성지방혈증 모두에 스타틴을 1차치료제로 권고하면서 동시에 피브레이트 제제와 같은 중성지방조절제를 병용투여토록 권장하고 있다. 박 교수는 중성지방조절과 관련해 오메가-3지방산 보다는 피브레이트 제제의 선택에 힘을 실었다. REDUCE-IT 연구에서 EPA 단독 고용량 제제의 심혈관질환 혜택이 입증됐지만, 현장에서는 고용량 오메가-3지방산 제제의 크기가 순응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APOLLO

박 교수는 한국인 복합형 이상지질혈증 환자를 대상으로 스타틴과 페노피브레이트 병용요법의 지질조절 혜택을 검증한 APOLLO 연구를 소개했다. 프라바스타틴/페노피브레이트 복합제(프라바페닉스) 치료의 지질조절 혜택을 3년간 추적관찰한 다기관·전향적 관찰연구다. 박 교수는 강연에서 1·2·3년 추적관찰 끝에 얻어낸 주요심혈관사건(MACE) 결과와 함께 LDL-C·중성지방 등 지질 프로파일, 고민감성-C반응성단백질(hs-CRP)·당화혈색소(A1C) 등의 결과도 공개했다.

중성지방 45%↓

가장 관심을 끌었던 중성지방의 변화는 인상적인 결과를 남겼다. 기저시점(baseline)에서 190mg/dL이었던 중성지방은 1·2·3년차에는 각각 105·105·104mg/dL까지 떨어지면서 기저치 대비 총 45.26%(-86mg/dL)의 감소효과를 나타냈다.

LDL-C는 7.14% 감소하며 큰 변화가 없었다. HDL콜레스테롤(HDL-C)은 3년관찰에서 15.91% 상승하며 개선혜택을 나타냈다. 박 교수는 프라바페닉스 복용 후 3년시점에서 중성지방·HDL-C는 유의하게 개선, LDL-C는 소폭 감소, A1C·hs-CRP는 기저치 수준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심혈관질환 위험인자

한편 경희의대 김수중 교수(경희대병원 심장내과)는 ‘Why Should We Consider Pravastatin+Fenofibrate Combination’ 제목으로 발표, 이상지질혈증 치료 시에 스타틴과 피브레이트 병용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김 교수는 KAMIR(한국인심근경색증등록사업) 연구를 예로 들어, “한국인 심근경색증 환자에서 고LDL콜레스테롤혈증과 비교해 고중성지방혈증이나 저HDL콜레스테롤혈증 발생률이 더 높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라며 중성지방 치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 “높은 중성지방과 심혈관질환 위험증가의 연관성이 관찰되고 있다”며 고중성지방혈증을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의 독립적인 위험인자로 꼽았다.

왜 중성지방인가?

김 교수는 이어 스타틴에 중성지방 치료를 더해야 한다며 고중성지방혈증 치료에 당위성을 부여했는데, “PROVE-IT TIMI 연구에서 스타틴 치료 후 LDL-C가 70mg/dL 미만으로 조절됐음에도 중성지방이 200mg/dL 이상인 환자에서 심혈관질환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했다”고 근거를 제시했다. 또 KAMIR 연구에서는 심근경색증 환자의 중성지방과 HDL-C 수치에 따라 스타틴의 심혈관질환 임상혜택이 달라지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프라바스타틴

김 교수는 스타틴 치료 후 잔여 심혈관질환 위험을 보완하기 위해 피브레이트 제제와 같은 중성지방조절제의 병용이 필요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김 교수는 스타틴 중에서는 프라바스타틴을 주된 선택으로 제시했다. “프라바스타틴이 sulfation에 의해 대사되고 Cytochrome P450 대사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약물 상호작용의 위험도가 가장 낮고, 수용성에 해당하는 프라바스타틴이 다른 제제와 비교해 근육병증의 발생빈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프라바스타틴의 안전성을 부각시켰다.

또한 프라바스타틴은 WOSCOPS 연구에서 심혈관질환 병력이 없는 이상지질혈증 환자를 대상으로 심혈관사건 1차예방 효과를 입증했다.

페노피브레이트 병용

김 교수는 복합형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치료를 위해 스타틴과 병용할 수 있는 파트너 약제로는 중성지방 조절기전의 피브레이트 제제를 꼽았다. 피브레이트 제제는 복합형 이상지질혈증 및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환자에서 관상동맥사건 예방을 통해 심혈관질환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ACCORD-Lipid 연구에서는 중성지방이 높고 HDL-C는 낮은 하위그룹 환자군에서 스타틴+페노피브레이트 병용을 통해 심혈관질환 상대위험도를 31% 유의하게 줄일 수 있었다.

특히 2형당뇨병과 복합형 이상지질혈증 동반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프라바스타틴/페노피브레이트 복합제(fixed-dose combination)를 통해 스타틴 단독과 비교해 기저시점 대비 중성지방과 HDL-C를 유의하게 더 개선할 수 있었고, 그 효과는 장기간 유지되는 것으로 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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