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강 투여하는 스프라바토, 자베게판트, 네피 출시
국내에서는 투여 경로 변경 신약 저평가로 움직임 적어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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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환자들의 사용 편의를 위해 정맥이나 근육으로 투여하던 치료제를 비강이나 설하로 투여하는 신약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투여 경로 변경 개량 약물이 약가 등에서 저평가받으면서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2016년 대화제약 리포락셀은 경구용 세포독성 항암제 파클리탁셀로을 세계 최초로 경구용으로 바꾸면서 개량신약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투여 경로 변경으로 개발된 개량신약은 약가 우대 혜택을 받을 법적 근거가 없어 아직 제대로된 약가 산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아이큐어가 개발한  치매 치료제인 '도네시브패취'도 마찬가지다. 도네시브패취는 독점적 기반기술 확보하고 글로벌 4개국 임상 3상도 완료했다. 하지만 생동성시험만 마찬 다른 도네페질 성분 약물보다 적은 약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비강으로 투여하는 항우울제 스프라바토 

얀센의 스프라바토
얀센의 스프라바토

국내 상황과 다른게 외국계 제약사들은 투여 경로를 바꾼 약물이 계속 나오고 있다. 특히 항우울제, 편두통, 에피펜 등을 비강으로 투여할 수 있는 제품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2020년 얀센은 항우울제를 비강으로 투여할 수 있는 스프라바토(성분명 에스케타민)를 선보였다. 난치성 우울증 분야에서는 최초, 주요 우울장애 분야에서는 30여 년 만에 처음 등장하는 새로운 기전의 비강 분무용 치료제라 사람들의 눈길을 모았던 제품이다.

스프라바토는 난치성 우울증 환자 1700명을 대상으로 한 단기 및 장기 임상을 통해 효능을 입증했다. 18세 이상 65세 미만의 난치성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단기 임상연구에서 스프라바토와 경구용 항우울제를 병용 투여한 환자군은 4주 치료 기간 동안 몽고메리-아스버그 우울증 평가척도(MADRS) 총 점수가 19.8점 하락했지만, 위약과 경구용 항우울제를 병용 투여한 환자군은 15.8점 하락해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비급여 약물이라 고가의 약값이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어 보인다. 스프라바토 치료의 표준 프로토콜은 1주일에 2번 4주 동안, 총 8번을 치료하는 것이다. 스프라바토 한 디바이스당 가격은 약 40만원. 따라서 회당 2 디바이스를 사용하면 회당 80만원, 8번 치료를 마쳤을 때 640만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비강 스프레이 편두통 치료제 자베게판트

화이자의 자베게판트
화이자의 자베게판트

올해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편두통 치료제 자베게판트도 비강으로 투여하는 약물이다.

자베게판트는 화이자가 인수한 바이오헤븐의 3세대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CGRP) 표적 급성 편두통 치료제다. 

미국 알버트 아이슈타인의대 Jelena Pavlovic 교수 연구팀이 한달에 두통이 15일 미만 발생하면서 2~8회는 중등도~중증 편두통 발작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자베게판트 투여군은 2시간 후 편두통 해소와 MBS 해소 등 공동 목표점을 충족했다. 

뉴잉글랜드 신경학 및 두통 연구소 Kathleen Mullin 박사는 "자베게판트 승인으로 편두통 환자들이 빠르게 통증을 해소할 수 있는 중요한 치료옵션을 얻게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자베게판트는 약물 흡수가 빠른 비강 스프레이라 통증 완화가 필요하거나 메스꺼움이나 구토로 인해 경구용 약물을 복용할 수 없는 사람을 위한 치료옵션으로도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인포메이션 지난해 1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 편두통 관련 의약품 시장은 2020년 47억 달러에서 매년 9.9%씩 성장해 2030년에는 120억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강으로 투여하는 에피펜도 출시도 눈앞

쉽고 즉시 사용할 수 있는 주사기 없는 에피펜은 음식 알러지 및 아나필락시스 관리에 있어 미충족 수요가 큰 분야다. 

응급 상황에서 사용하는 '에피펜(EpiPen)'도 비강으로 출시하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미국 제약사 ARS 파마슈티컬스는 네피(neffy)를, 브린 파마(Bryn Pharma)는 우툴리(Utuly)도 시장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네피와 우툴리는 비강 스프레이라는 점은 동일하지만 전달 방식이 다르다. 

네피는 디아제팜 비강 스프레이 발토코(Valtoco), 편두통에 처방되는 수마트립탄(Tosymra) 등 기존에 사용되는 흡수 강화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이에 반해 우툴리는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인정되는(GRAS) 화합물이다.

임상시험 결과, 네피(2.0mg) PK 프로파일은 에피네피린 주사용 단일 용량으로 승인된 제품과는 비교할 만한 성적을 달성했고, 이중 용량 비교에서는 더 나은 성적을 보였다. 또 우툴리 6.6mg을 두번 연속으로 투여했을 때도 에피펜 0.3mg, 근육주사 0.5mg보다 에피네피린 혈장 수치가 더 잘 유지됐다. 

ARS 파마 측은 "네피는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1mg 용량으로 임상시험을 했을 때 30분 이내에 최대 에피네피린 혈중 농도에 도달했다"며 "이 수치는 20분 이내 반응을 보인 에피펜(0.3mg)보다 느렸고, 45분 이내 반응한 근육주사(0.3mg)보다 빨랐다"고 말했다.

현재 ARS 파마는 FDA에 신약허가신청(NDA)을 제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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