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산업, 보령바이오파마 인수전 참전...’실사 진행 중’
GS∙오리온∙OCI, 각각 휴젤∙中루캉∙부광 인수...제약 ‘수익성’ 긍정적 평가
본사업과 시너지 기대...임상 등의 경험 부족은 약점 지적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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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손형민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제약산업에 연이어 참전하는 등 미래 신성장 사업으로 ‘제약’을 점찍어 둔 모양새다.  

식품회사 대기업인 동원산업은 보령바이오파마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최근 회사 측은 단독 실사에 들어가며 인수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원산업 외에도 GS, 오리온, OCI 등은 각각 휴젤, 中루캉, 부광약품 등에 투자하며 본격 제약산업에 참전한 상황이다. 

주요 대기업들은 제약업계의 수익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에 기존에 실패했던 회사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현 사업모델 실패 시 임상 등 후속 대처에 대한 위기관리 능력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동원산업, 보령바이오파마 인수 임박

동원산업은 지난달 23일 보령바이오파마 인수와 관련한 양해각서(MOU) 계약을 체결했다. 이미 본 사업에서 충분한 성공가도를 달리고 식품산업 경쟁도 포화 상태로 판단한 회사 측은 미래 먹거리를 제약으로 낙점했다. 

보령바이오파마는 독감백신을 중심으로 백신 제조∙판매가 주력 사업으로 2021년 연결 기준 매출액은 1391억원, 영업이익은 198억원이었다.

동원산업이 보령바이오파마에 인수에 성공하면 사업의 전문성 추가뿐만 아니라 새로운 사업 추진도 용이해질 전망이다. 회사 은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GNC를 통해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보령 측은 보령바이오파마 매각을 통해 자금 확보에 적극나서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오너 3세인 김정균 대표의 경영 승계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 목적이라는 시각이 존재한다.    

실제로 보령바이오파마는 지난 2021년부터 기업공개(IPO)를 진행하다 시장 상황이 좋아지지 않자 매각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현재 보령이 희망하는 매각 가격은 약 6000억원이라고 알려지지만, 5000억원 선에서 마무리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20년 보령바이오파마가 시리즈B 투자유치를 할 때 인정받았던 기업 가치는 4200억원이었다.

시장에서는 동원산업의 보령바이오파마 인수 가능성은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최근 회사 측은 보령바이오파마에 실사단을 파견, 실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보령은 자금 조달 필요성이 높은 상황이다. 경영승계뿐만 아니라 김 대표는 우주 헬스케어 사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낙점, 적극적으로 관련 산업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어서다.  

보령은 지난해 스페이스 헬스케어라는 미개척 분야를 열어나가기 위해 의료기기, 진단, 제약 등 다양한 목표를 가진 스타트업을 발굴 및 육성하는 프로그램으로 제1회 CIS(Care In Space) 챌린지를 개최했다. 또 우주정거장 사업을 진행하는 미국 액시엄 스페이스에는 5천만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다만, 보령바이오파마의 소유주가 바뀌는 과정에서 제약사 보령과 판매하고 있는 공동판매 품목 등의 협의에 대한 현안은 남아있다.

보령 관계자는 “보령바이오파마와 공동판매를 진행하는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성분명 피마사르탄), 독감백신 등은 사업 구조가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제약 수익성 높이 평가한 대기업들...임상 경험 부재는 약점

대기업의 제약산업 참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전에도 휴젤, 오리온, OCI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이 제약업계에 참전했다.  

GS그룹은 지난 2021년 보톡스∙필러를 판매하는 휴젤을 인수했다. 지난해 4월 임시주총에서는 GS그룹 오너4세 허서홍 부사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됐다.

GS는 이에 그치지 않고 치과 구강 스캐너 기업 메디트 인수에 나섰다. 휴젤 인수에 이어 지난해 미래사업팀 바이오파트를 신설하는 등 사업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오리온은 중국 제약기업 산둥루캉의약과 합자 법인 산둥루캉하오리요우을 설립했다. 또 백신 기업인 큐라티스와 결핵백신 공동개발을 위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OCI그룹은 지난해 2월 1416억원을 투자해 부광약품을 인수했다. 같은 해 3월에 열린 부광약품 정기주총에서는 오너 2세인 OCI 이우현 부회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주요 기업들은 제약산업의 수익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 분위기다. 의약품이 필수 소비재인만큼 경기에 영향을 받지 않고, 특히 코로나19(COVID-19)를 겪으며 제약산업의 중요성을 실감했기 때문이다. 

다만, 임상시험에 들어가는 천문학적인 비용과 경험 부재, 의약품 산업의 까다로운 인허가 제도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그동안 CJ제일제당, 롯데제약, 아모레퍼시픽 등이 제약산업에 진출했지만 모두 시장에서 철수했다

실패한 회사들의 전철을 밟지않으려면 위기대처 능력에 달렸다는 시각도 있다. 특히 의약품 임상 등을 진행하지 않았던 주요 기업들은 본 사업모델 실패 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한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산업은 수익성이 높다고 알려졌지만, 제네릭 사업모델 외에는 후기임상 등에 천문한적 비용이 소요된다. 인내와 끈기가 있어야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다”며 “인수 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제품들이 어그러졌을 경우 위기대처 능력이 관건이다. 현 사업모델에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 진출, 신사업 개발 등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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