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위암학회 '한국위암진료가이드라인 2022 발간 안내' 기자간담회 2일 개최
국내 연구 반영한 총 40개 권고안 담아…2018년 가이드라인에 18개 추가

▲대한위암학회는 '한국위암진료가이드라인 2022 발간 안내' 기자간담회를 2일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개최했다. (좌부터) 학회 허훈 총무이사, 류근원 편집이사, 공성호 편찬사업이사, 한상욱 이사장, 김형호 회장, 왕규창 국가암진료가이드라인 사업단장, 유항종 부회장, 김성근 홍보이사.  
▲대한위암학회는 '한국위암진료가이드라인 2022 발간 안내' 기자간담회를 2일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개최했다. (좌부터) 학회 허훈 총무이사, 류근원 편집이사, 공성호 편찬사업이사, 한상욱 이사장, 김형호 회장, 왕규창 국가암진료가이드라인 사업단장, 유항종 부회장, 김성근 홍보이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국내 학계가 위암 수술 전 선행항암요법을 진행해야 할지에 대한 치료 방향을 제시했다. 결론은 '한 가지 치료옵션이 될 수 있다'다. 

대한위암학회는 국내 연구를 근거로 이 같은 권고안을 제시한 '한국위암진료가이드라인 2022'을 발간하고, 2일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2004년 국내 위암 가이드라인이 제정된 이후 네 번째로 출판됐다. 2019년 시작된 국립암센터 국가암진료가이드라인 사업과 협업한 첫 성과물이다.

대한위암학회는 대한의학회와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추천하는 최신 근거 기반 가이드라인 작성 방법론에 따라 최근까지 보고된 의학 논문 데이터베이스의 광범위한 체계적 고찰을 거쳐 개정했다. 

가이드라인은 대한위암학회 공식 학술지 Journal of Gastric Cancer 1월호에 실렸다(J Gastric Cancer 2023;23(1):3~106).

국내 PRODIGY·KLASS·SENORITA 등 연구, 권고안 근거로 반영

▲대한위암학회 한상욱 이사장.
▲대한위암학회 한상욱 이사장.

이번 가이드라인은 국내 연구 결과 및 최신 문헌 근거를 보강하며 기존 22개에서 18개를 추가한 40개 권고안을 담았다. 

한상욱 이사장(아주대병원 외과 교수)은 "위암 관련 각종 질문에 대한 답을 임상연구로 증명하며 이를 가이드라인에 담은 것이 개정판의 특징"이라며 "일본을 능가하는 연구가 많이 진행돼 결과를 가이드라인에 반영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다학제 학회가 개정에 참여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가이드라인 권고안 근거에서 주목할 연구 중 하나는 PRODIGY다. 이 연구는 한국인 진행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엘록사틴-탁소텔을 포함한 3제 선행항암요법과 수술 및 보조화학 단독요법을 비교했다. 

결과에 따르면, 수술 전후 3제 선행항암요법이 수술 및 보조화학 단독요법에 비해 완전절제율이 높고 무진행생존기간이 개선됐다. 이 연구는 선행항암요법이 국내 및 아시아에서 표준치료로 인정받을 수 있는 강력한 근거가 될 것으로 분석됐다. 

류근원 편집이사(국립암센터 위암센터 교수)는 "서양에서는 위암 환자를 수술로 즉시 치료했을 때 성적이 좋지 않아 선행항암요법을 진행하도록 권고한다"며 "우리나라는 바로 수술을 해도 서양보다 치료 성적이 좋아 선행항암요법을 하지 않고 바로 수술한다. 그런데 많은 연구자가 한국도 선행항암요법을 진행하면 치료 성적이 더 좋을 것으로 의문을 가져 PRODIGY 연구가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PRODIGY 연구와 중국 연구에서 동양인도 서양인과 마찬가지로 선행항암요법을 진행했을 때 치료 성적이 더 좋을 수 있겠다는 결과가 나왔다"면서 "이에 가이드라인에서 확실하게 선행항암요법을 먼저 권하기보단, 조건에 따라 선행항암요법 이후 수술하는 것이 한 가지 치료옵션이 될 수 있다고 권고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한위암학회 산하 대한복강경위장관연구회(KLASS)가 위암 치료 관련 중요한 질문에 대한 답을 국내 임상연구로 제시하며, 권고안 근거 수준을 강화하고 새로운 권고안 도출에 힘을 더했다. 

대표적으로 KLASS-01과 02는 각각 조기위암과 진행위암에서 복강경 수술이 개복수술과 동일한 장기 생존율을 보였다. KLASS-04는 유문보존위절제술이 원위부위절제술에 비해 단백질 손실, 담즙역류, 담석발생이 적다는 것을 확인했다. KLASS-05는 근위부위절제술이 위전절제술에 비해 비타민12 결핍이 적음을 입증했다.

대한위암학회 공성호 편찬사업이사.
▲대한위암학회 공성호 편찬사업이사.

공성호 편찬사업이사(서울대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는 "2018년에는 KLASS 연구에서 복강경수술이 개복수술에 필적할만한 효과를 보이고 합병증 발생도 적다는 단기 성적이 나왔다"며 "이에 더해 장기 생존율도 확실히 확인했다. KLASS 연구를 통해 진행위암에서도 복강경수술이 안전하다는 높은 근거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문보존위절제술이나 근위부절제술 등은 일본위암학회 가이드라인에서 근거 없이 언급만 돼 있다"면서 "KLASS 연구를 통해 유문보존위절제술 시행에 대한 근거가 쌓였다.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강하게 권고하진 않을지라도 근거를 더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가이드라인에는 국내에서 진행된 △감시림프절 생검이 위절제술에 필적한 유병생존율을 보이지 못해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SENORITA △위절제술 후 UDCA 복용이 담석발생을 줄임을 확인한 PEGASUS-D △위암수술 환자에서 정맥 철분주사의 유효성을 입증한  FAIRY 등 연구가 권고안 근거로 반영됐다. 

공 편찬사업이사는 "이번 가이드라인은 각 권고안 주제의 임상연구 결과 지표를 합쳐 보는 메타분석을 진행해 과학적 객관성을 보이고자 노력했다"며 "또 일본과 달리 권고안을 표로 정리해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게 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이 국내뿐 아니라 외국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학회는 이번 가이드라인이 앞으로 진행해야 할 연구 분야를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공 편찬사업이사는 "가이드라인 개정 시 위암 환자의 추적관찰 주기와 영양 관리 등에도 관심을 가졌으나 아쉽게도 근거가 많지 않았다"며 "이에 '연구 단계'라고 언급한 권고안도 있다. 이를 통해 연구 주제를 환기시켜 향후 연구가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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