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MO 마스터 클래스서 이머징 바이오마커·NGS 주제 논의
주요 유전자 변이 표적치료제 비급여...학계 "적극적으로 목소리 내야"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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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항암 치료 패러다임이 바이오마커에 기반한 표적 치료제로 변화하면서 학계가 신약 건강보험 급여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낼지 이목이 집중된다.

과거 항암 치료는 종양이 발생한 신체적 위치에 기반했다면, 최근에는 이머징 바이오마커가 발견되면서 유전체 검사를 통해 확인한 바이오마커에 기반해 적합한 항암제를 투여하는 방식으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바이오마커, 즉 유전자 변이를 조기에 발견하면 표적 치료제로 암 환자의 치료 반응을 예측하고 예후를 개선할 수 있어서다. 

유전자 변이가 확인된 암 환자에게 표적 치료제를 사용하면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생존율 측면에서 더 유리한 것으로 알려진다.

최근 열린 대한종양내과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는(KSMO 2023) '평범한 암이 NGS를 만났을 때'를 주제로 마스터 클래스가 진행됐다.

 

바이오마커 기반 항암 치료, '학계 주목'

이번 마스터 클래스에서는 RET, KRAS, MET, EGFR exon 20 등 최근 주목받는 이머징 바이오마커와 관련된 질환의 최신 지견이 소개됐다.

첫 세션에서 발표된 KRAS 변이는 아시아 인구에서 EGFR 변이 다음으로 많은 변이다. 이들의 44%를 차지하는 KRAS G12C 변이는 종양 세포의 복제가 지속적으로 활성화돼 예후가 좋지 않다.

그러나 KRAS는 세포 표면에 치료제가 결합할 표적 위치가 작아 표적 치료제 개발에 어려움을 겪었던 상황. 이런 가운데 루마크라스(성분명 소토라십)가 개발됐다.

루마크라스는 KRAS G12C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12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CodeBreaK 100 연구에서 완전관해(CR) 및 부분관해(PR)을 포함한 객관적 반응률(ORR)이 37.1%로 집계됐다. 

이외에 질병조절률(DCR)은 80.6%, 반응지속기간(DOR) 11.1개월, 무진행생존(PFS) 중앙값 6.8개월, 전체생존(OS) 중앙값 12.5개월 등으로 나타났다.

MET 엑손14 변이는 새로 진단된 비소세포폐암 중 3~4%에서 발생한다. 다른 유전자 변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예후가 좋지 못한 변이 중 하나다. 실제 MET 변이 환자의 OS 중간값은 8.1개월에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MET 엑손14 결손 및 증폭에 초점을 맞춘 표적 치료제 타브렉타(카프마티닙)가 등장했다.

타브렉타는 GEOMETRY-mono1 연구에서 이전에 치료받지 않거나 치료받았던 환자에서 빠르고 높은 반응률을 보였다. 특히 1차 치료에서 더 높은 반응률과 더 긴 반응지속기간을 나타냈다.

자세히 보면 이전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의 ORR은 68%였으며,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는 41%로 확인됐다. DOR 중앙값은 각각 12.6개월, 9.7개월이었다.

새로운 비소세포폐암 바이오마커인 RET은 융합 변이 또는 점 변이 등 RET 변이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며 악성 종양을 유발한다.

그동안 RET 변이 암환자들은 유전자 변이가 없는 환자들과 동일하게 비교적 효과가 적고 독성이 나타나기 쉬운 항암화학요법으로 치료받았다.  

그러나 항암화학요법은 암 유발 유전자에 특이적으로 작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표적 치료제에 비해 치료 예후가 나빠  레테브모와 같은 RET 표적 치료제에 대한 의료적 미충족 수요가 컸다.

이런 가운데 RET 변이 표적 치료제 레테브모(셀퍼카티닙)는 전이성 RET 융합-양성 비소세포폐암 성인 환자, 전신요법을 요하는 진행성 또는 전이성 RET-변이 갑상선 수질암이 있는 성인 및 만 12세 이상 소아 환자, 방사선 요오드에 불응하고, 이전 소라페닙 및/또는 렌바티닙의 치료 경험이 있으며 전신요법을 요하는 진행성 또는 전이성 RET 융합-양성 갑상선암 성인 환자를 위한 치료제로 승인됐다.

레테브모는 LIBRETTO-001 연구를 통해 RET 융합-양성 비소세포폐암, RET-변이 갑상선 수질암, RET 융합-양성 갑상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적 유효성 및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했다.

RET 융합-양성 비소세포폐암에서 이전에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군의 ORR은 85%,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 치료 경험이 있는 경우 64%로 확인됐다.

이전에 반데타닙 및/또는 카보잔티닙 치료 경험이 없는 RET-변이 갑상선 수질암 환자군에서 ORR은 각각 73%, 69%였다. 이전에 소라페닙 및/또는 렌바티닙 치료 경험이 있는 RET 융합-양성 갑상선암 환자군에서의 ORR은 79%로 집계됐다.

 

표적 치료제 등장으로 중요도 높아진 NGS
신약 건강보험 급여 위한 목소리 높여야

이처럼 이머징 바이오마커가 항암 치료에서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NGS는 유전자 변이를 진단하는 방법 중 하나다. 형광 제자리 부합법(FISH), 역전사중합효소연쇄반응(RT-PCR) 등 기존 진단법보다 민감도와 특이도가 우수해 희귀한 유전자도 감별 가능하다.

실제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은 이미 상당수의 유전자 변이를 표적하는 항암제가 개발됐다. 때문에 주요 글로벌 가이드라인에서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검사를 통해 RET, EGFR, MET 등 레벨 1 변이를 평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최근 암을 일으키는 다양한 이머징 바이오마커가 발견되고 이를 기반으로 한 표적 치료제가 개발, 도입되면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의료 현장에서는 적극 도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학계는 NGS 검사 확대와 함께 신약 건강보험 급여에 목소리를 내자고 강조했다.

삼성서울병원 안진석 교수(혈액종양내과)는 "더 많은 환자가 NGS 검사를 통해 자신이 가진 유전자 변이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그에 따른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검사 확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다만, 주요 바이오마커를 표적하는 신약이 모두 건강보험 급여 적용되지 않아 경제적 이유로 최선의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유전자 변이 표적 치료제에 국내 암 환자들의 접근성을 높이려면 급여 협상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학계에서도 적극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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