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 참사로 심폐소생술·자동심장충격기 교육 필요성↑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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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10·29 참사를 계기로 자동심장충격기(AED) 교육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심정지 환자를 대처할 수 있는 응급처치의 중요성과 교육이 절실해진 것이다. 심정지는 심장마비와 달리 심근경색증, 부정맥, 호흡마비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심정지가 발생하면 신체 혈액 공급이 중단된다. 신속하고 정확한 응급처치가 없다면 환자는 심각한뇌 손상을 입거나 사망으로까지 이어진다.

이 같은 심정지는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 특히 날씨가 추워질수록 혈관 수축과 혈압이 상승하면서 혈관이 막혀 급성심정지가 발생하는 경우가 잦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0년 119 구급대가 이송한 급성심정지 발생 건수는 3만 1652건에 달한다. 이들의 생존율은 7.5%, 뇌기능회복률은 4.9%에 불과한 실정이다.

 

급성심정지, 최고의 처치는 CPR과 AED

급성심정지 환자에게 최고의 응급처치는 심폐소생술(CPR)과 자동심장충격기(AED) 사용이다.

심정지 발생 시 골든타임은 4분에 불과하기에 심폐소생술 또는 자동심장충격기 사용 등이 즉각 시행되지 않는다면 허혈성 뇌손상을 막기 어렵다. 게다가 대부분 심정지는 병원 밖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것도 문제다.

병원 밖 심정지는 치료를 받더라도 성공적인 퇴원율은 10% 미만에 불과하다.
심정지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심폐소생술과 자동심장충격기 활용이 필요한 이유다.

특히 자동심장충격기는 심정지가 발생한 환자의 심장을 자동으로 파악하고 전기 충격을 가해 심장 리듬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만큼, 외부 자극에 반응이 없고 정상적인 호흡이 없는 심정지 환자에게 활용된다.

신속성과 효율성도 강점이다. 심정지 환자는 응급처치가 1분 지연될 때마다 생존율이 7~10% 낮아진다. 이때 자동심장충격기는 즉각적으로 사용 가능해 심폐소생술만 했을 때보다 환자 생존율을 약 3배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또 뇌 손상을 비롯한 신체 장애가 심정지 이후 후유증으로 남지 않도록 하는 데 효과적이다.

 

보다 많이 보급돼야 할 AED…사용법 교육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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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10·29 참사를 되돌아보면, 자동심장충격기가 과거에 비해 많이 보급됐다지만 보다 많은 곳에 설치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4년 보건복지부는 약 2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자동심장충격기 2만 1015대를 설치했다.

이후 2015년에는 2만 4407대, 2016년 2만 8754대, 2017년 3만 2563대, 2018년 4만 928대, 2019년 4만 5183대, 2020년 5만 429대 등 매년 꾸준히 설치를 늘리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사용 가능한 자동심장충격기는 용산구 이태원 파출소,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등 단 두 곳에만 설치돼 있었다.

특히 일반 시민들은 자동심장충격기를 찾았다 하더라도 심야 시간에는 사용할 수 없었다.

과거에 비해 자동심장충격기 보급이 늘었지만, 심정지 환자의 골든타임 4분을 사수하기 위해서는 보급이 더 확대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AED 판매 기업 위코멧(WeCOMET) 이정훈 대표는 “언제 어디서 발생할 지 모르는 심정지 환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는 AED의 확대 설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일상 생활에서 응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누구나 AED를 사용할 수 있도록 설치를 확대하고 정확한 사용법에 대한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ED 사용법 대국민 교육 필요

자동심장충격기 보급이 확대된 만큼 사용률을 높이기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정부와 민간에서 적극적으로 홍보한 덕에 과거에 비해 자동심장충격기를 인지하고 있는 국민들이 많아졌지만, 적재적소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 일반인 심폐소생술 시행률은 2008년 1.9%에서 2020년 26.4%로 약 13.8배 늘었다. 반면 자동심장충격기 사용률은 여전히 1% 미만에 불과한 실정이다.

용인세브란스병원 이경원 교수(응급의학과)는 “자동심장충격기 보급은 이전보다 상당한 발전을 이뤘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국민에게 심폐소생술과 자동심장충격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교육의 필요성은 여전하다”며 “10·29 참사로 심폐소생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졌는데, 자동심장충격기는 현대적 응급상황에서 반드시 필요하다는 인식 제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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