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2 표적항암제 시장, 올해 상반기 1115억원 규모...전년 동기比 3.9% 성장
허셉틴 특허만료로 떨어지는 매출...후발주자로 시장 방어 성공적
셀트리온·삼성바이오에피스 주도 바이오시밀러, 시장 점유율 점차 확대
캐싸일라 이후 신규 ADC '엔허투' 등장..."판은 더 커진다"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HER2 양성 유방암 환자에게 처방되는 표적항암제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 1위였던 품목의 특허만료 후 등장한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해마다 규모가 커지고 있고, 이를 방어하기 위해 등장한 후속제품들도 좋은 매출 성과를 올리고 있다.

게다가 최근 다이이찌산쿄·아스트라제네카 항체-약물접합체(ADC)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도 국내 진출하면서 HER2 표적항암제 시장은 더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HER2 표적항암제 시장, 올해도 2000억원 넘을 듯

로슈가 주도하는 HER2 표적항암제 시장은 해마다 성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매출 2000억원을 넘어선 만큼 올해도 그에 상응하는 성과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높다.

실제 올해 상반기 HER2 표적항암제 5개 품목의 매출은 1115억원(아이큐비아 기준)으로, 작년 상반기 올린 1073억원 매출 대비 3.9% 성장했다.
이런 성장세는 매년 이어지고 있다.

2016년 허셉틴(트라스투주맙)의 물질특허가 무력화되면서 바이오시밀러가 등장하기 시작한 2018년 전체 시장 규모는 1339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시장 규모는 매년 꾸준히 성장해 2019년 1796억원, 2020년 1993억원을 기록했고, 2021년에는 2241억원으로 2000억원을 넘어섰다.

2018년 대비 2021년 시장 규모가 67.4% 커진 것이다.

시장 1위는 퍼제타(퍼투주맙)이 맡고 있다. 퍼제타는 허셉틴 특허만료 후 로슈가 내놓은 후발제품이다.

퍼제타는 올해 상반기 451억원의 매출로 전년동기 기록한 414억원 대비 8.9% 성장했다.

그 뒤는 로슈 허셉틴과 캐싸일라가 각각 285억원, 224억원으로 이어가고 있다.

 

바이오시밀러의 출현, '판' 키웠다

HER2 표적항암제 시장 성장은 바이오시밀러의 영향이 크다.

허셉틴의 특허만료로 바이오시밀러가 등장했고, 이를 방어하기 위한 후발주자들이 또 등장하면서 시장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다.

허셉틴은 특허만료 이후 매출이 해마다 줄고 있다. 2018년 736억원에 달했던 매출은 2019년 725억원, 2020년 644억원, 2021년 601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매출은 2018년 대비 18.3% 감소한 수치다.

반면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주도하는 셀트리온 허쥬마와 삼성바이오에피스 삼페넷은 해를 거듭할수록 매출이 늘고 있다.

2018년 71억원의 매출을 합작했던 두 제품은 2019년 232억원, 2020년 267억원을 올린 데 이어 지난해에는 290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 대비 25% 성장한 것이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핵심 제품은 허쥬마다. 허쥬마는 2018년 71억원의 매출에 불과했지만, 2019년 212억원, 2020년 234억원, 2021년 253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지난해 허쥬마의 매출은 2018년 대비 256.3% 급증한 액수다.

이에 따라 트라스투주맙 성분 시장 점유율도 차이가 발생했다.

2018년 허셉틴의 점유율은 91.2%에 달했지만, 2019년 75.8%, 2020년 70.7%, 2021년 67.5%로 해마다 줄었다. 올해 상반기는 64.8%로 집계됐다.

반면 허쥬마는 이 기간 동안 8.8%에서 28.4%로 시장 점유율이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30%에 달했다. 삼페넷 역시 지난해에 4.1%, 올해 상반기에는 5.2%의 시장 점유율을 보였다.

이런 경향은 올해 상반기 매출에서도 드러난다.

올해 상반기 매출을 보면 허셉틴은 285억원으로, 전년 동기 기록한 302억원 대비 5.6% 감소했다. 반면 허쥬마는 전년 동기 기록한 116억원 대비 13.8% 성장한 132억원을 올렸고, 삼페넷은 23억원으로 35.3% 늘었다.

 

후발주자의 약진...시장규모는 더 커질듯

이런 가운데 HER2 표적치료제의 시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허셉틴의 후발주자로 나온 제품들이 선전하고 있고 2세대 ADC도 국내 진출 준비를 마쳤다.

우선 후발주자인 퍼제타와 캐사일라(트라스투주맙엠탄신)은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실제 퍼제타는 2018년 284억원에서 2021년 864억원으로 204.2% 성장하면서 지난해 해당 계열 치료제 시장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성장세는 올해까지 이어져 상반기 451억원의 매출로 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 기록한 414억원 대비 8.9% 성장한 액수다.

1세대 ADC인 캐싸일라도 크진 않지만 매출이 늘고 있다. 캐싸일라는 같은기간 동안 248억원에서 486억원으로 약 두배(95.9%) 성장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작년 상반기와 같은 22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최근 2세대 ADC 엔허투도 국내 허가를 받으면서 HER2 표적항암제 시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전에 두 개 이상 항 HER2 기반 요법을 받은 절제불가능 또는 전이성 HER2 양성 유방암 치료제로 엔허투를 허가했다.

엔허투는 임상3상 DESTINY-Breast04 연구에서 HER2 양성 유방암, 그 중에서도 발현율이 낮은 환자를 대상으로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엔허투는 항암화학요법에 비해 이전에 치료받은 HR 양성 HER2 저발현 환자에서 무진행생존(PFS)을 입증하며  1차 목표점을 충족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엔허투는 캐싸일라와의 비교평가에서도 유의미한 개선을 가져왔고, 특히 HER2 저발현 환자에서도 괄목할 성과를 보였다"며 "HER2 양성 유방암 치료 패러다임 변화의 변곡점을 맞은 만큼 국내 시장도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