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ODAC 자문회의서 신속승인 비권고 표결
85% 환자에서 3~4등급 부작용, 유효성은 엔허투에 못미쳐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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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손형민 기자] 비소세포폐암(NSCLC) 치료제 포지오티닙이 미국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로부터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해 우려 섞인 피드백이 나오는 등 개발사 한미약품의 신약승인 계획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FDA 항암제자문위원회(Oncology Drug Advisory Committee, ODAC)는 현지시각 23일 열린 자문회의를 통해 포지오티닙의 신속승인을 비권고 했다. 

한미약품과 현지 파트너사 스펙트럼은 지난 9일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를 허가받은 데 이어 포지오티닙도 미국 내 승인을 기대했지만 난관에 봉착한 모양새다.

 

포지오티닙, 엔허투와 비교해 유효성 부족…안전성도 물음표

포지오티닙은 HER2 및 HER4뿐만 아니라 표피성장인자수용체(EGFR)를 타깃하는 경구용 표적치료제다. 해당 항암제는 NSCLC외에도 HER2 양성 유방암에서도 효과를 보이는 등 다양한 영역에 효과를 보이고 있다.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2)에서도 포지오티닙은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와 이전에 치료를 받은 환자 모두에서 반응률을 나타냈다. 

NSCLC 90명의 환자에게 포지오티닙 16mg를 투여한 ZENITH20 코호트2 연구결과에 따르면, 객관적 반응률(ORR)은 28%(95% CI: 19, 38), 반응지속기간 중앙값(mDOR)은 5.1개월을 기록했다(95% CI: 4.2, 5.5).

지난 2월 한미약품과 스펙트럼은 이 같은 임상2상 코호트2 결과를 기반으로, HER2 엑손20 돌연변이가 있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NSCLC 환자 대상 포지오티닙의 신약신청검토를 FDA로부터 승인받았다.

이에 FDA는 포지오티닙에 대한 ODAC 회의를 앞두고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한 의견을 담은 브리핑 문서를 현지시각 20일 발표했다.

종양학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FDA의 자문위원회인 ODAC은 포지오티닙과 같이 HER2를 타깃하는 다이이찌산쿄의 ADC 항암제 엔허투와 비교했을 때 유효성면에서 뒤쳐진다는 점을 지적했다.

ODAC은 포지오티닙이 기록한 ORR과 mDOR이 엔허투가 기록한 반응률에 비해 임상적 유용성이 부족하다는 점을 우려했다.

엔허투는 HER2 양성 NSCLC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DESTINY-Lung02 임상2상 연구를 통해 ORR 57.7%, 부분관해(PR) 55.8%을 기록하는 등 압도적인 치료성적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ODAC은 포지오티닙 16mg를 투여했을 때 57%의 환자가 투약 용량 감소를 경험하고 85% 환자가 3~4등급의 부작용이 있다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또 임상 프로그램 전반에 걸쳐 용량 최적화도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ODAC은 회의 전 사전브리핑을 통해 “만약 포지오티닙의 신속 승인이 이뤄진다면 가장 효과적이지 않은 폐암 표적치료제가 될 것”이라며 “허가 신청을 뒷받침하는 유효성∙안전성 측면에 대해 우려사항이 있다”고 말했다.

본 회의에서도 ODAC의 대다수 위원이 포지오티닙의 치료 혜택이 안전성 등 위험보다 작다고 표결했다(9:4).

이에 대해 한미약품은 현재까지 보고된 이상반응들은 타 약제들에서도 나타나는 사례로, 충분히 관리 가능할 뿐 아니라 포지오티닙이 환자들에게 주는 혜택이 위험보다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미약품 측은 “폐암은 치사율이 높은 질환으로, 반드시 환자들에게 다양한 치료 옵션이 제공해야 한다”며 “기존 치료제에 반응이 없는 환자들에게 2차 또는 3차 치료제로서 투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맥 주사 방식이 아닌 경구용 제제라 암 환자들에게 투약 편의성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도 포지오티닙의 유용성은 뚜렷하다”고 말했다.

스펙트럼 톰 리가 사장은 “HER2 엑손20 삽입 돌연변이를 가진, 이전에 치료 경험이 있는 폐암환자에게 효과적일 수 있는 치료법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번 ODAC의 결과는 실망스럽다”며 “처방의약품 신청자 수수료법(PUDFA) 기일에 맞춰 이 프로그램에 대한 옵션들을 면밀히 평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FDA는 ODAC 권고를 포함한 모든 상황을 검토한 뒤 PDUFA에 따라 오는 11월 24일까지 최종 허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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