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MO 2022] ARIEL4, 항암화학요법보다 전체 생존기간 짧아
백금 저항성 환자군에서 차이 커…PFS2는 차이 없어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미국 제약회사 클로비스 온콜로지가 PARP 억제제 루브라카(성분명 루카파립)의 난소암 3차 치료 적응증을 철회한 구체적 이유가 밝혀졌다. 

재발성 진행성 BRCA1 또는 BRCA2 유전자 변이 난소암 환자 대상의 ARIEL4 임상3상 분석 결과, 전체 생존기간은 루브라카 치료 시 표준 항암화학요법 대비 더 짧았다. 이 같은 문제는 백금 저항성 난소암 환자군에서 두드러졌다.

연구 결과는 9~13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2)에서 나왔다.

FDA·EMA, 난소암 3차 치료 사용 제한

루브라카의 전체 생존기간이 항암화학요법보다 좋지 않다는 문제점은 지난해 8월 유럽의약품청(EMA), 9월 미국식품의약국(FDA)에 접수됐다.

이에 개발사는 보건당국과의 논의 끝에 지난 6월 미국에서 난소암 3차 치료 적응증을 자발적으로 철회했다. EMA는 7월 사용 제한 결정을 내렸다. 

루브라카 승인의 핵심 연구인 APIEL4는 재발성 진행성이며 이전 치료이력이 많은 BRCA1 또는 BRCA 2 유전자 변이 난소암, 나팔관암, 원발성 복막암 환자 34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들은 루브라카 600mg 1일 2회 복용군(루브라카군, 233명)과 항암화학요법군(116명)에 2:1 무작위 배정됐다. 전체 환자군은 이전에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을 포함한 최소 두 가지 치료를 받았다.

항암화학요법군에서 암 재발까지의 무진행 기간(PFI)이 1개월 이상 6개월 미만인 백금 저항성이거나 6개월 이상 12개월 미만인 부분 백금 민감성 환자군은 파클리탁셀을 주 1회 투약했다. PFI가 12개월 이상인 완전 백금 민감성 환자군은 연구자가 선택한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을 받았다.

지난 4월 발표된 APIEL4 결과에 따르면, 루브라카군의 무진행 생존기간은 7.4개월로 항암화학요법군 5.7개월보다 유의하게 개선됐다(HR 0.67; 95% CI 0.52~0.86)(Lancet Oncol 2022;23:465~478).

▲캐나다 프린세스마거릿암센터 Amit Oza 박사는 9~13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2)에서 루브라카의 ARIEL4 임상3상 전체 생존기간 결과를 발표했다. 
▲캐나다 프린세스마거릿암센터 Amit Oza 박사는 9~13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2)에서 루브라카의 ARIEL4 임상3상 전체 생존기간 결과를 발표했다. 

전체 생존기간, 루브라카군 19.4개월 vs 항암화학요법군 25.4개월

그러나 치료의향분석(ITT)으로 전체 생존기간(중앙값)을 조사한 결과, 루브라카군은 19.4개월로 항암화학요법군 25.4개월보다 짧았다(HR 1.313; 95% CI 0.999~1.725). 두 군 간 전체 생존기간 차이는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지만 수치상으로 처음 루브라카 치료를 시작한 환자군에서 좋지 않은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차이는 백금 저항성 난소암 환자군에 의해 주로 나타났다. 백금 저항성 난소암 환자군의 전체 생존기간은 처음 루브라카 투약군 14.2개월, 항암화학요법군 22.2개월로 루브라카 치료 시 사망 위험이 약 1.5배 컸다(HR 1.511; 95% CI 1.053~2.170).

부분 백금 민감성 환자군의 전체 생존기간은 루브라카군 21.1개월, 항암화학요법군 23.2개월(HR 0.972; 95% CI 0.583~1.621)이었고, 완전 백금 민감성 환자군은 각 36.3개월과 47.2개월(HR 1.243; 95% CI 0.619~2.498)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APIEL4 연구의 높은 치료 교차율은 전체 생존기간에 영향을 미친 교란인자로 평가된다. 항암화학요법군 59%(80명)는 연구 중 질병이 진행돼 루브라카군으로 교차 배정됐다. 이에 따라 90% 이상에 해당하는 총 313명이 무작위 배정 또는 치료 교차에 따라 루브라카를 투약했다. 

항암화학요법에서 루브라카로 교차 치료를 진행한 환자군은 다른 치료로 변경한 이들보다 예후가 더 좋았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이와 비교해 루브라카군 42%(98명)는 후속 항암치료를 받지 않았다. 

후속 치료 중 질병 진행 또는 사망이 발생하기 까지 기간인 PFS2는 치료에 따른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부분 백금 민감성 난소암 환자에게서는 루브라카군이 더 좋은 경향을 보였다.

분석에서 새로운 안전성 신호는 감지되지 않았다. 3등급 이상 이상반응은 루브라카군 40%, 항암화학요법군 64%에게서 발생했다. 골수이형성증후군 또는 급성 골수성 백혈병은 초기에 루브라카로 치료받은 환자군 3%에게서 나타났지만, 항암화학요법을 진행한 환자군에서는 없었다. 

연구 결과를 발표한 캐나다 프린세스마거릿암센터 Amit Oza 박사는 "ITT에서 2차 목표점인 전체 생존기간은 항암화학요법이 루브라카보다 더 좋은 경향을 보였다. 백금 민감성 환자에게서는 치료에 따른 전체 생존기간이 비슷했다"며 "높은 치료 교차율로 인해 전체 생존기간 결과가 혼란스럽다. 진행성 질환에서 PARP 억제제의 최적 치료순서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제언했다. 

토론자로 나선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 Jonathan Ledermann 교수는 "늦은 PARP 억제제 치료가 전체 생존 곡선에 큰 영향을 미친다"면서 "PARP 억제제를 치료 후기에 사용하는 것이 초기에 사용하는 것보다 더 내성이 크고 혜택이 적은지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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