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MO 2022] DeFi 임상3상, 위약 대비 무진행 생존율 유의하게 개선
객관적 반응률·환자자기평가결과 등도 호성적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미국 스프링웍스 테라퓨틱스의 니로가세스타트(Nirogacestat)가 임상3상 호성적을 바탕으로 공격성 섬유종증인 데스모이드 종양(desmoid tumors)의 1차 치료제 자리를 노린다.

9~13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2)에서는 데스모이드 종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경구용 감마분비효소 억제제 니로가세스타트의 DeFi 임상3상 결과가 공개됐다.

최종 결과에 따르면, 니로가세스타트를 복용한 데스모이드 종양 환자의 무진행 생존율(PFS)이 유의하게 개선됐다.

▲독일 만하임암센터 Bernd Kasper 박사는 니로가세스타트의 DeFi 임상3상 결과를 9~13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2)에서 발표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독일 만하임암센터 Bernd Kasper 박사는 니로가세스타트의 DeFi 임상3상 결과를 9~13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2)에서 발표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니로가세스타트군 PFS, 위약군 대비 71% 의미 있게 개선

데스모이드 종양은 드물게 발병하고 조직학적으로 양성이며 전이가 잘 되지 않지만 국소적으로 재발하는 경향이 강하다. 주변 조직으로 침윤해 혈관과 주요 장기 등을 파괴하기도 한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100만명 당 3~5건의 데스모이드 종양이 발생한다고 보고된다. 데스모이드 종양은 예측하기 어려운 질병 경과를 보이며, 치명적이진 않지만 연부조직 종양이 삶의 질을 악화시키는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DeFi 무작위 연구는 전 세계 37곳 의료기관에서 모집된 진행성 데스모이드 종양 환자 142명을 대상으로 시행된 임상3상이다. 데스모이드 종양 관련 연구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엄격하게 진행됐다.

연구에서 진행성 데스모이드 종양은 고형암반응평가기준인 RECIST v1.1에 따라 정의됐다. 전체 환자군은 복강 내·외 등 종양 표적 위치에 따라 계층화됐다. 

연구에 모집된 환자들은 니로가세스타트 150mg 1일 2회 복용군(니로가세스타트군, 70명)과 위약군(72명)에 1:1 무작위 배정됐다. 

1차 목표점인 PFS는 독립적 중앙맹검평가에 의해 확인됐다. 사전에 정의한 2차 목표점은 안전성, 객관적 반응률(ORR), 환자자기평가결과 등이었다.

분석 결과, 니로가세스타트군의 PFS는 위약군보다 71% 유의하게 개선됐다(HR 0.29; 95% CI 0.15~0.55; P<0.001).

ORR은 니로가세스타트군 41%, 위약군 8%로 의미 있는 차이가 나타났다(P<0.001). 반응이 나타나기까지의 시간은 니로가세스테트군이 5.6개월로 위약군 11.1개월과 비교해 더 짧았다. 완전 반응률은 니로가세스타트군 7%였지만 위약군은 0%로 조사됐다.

데스모이드 종양이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환자자기평가결과를 조사한 결과, 신체/역할 기능, 건강 관련 삶의 질 등 모든 평가요인에 대해 니로가세스타트군이 위약군과 비교해 치료 초기부터 지속적이면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 

안전성 평가 결과, 니로가세스타트군에게서 보고된 이상반응 95%는 1~2등급으로 대부분 관리 가능했다. 가장 흔하게 나타난 이상반응은 설사(84%), 메스꺼움(54%), 피로(51%) 등이었다. 

난소 기능장애는 출산 가능하고 니로가세스타트로 치료받은 여성 36명 중 27명에게서 발생했으며 치료를 중단한 11명을 포함해 20명(74%)이 해소됐다.

데스모이드 종양 치료옵션 제한적…1차 치료제 기대감↑

▲독일 만하임암센터 Bernd Kasper 박사. ESMO 제공.
▲독일 만하임암센터 Bernd Kasper 박사. ESMO 제공.

이번 연구에 따라 니로가세스타트가 데스모이드 종양의 1차 치료옵션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2018년 발표된 다중 키나아제 억제제인 넥사바(성분명 소라페닙)는 진행성 증상성 또는 재발성 데스모이드 종양 환자에서 위약 대비 PFS를 유의하게 개선했고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87% 의미 있게 낮췄다.

그러나 넥사바는 데스모이드 종양에 대해 북미에서 허가받았지만 유럽에서는 아직 승인되지 않았다.

대안으로 표적치료가 필요하다면 타이로신 키나아제 억제제인 보트리엔트(파조파닙)를 투약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보트리엔트와 빈블라스틴+메토트렉세이트의 비(非)비교 임상2상 결과를 기반으로 한다는 한계가 있다. 

데스모이드 종양의 또 다른 치료옵션은 저용량 메토트렉세이트+빈카 알칼로이드계(vinca alkaloid) 병용요법이다. 그러나 효과가 늦게 나타나고 급성 이상반응 위험이 있으며 정식적인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다. 전통적 안트라사이클린 기반 항암화학요법도 데스모이드 종양에 활성을 보이지만 이상반응 위험이 있다.

데스모이드 종양 초기 관리는 수술에서 최근 능동 감시로 바뀌었고, 자연적인 성장 억제 및 퇴화는 최대 20%에게서 나타난다고 보고된다. 성장 억제 및 퇴화가 자연적으로 나타나지 않거나 즉각적인 유도가 필요한 환자라면, 높은 활성과 안전성을 고려했을 때 니로가세스타트가 매력적인 치료옵션으로 평가된다. 

▲프랑스 리옹암센터 Jean-Yves Blay 박사. ESMO 제공
▲프랑스 리옹암센터 Jean-Yves Blay 박사. ESMO 제공

연구 결과를 발표한 독일 만하임암센터 Bernd Kasper 박사는 "임상에서는 치료를 진행하면서 국소 종양 억제를 최대화하고 증상 부담을 줄이고자 노력한다"며 "하지만 지금까지 데스모이드 종양에 대해 승인된 치료제가 없었다. 이번 연구에 따라 니로가세스타트가 데스모이드 종양의 1차 치료제로 등극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프랑스 리옹암센터 Jean-Yves Blay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는 현재 치료옵션이 제한된 데스모이드 종양 환자를 대상으로 새로운 작용 방식인 신약의 혜택을 처음 확인했다"며 "앞으로 데스모이드 종양 치료옵션으로 니로가세스타트를 사용하게 될 것이다. 어떤 환자에게 니로가세스타트를 투약해야 하는지와 최적 치료기간에 대한 의문이 남아있으므로, 향후 니로가세스트를 가장 잘 사용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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