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 2022] eBRAVE-AF, 전통적 검사보다 진단에 따른 치료율 2배 이상↑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고령에서 심방세동 진단에 따른 치료율을 높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광혈류측정(PPG) 신호를 얻어 불규칙한 맥파를 측정해 심방세동 환자를 찾아 치료한다는 개념으로, 고령에게 적용한 결과 전통적 선별검사와 비교해 심방세동 진단에 따라 의료진이 경구용 항응고제 치료를 시작할 가능성이 2배 이상 높았다. 

eBRAVE-AF로 명명된 이번 연구 결과는 26~29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22)에서 28일 공개됐다.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대학 Axel Bauer 교수는 26~29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22)에서 eBRAVE-AF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대학 Axel Bauer 교수는 26~29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22)에서 eBRAVE-AF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고령 대상으로 전통적 선별검사와 비교

그동안 스마트기기를 이용해 숨겨진 심방세동 환자를 찾을 수 있다는 가능성은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애플워치를 이용한 애플 하트 연구(Apple Heart Study), 화웨이워치를 사용한 화웨이 하트 연구(Huawei Heart Study) 그리고 핏빗 하트 연구(Fitbit Heart Study)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들 연구는 전통적 선별검사와 비교하지 않았고 특정 하드웨어를 가진 참가자만 대상으로 했다. 또 젊은 성인이 연구에 주로 모집돼 심방세동 선별검사로 큰 혜택을 얻을 수 있는 고령에도 결과를 적용할 수 있는지 명확하지 않았다. 특히 스마트기기로 심방세동을 선별한 이후 치료까지 이어지는지도 확실하지 않았다. 

eBRAVE-AF는 고령을 대상으로 전통적 심방세동 선별검사 또는 스마트폰으로 심방세동을 감지하는 전략을 통해 진단에 따른 경구용 항응고제 치료 시작 가능성을 비교했다. 

대규모 의료보험회사 보험계약자를 통해 △50~90세 △심방세동이 없음 △경구용 항응고제 처방력이 없음 △CHA2DS2-VASc 점수 남성 1점 이상 또는 여성 2점 이상 등에 해당하는 참가자 6만 7488명을 확인했다. 이 중 5551명이 연구에 등록됐다. 중앙값 나이는 65세였고 31%가 여성이었다.

연구는 총 2단계로 진행됐다. 먼저 전체 참가자는 6개월 동안 스마트폰을 활용한 디지털 심방세동 선별검사군(디지털검사군)과 전통적 선별검사군(기본검사군)에 무작위 배정됐다. 이어 디지털검사군과 기본검사군의 선별검사 방법을 바꿔 7~12개월 동안 교차설계 단계를 진행했다.

디지털검사군은 스마트폰 PPG 센서를 이용해 불규칙한 맥파를 측정하는 인증된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았다. 평가는 손가락을 스마트폰 카메라에 올려두고 1분 PPG를 자가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들은 14일 동안 하루에 2회 PPG를 측정한 다음 일주일에 2회 측정하도록 지시받았고 관련된 알림을 받았다. 

만약 비정상적 결과가 감지됐다면 패치를 이용해 14일 심전도(ECG)를 측정한 이후 우편으로 이를 반환하도록 했다. 연구팀은 ECG를 평가하고 결과를 참가자에게 보냈으며, 치료를 결정하기 위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의료진과 논의하도록 했다. 

기본검사군은 증상에 따라 또는 정기적인 ECG 선별검사 등 실제 임상에서 수행하는 심방세동 선별검사를 받았다. 두 군에서 새롭게 확인한 심방세동 정보는 앱 기반 설문조사와 전화, 보험 청구 데이터 등을 통해 수집했다.

1차 유효성 목표점은 6개월 이내 심방세동이 새롭게 확인돼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의료진의 판단 하에 경구용 항응고제 치료를 시작한 비율로 정했다. 

"스마트기기 기반 PPG 기술에 일반화할 수 있는 결과"

첫 번째 단계에서 디지털검사군에는 2860명, 기본검사군에는 2691명이 무작위 배정됐다.

분석 결과, 1차 유효성 목표점 발생률은 디지털검사군 1.33%(38명), 기본검사군 0.63%(17명)로 조사됐다. 이에 따른 1차 유효성 목표점 가능성은 디지털검사군이 기본검사군 대비 2.12배 유의하게 높았다(OR 2.12; 95% CI 1.19~3.76).

이어 첫 번째 단계에서 1차 유효성 목표점에 도달하지 않은 참가자를 대상으로 교차설계 단계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모든 참가자에게 스마트폰을 활용한 선별검사를 받는 기회를 제공하면서 첫 번째 단계 결과를 검증할 수 있었다. 

교차설계 단계에는 총 4752명(85.6%)이 포함됐다. 조사 결과, 디지털검사군은 기본검사군보다 1차 유효성 목표점 가능성이 2.75배 의미 있게 높았다(OR 2.75; 95% CI 1.42~5.34). 즉, 두 가지 단계를 종합하면 디지털검사군의 심방세동 검진에 따른 경구용 항응고제 치료 가능성은 기본검사군보다 2배 이상 컸다. 

이어진 2차 분석에서 심방세동, PPG 감지 심방세동, 비정상 PPG 결과는 주요 심뇌혈관계 사건(MACCE) 예측에 유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MACCE 위험은 심방세동이 있다면 6.13배(HR 6.13; P<0.001), PPG 감지 심방세동이 있다면 3.22배(HR 3.22; P=0.049), 비정상 PPG 결과가 확인됐다면 2.74배(HR 2.74; P=0.012) 의미 있게 높았다. 

연구 결과를 발표한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대학 Axel Bauer 교수는 "일반적인 스마트폰을 이용한 선별검사가 치료 관련 심방세동 검진율을 높여 전통적인 검사보다 상당한 혜택이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번 결과는 다른 스마트기기 기반 PPG 기술에 일반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요한 점은 앱 기반 선별검사는 ECG를 통한 심방세동 확인과 독립적인 의료진의 판단이 포함된 프로그램의 일부라는 것"이라며 "향후 디지털 기술로 심방세동 진단이 개선되면 더 나은 치료 결과로 이어지는지 확인하는 연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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