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허혈성 뇌졸중·출혈 발생과 항응고제 섭취량 낮춰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국내 연구진이 심방세동 동반 승모판막 질환자 판막 수술 시 메이즈 수술을 함께할 경우 예후가 개선되는 것을 확인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이승현 교수(심장혈관외과), 고려대 안암병원 김희중 교수(흉부외과), 숭실대 한경도 교수(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연구팀은 20일 심방세동과 승모판막 질환을 함께 앓는 환자가 판막 수술과 메이즈 수술을 함께 받으면 사망, 허혈성 뇌졸중, 출혈 위험이 낮아진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심장부정맥학회 공식저널(Heart rhythm)에 게재됐다.

부정맥 일종인 심방세동은 승모판막 질환의 대표적인 합볍증이다.
승모판막은 혈액을 좌심방에서 좌심실로 보내는데 판막이 좁아지거나 기능 부전 시 좌심방 압력이 상승해 좌심방 크기가 커진다. 
심방 크기가 커지면서 심방세동 발생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메이즈 수술은 심장을 뛰게하는 전기신호가 이동하는 길을 교정하는 심방세동 수술이다.
우심방 위에 위치한 동방결절에서 발생하는 전기신호가 이동하며 심장을 규칙적으로 뛰게 한다.

전기신호가 무질서하게 발생하게 되면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심방세동이 생긴다.
메이즈 수술은 정상 전기신호가 한 방향으로만 흐르도록 만들어 준다.

판막수술 후 항응고제를 복용하면 메이즈 수술을 시행하지 않아도 심방세동 합병증인 뇌졸중을 예방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실제 메이즈 수술 시행이 많지 않았다. 
대한부정맥학회는 수술 권고안을 발표하지 못한 상황이다.

그동안 승모판막 수술과 메이즈 수술을 함께 시행하는 효과에 대해 여러 연구가 있었지만, 대부분 단일기관을 대상으로 하거나 추적관찰 기간이 짧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메이즈 수술 동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승모판막 수술과 메이즈 수술을 함께 받은 환자와 판막 수술만 받은 환자 예후를 비교했다.

먼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등록된 심방세동을 가진 승모판막 수술 환자 9501명 전수를 통계 분석했다. 
그 중 메이즈 수술을 함께 받은 환자 수는 5508명으로 메이즈 수술 시행률은 57% 정도로 높지 않았다.

이어 비슷한 특징을 가진 환자들을 짝지어 비교하는 성향점수매칭을 통해 메이즈 수술군대조군 3376쌍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메이즈 수술군 사망은 100명당 3.53명 발생해 대조군 4.45명보다 사망률이 9.2% 낮았다. 
허혈성 뇌졸중 발생률은 수술군 1.77%로, 대조군 2.25%보다 4.8% 낮았다. 
출혈로 입원하는 출혈 사건 발생률은 각각 1.39%, 1.87%였다. 
세가지 사건을 합친 복합 사건 발생률은 6.14%, 7.75%였다.

메이즈 수술 후 항응고제 와파린 복용을 줄이거나 중단한 사례도 많았다. 
수술 1년 후 메이즈 수술군에서 와파린을 사용하는 비율은 15%로 대조군 19%보다 낮았다.

이승현 교수는 "판막 수술과 메이즈 수술 병행을 소규모로 조사한 적 있지만 건보공단 데이터를 전수 조사한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라며 "메이즈 수술 동반 권고안이 국내에 확립되지 않은 만큼 권고안 마련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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