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tbit Heart Study,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의 심방세동 진단 정확도 평가
불규칙한 심장박동 확인 참가자 중 양성 예측도 '98%'
애플워치 Apple Heart Study 대비 양성 예측도 높아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일상생활에서 숨겨진 심방세동 환자를 찾기 위한 스마트워치, 피트니스 트래커(fitness tracker) 등 웨어러블 기기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심방세동 감지에 도움이 되는 애플워치, 갤럭시워치 등이 시장에 도입된 가운데, 여러 웨어러블 기기와 호환되며 진단되지 않은 무증상 심방세동 환자를 선별할 수 있는 새로운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이 개발됐다. 

알고리즘을 활용해 심방세동 양성 예측도(positive predictive value)를 평가한 대규모 Fitbit Heart Study(이하 핏빗 연구) 결과, 불규칙한 심장박동이 확인된 참가자에서 양성 예측도가 98%로 나타났다.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애플워치의 심방세동 진단 양성 예측도를 평가한 Apple Heart Study(이하 애플워치 연구)와 비교해 예측도가 높았다는 점에서 심방세동 진단에 있어 애플워치의 대항마가 될지 관심이 모인다.

Fitbit Heart Study에서 평가한 새로운 알고리즘은?

대중적으로 사용하는 스마트워치, 피트니스 트래커 등 웨어러블 기기는 광혈류측정(PPG)을 시행할 수 있는 광센서가 적용됐다. 애플워치도 PPG를 이용해 혈류 변화를 감지해 심장박동을 측정한다. 

핏빗 연구를 진행한 미국 하버드대학 Steven A. Lubitz 교수 연구팀은 자주 중복되는 PPG 맥박 타코그램(tachogram) 표본을 활용해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불규칙한 심장박동을 분석하기 위해 웨어러블 기기로부터 얻은 맥박 데이터에서 연속적으로 겹치는 사건을 확인하는 프로세스다. 알고리즘은 애플과 안드로이드 웨어러블 기기 모두에서 사용할 수 있다. 

알고리즘은 사용자가 활동하지 않은 기간에 작동한다. 이는 장치의 가속도계에 의해 판단된다. 알고리즘은 정상적인 5분 타코그램 주기로 재설정된다. 활동으로 인해 분석할 수 없는 시기라면 알고리즘이 건너뛴다.

Lubitz 교수는 "알고리즘은 설계상 서로 50% 겹치는 5분 블록 맥박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조사한다"며 "연속된 블록 11개 중 11개가 불규칙하다면, 비정상적인 심장박동을 감지한다. 알고리즘은 설계상 심방세동 감별을 위해 최소 30분의 불규칙한 심장박동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알고리즘의 소유권은 미국 웨어러블 기기 제조업체인 핏빗(Fitbit)에 있다. 현재 광범위한 활용을 위해 미국식품의약국(FDA)이 허가를 검토 중이다.

Fitbit·Apple Heart Study, 40만명 이상 일반인 대상 

지난 13~15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미국심장협회 연례학술대회(AHA 2021)에서 발표된 핏빗 연구는 2019년 발표된 애플워치 연구와 디자인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먼저 두 연구 모두 심방세동을 진단받지 않은 22세 이상 일반인을 모집했다. 핏빗 연구 참가자 수는 45만 5669명, 애플워치 연구는 41만 9297명으로 유사하다. 평균 나이는 각 41세와 47세였다. 

차이점은 애플워치 연구와 달리 핏빗 연구는 코로나19(COVID-19) 대유행 기간인 2020년 5~10월에 참가자를 원격으로 모집한 것이다. 또 여성 참가자는 핏빗 연구가 71%로, 애플워치 연구 42%보다 비율이 높았다.

핏빗 연구에서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으로 불규칙한 심장박동이 확인된 참가자는 애플리케이션과 이메일을 통해 알람을 받았고, 원격의료 전문가(telehealth professional)와 만나도록 공지 받았다. 전문가와 만난 참가자들은 스마트워치 또는 피트니스 트래커와 함께 일주일 동안 착용할 심전도 패치(ECG patch)를 받았다.

애플워치 연구도 애플워치를 사용하며 불규칙한 심장박동 알람을 받은 성인에게 심전도 패치를 제공해 스스로 착용하도록 했다. 두 연구 모두 일상생활에서 심전도 패치를 착용 후 반납하도록 했으며, 이들에 대해서만 심방세동 양성 예측도를 평가했다. 

심방세동 양성 예측도, 핏빗 98% vs 애플워치 84%

핏빗 연구의 전체 참가자 중 불규칙한 심장박동 감지 알람을 받은 성인은 1.0%에 해당하는 4728명이었다. 65세 이상의 고령은 3.6%로, 65세 미만(0.7%)보다 많았다. 남성은 2.1%, 여성은 0.6%로 성별에 따른 차이가 확인됐다. 

이 중 원격의료 전문가를 방문한 참가자는 1671명이었고 1409명이 심전도 패치를 제공받았다. 심전도 패치를 반환한 참가자는 1162명이었으며 1057명의 심전도 패치 모니터링 데이터가 분석에 포함됐다. 

최종적으로 심전도 패치 모니터링에서 심방세동이 발견된 참가자는 340명이었다. 이는 불규칙한 심장박동 감지 알람을 받은 참가자의 32.2%에 해당하는 결과다. 

▲Apple Heart Study와 Fitbit Heart Study 연구 디자인 및 결과 비교.
▲Apple Heart Study와 Fitbit Heart Study 연구 디자인 및 결과 비교.

이를 바탕으로 평가한 1차 목표점인 심방세동에 대한 알고리즘의 양성 예측도는 98%로 조사됐다. 참가자가 웨어러블 기기와 심전도 패치를 동시에 착용한 상태에서 알고리즘을 실행할 때 심방세동 감지 알람이 실제 심방세동을 정확하게 식별한 경우가 98%라는 의미다.

이와 유사하게 심방세동에 의한 뇌졸중 위험이 높은 65세 이상의 고령에서도 양성 예측도는 97%로 평가됐다. 

애플워치 연구에서 불규칙한 심장박동 감지 알람을 받은 성인은 0.52%인 2161명이었다. 65세 이상 고령은 3.1%로 핏빗 연구 결과와 비슷했다.

이와 함께 애플워치 연구에서 불규칙한 심장박동이 감지된 참가자 중 심전도 패치 모니터링에서 심방세동이 발견된 비율은 34%로 핏빗 연구와 유사했다. 심전도 패치를 반납한 450명 중 153명이 심방세동으로 진단된 결과다. 

그러나 심방세동 양성 예측도는 애플워치 연구가 84%로, 98%였던 핏빗 연구와 비교해 낮았다. 

"새로운 알고리즘, 진단되지 않은 심방세동 확인에 적용 가능"

종합하면, 애플워치 연구에 이어 핏빗 연구에서 활용한 알고리즘으로 질병 진행 초기에 심방세동을 감별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Lubitz 교수는 "연구에서 활용한 알고리즘은 진단되지 않은 심방세동을 식별하는데 적용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심방세동 환자는 장애가 있는 뇌졸중 발생 등과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이 발생하기 전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Lubitz 교수는 "진단되지 않은 심방세동 대부분은 잠자는 동안 발생했고 이는 무증상으로 추정된다"면서 "알고리즘은 사용자가 신체적으로 활동하지 않을 때 가장 활성화되므로, 수면 중에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해야 가장 큰 혜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두 연구에서 불규칙한 심장박동 감지 알람을 받은 참가자가 심전도 패치 착용을 요청한 경우는 약 3명 중 1명에 불과하다는 한계가 있다. 게다가 애플워치 연구 결과가 심방세동에 대한 외래환자 방문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와 함께 웨어러블 기기에 적용한 알고리즘으로 심방세동을 선별할 경우 실질적인 뇌졸중 위험 감소가 나타나는지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

미국 듀크대 메디컬센터 Sana M. Al-Khatib 교수는 "우리는 선별을 통해 심방세동을 찾을 수 있으며, 심방세동 환자는 예후가 악화된다는 것도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치료로 이들의 예후를 변화시킬 수 있는지는 알 수 없다. 핏빗 연구 방식으로 심방세동을 식별할 경우 환자 관리가 변화하는지는 이번 연구가 말해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Lubitz 교수는 "새로운 알고리즘으로 불규칙한 심장박동이 감지된 참가자는 연이어 진행한 심전도 패치 모니터링에서 심방세동 위험 상승 가능성이 있고 임상평가에서 상당한 부담이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번 결과에 따르면, 알고리즘이 적용된 기기 중 하나를 착용한 사람은 불규칙한 심장박동에 대한 알람을 받으면 심방세동 발생 가능성이 컸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면 의료진에게 연락해 심전도 정밀검사를 요청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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