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 2022] PACIFIC-STROKE·PACIFIC-AMI 임상2상 결과 공개
PACIFIC-AMI, 50mg 투약 시 FXIa 90% 이상 억제…허혈성 사건 감소 없어
PACIFIC-STROKE, 1차 유효성 목표점 달성 실패…출혈 위험 증가하지 않아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새로운 경구용 항응고제로 기대를 모은 바이엘의 제11혈액응고인자(Factor XIa, FXIa) 억제제 아순덱시안(BAY2433334)이 안전성 평가에서는 합격점을 받았지만 효과에서는 물음표가 달렸다.

26~29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22)에서는 아순덱시안의 PACIFIC-AMI와 PACIFIC-STROKE 임상2상 결과가 나왔다.

PACIFIC-AMI는 급성 심근경색 환자를, PACIFIC-STROKE는 비심인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를 모집해 아순덱시안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했다.

PACIFIC-AMI, 허혈성 사건 발생률 비슷…"발생 수 적었기 때문"

PACIFIC-AMI는 아순덱시안 등 FXIa 억제제가 심근경색 발생 이후 유의한 출혈 위험 증가 없이 허혈성 사건 발생을 막을 수 있는지 조사한 임상2상이다.

결과에 따르면, 심근경색 이후 아순덱시안 50mg 투약 시 출혈 위험이 증가하지 않았고 FXIa가 90% 이상 억제됐다. 

▲미국 듀크의대 John Alexander 교수는 26~29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22)에서 아순덱시안의 PACIFIC-AMI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FXIa는 FXI가 혈전증에 중요하지만 지혈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근거가 쌓이면서 새로운 항응고제 타깃으로 주목받는다. 기존 연구에 의하면 FXI가 결핍된 사람들은 출혈 경향이 적은 것으로 조사돼, 이를 표적한 치료제를 통해 유사한 효능을 더 안전하게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FXIa 억제제는 지혈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아 출혈을 유발하지 않으며, 혈전증과 이로 인한 허혈성 사건 재발을 예방할 것으로 예상된다. 

PACIFIC-AMI 임상2상은 급성 심근경색 이후 이중항혈소판요법(아스피린+P2Y12 억제제)를 진행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아순덱시안 10mg, 20mg, 50mg 1일 1회 복용의 약력학적, 효능, 안전성을 평가했다.

14개국 157곳에서 5일 이내에 심근경색이 발생한 45세 이상 환자 1600명이 연구에 모집됐다. 전체 환자군은 아순덱시안 10mg(400명), 20mg(400명), 50mg(400명) 그리고 위약군(400명)에 무작위 배정됐다. 중앙값 나이는 68세였고 23%가 여성이었다. 

대부분 환자(99%)가 심근경색 치료를 위해 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PCI)을 받았다. P2Y12 억제제로 투약한 치료제는 프라수그렐 또는 티카그렐러가 80%로, 클로피도그렐(20%)보다 많았다. 전체 환자군은 6~12개월 동안 치료받았고, 추적관찰(중앙값) 기간은 368일이었다.

분석 결과, 4주째 FXIa 활성은 등록 당시와 비교해 아순덱시안 10mg군 70%, 20mg군 80%, 50mg군 90% 이상 억제돼 치료 용량이 늘어날수록 억제 효과가 컸다.

그러나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스텐트 혈전증을 종합해 평가한 1차 유효성 목표점은 아순덱시안 10mg군 6.8%(27건), 20mg군 6.0%(24건), 50mg군 5.5%(22건), 위약군 5.5%(22건)로, 치료에 따른 허혈성 사건 발생률은 차이가 없었다. 

단, 주요 안전성 목표점인 표준화된 출혈기준(BARC) 유형 2, 3, 5에 해당하는 출혈 발생률은 아순덱시안 10mg군 7.6%, 20mg군 8.1%, 50mg군 10.5%, 위약군 9.0%로 비슷했다. 

연구 결과를 발표한 미국 듀크의대 John Alexander 교수는 "임상2상에서 아순덱시안의 출혈 위험이 의미 있게 증가하지 않았다"며 "이번 연구에서 아순덱시안이 위약보다 허혈성 사건 발생을 유의하게 줄이지 않았지만, 사건이 적게 나타났기 때문에 아순덱시안이 허혈성 사건에 미치는 영향은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와 유전 및 전임상 연구를 근거로, 급성 심근경색 이후 환자에게 아순덱시안이 잠재적으로 안전한 치료제인지 확인하기 위한 충분한 규모의 임상3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PACIFIC-STROKE, 아순덱시안 50mg군 허혈성 뇌졸중 재발·TIA↓

PACIFIC-STROKE는 비심인성 허혈성 뇌졸중 2차 예방을 위해 항혈소판제와 아순덱시안을 병용했을 때 유효성과 안전성을 위약과 비교한 첫 무작위 연구다. 

최종 결과에 따르면, 아순덱시안은 연구의 1차 유효성 목표점 달성에 실패했다. 하지만 일부 환자군에서는 출혈 위험 증가 없이 허혈성 뇌졸중 재발 및 일과성 허혈발작 발생을 줄였다. 

▲캐나다 맥마스터대학 인구보건연구소 Ashkan Shoamanesh 교수는 아순덱시안의 PACIFIC-STROKE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비심인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의 약 6%는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는 치료를 진행하더라도 1년 이내에 다른 뇌졸중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뇌졸중 2차 예방을 위한 더 효과적인 치료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항혈소판제와 항응고제 병용요법은 이중 경로를 억제해 뇌졸중 2차 예방 효과가 클 것으로 추정되지만, 현재 임상에 도입된 경구용 항응고제는 출혈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와 달리 아순덱시안 등 FXIa 억제제는 출혈 위험 증가 없이 혈전증을 예방하는 새로운 항응고제로 주목 받는다. 

PACIFIC-STROKE 임상2상은 급성 비심인성 허혈성 뇌졸중 이후 뇌졸중 2차 예방을 위한 아순덱시안의 효과 및 안전성, 그리고 최적 용량을 파악하고자 진행됐다. 

23개국 196곳에서 비심인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 1808명이 모집됐다. 이들은 48시간 이내 아순덱시안 10mg(455명), 20mg(450명), 50mg(447명) 1일 1회 복용군 또는 위약군(456명)에 무작위 배정됐고 항혈소판제 치료를 병행했다. 평균 나이는 67세였고 34%가 여성이었다. 모든 참가자는 등록 당시와 6개월 이후 뇌MRI를 촬영했으며, 추적관찰은 6~12개월 동안 이뤄졌다.

1차 유효성 목표점은 6개월 시점에 MRI에서 확인한 무증상 뇌경색 또는 허혈성 뇌졸중 재발 등을 종합해 평가했다.

그 결과, 1차 유효성 목표점 발생률은 아순덱시안 10mg군 18.9%(86건), 20mg군 22%(99건), 50mg군 20.1%(90건)였고 위약군은 19.1%(87건)로 치료에 따른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어 사후 탐색적 분석에서 전체 추적관찰 10.6개월(중앙값) 동안 허혈성 뇌졸중 재발 또는 일과성 허혈발작은 아순덱시안 10mg군 7.7%(35건), 20mg군 6.2%(28건), 50mg군 5.4%(24건), 위약군 8.3%(38건)에서 발생했다. 

이를 토대로 평가한 아순덱시안 50mg군의 허혈성 뇌졸중 재발 또는 일과성 허혈발작 발생 위험은 위약군 대비 36% 유의하게 낮았다(HR 0.64; 90% CI 0.41~0.98). 특히 두개외 또는 두개내 죽상경화반이 있는 환자에서 위약군 대비 아순덱시안 50mg군의 위험이 61%로 가장 크게 감소했다(HR 0.39; 90% CI 0.18~0.85). 이와 달리 아순덱시안 10mg군과 20mg군은 위약군과 의미 있는 위험 차이가 없었다. 

아울러 1차 안전성 목표점인 12개월 시점의 주요 또는 임상적으로 관련된 비주요 출혈 발생률은 아순덱시안군 3.9%, 위약군 2.4%로 두 군 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HR 1.57; 90% CI 0.91~2.71).

연구를 진행한 캐나다 맥마스터대학 인구보건연구소 Ashkan Shoamanesh 교수는 "임상2상은 아순덱시안을 뇌졸중 2차 예방을 위한 치료로 임상에 적용하기 전 선별된 환자군을 대상으로 뇌졸중 예방 가능성을 평가하는 연구가 더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면서 "이번 결과는 비심인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항혈소판제에 아순덱시안을 추가하는 치료에 대한 임상3상의 기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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