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협 신임 회장, 직전 집행부 부회장 역임한 강민구 후보 당선
필수의료·전공의 노조 계획 밝혀...집행부에 필수과 전공의 참여

제26기 대전협 신임 강민구 회장

[메디칼업저버 김나현 기자] 제26기 대한전공의협의회 신임 회장이 71%라는 득표율로 당선됐다.

직전 집행부에서 부회장을 역임한 후 새롭게 회장을 맡게 된 강민구 신임 회장(고려의대 예방의학과 R2)는 중점 사안으로 '전공의 수련 국가책임제'를 꼽았다.

재원 확보를 위한 대정부 전략은 전공의의 교육자로서의 성격, 환자 안전 위해 등으로 구체화할 전망이다.

대전협 제26기 회장 선거에서는 기호2번이었던 강민구 후보(3787표, 70.87%)가 기호1번 주예찬 후보(1549표, 29.03%)를 이겼다. 비율차이는 약 50%로 압도적인 표차라고 볼 수 있다.

전체 선거 대상 투표율도 선거인 수 1만 429명 중 5336명이 참여했다. 투표율은 51.16%로 전년 35.8%보다 10%p 넘게 증가했다.

 

"지난 1년간 경험 바탕, 연속성 있는 회무 이어갈 것"

대전협을 이끌게 된 강 회장으로부터 출마 계기, 핵심 회무, 방향성 등을 들어봤다.

앞서 강 회장은 수련환경 개선에 관심을 갖고 직전 집행부 부회장으로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회장은 "일년 동안 전공의 수련 국가책임제, 재난 상황에서 수련환경 보호, 입원전담전문의 확충 등 정책제안서에 담긴 내용을 정리하고 연속성 있는 회무를 이어가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COVID-19) 최전선에서 의료진이 한계 상황에서 일해온 만큼 이제는 전공의 처우 개선을 말할 시점이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핵심은 전공의 수련 국가 책임제다.

강 회장은 "36시간 연속근무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전공의는 주당 2~3회의 36시간 연속근무를 감내하며 수당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며 "종합병원 내 전문의 추가 채용으로 한계노동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도 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장기적으로는 전공의법에 명시된 종합계획에 처우개선이 포함돼야 한다. 그것이 중증현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의료진에 대한 국가의 기본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대전협은 필수 및 중증 의료 관련 정책에서 목소리를 내기 위해 필수과 전공의를 차기 집행부에 대거 합류했다. 또 '필수의료전공의네트워크'를 집행부 산하 위원회 형식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강 회장은 "차기 집행부는 약 20명으로 구성됐고 조만간 공개 모집으로 외연을 확장할 생각이다. 필수과 전공의만 섭외한 것은 아니지만, 업무 특성상 필수 및 중증 의료 관련 정책에 의견을 개진할 일이 잦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 의견을 잘 알고 있는 필수과 전공의 의견을 적극 취합하고 구체화할 생각"이라며 "필수의료전공의네트워크 주요 기능은 의사소통에 있다. 근무 여건상 집행부에 참여하기 어려운 전공의들의 의견을 집행부가 추진하는 정책에 담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간호사 사망사건으로 필수의료에 대한 정부 관심이 커지고는 있지만 급여체계 개편, 재원마련 등을 위한 대정부 설득 전략도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강 회장은 "일단 쉽지 않은 일이 분명하다"고 운을 띄웠다. 그럼에도 당사자가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논의가 촉발될 가능성도 없다는 설명이다.

강 회장은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실 및 정부 관계부처와 소통을 늘려나갈 생각이다. 복지위 소속 의원실 및 관계부처에서도 전공의의 열악한 처우에 대해 2020년 이후 대체로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표상황실에서 당선 소감을 발표하고 있는 강민구 신임 회장
개표상황실에서 당선 소감을 발표하고 있는 강민구 신임 회장

36시간 연속근무 형태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목소리를 높였다. 36시간 연속근무는 의료업 및 화물운수업 등 특수 직종 외에는 존재하지 않는 형태이며, 환자안전 및 의료인 과로사 예방에 있어서도 개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강 회장은 "36시간 연속근무 제도 개편은 혜택을 입는 집단이 더 많다. 공공성을 고려한 설득 전략을 마련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36시간 연속근무 개선 논의를 통해 24시간 이후 연속 업무에 대한 수당 신설논의를 촉발하겠다"고 피력했다.

재원 마련과 관련해선 입원전담전문의제도 도입, 다수의 해외 사례 등을 제시했다.

강 회장은 "입원전담전문의제도 수가 신설 등 특정 목적을 위한 제도 사례가 있다"며 "교육자 성격을 고려해 전공의 수련비용 지원을 위한 정부 지원금 또는 보험수가 마련 등 명분을 구축해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공의 노조 설립 관련 행사 및 사업 추진 계획

전공의 노조 설립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지만 마찬가지로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강 회장은 "계약직 4~5년으로 구성된 전공의 노조 설립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병원별 노조를 설립하려면 노조위원장을 맡아줄 개별 병원의 전공의 대표를 물색해야 한다"며 "이것부터 쉬운 과정이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우선 대전협 또는 개별병원 전공의협의회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인원 확장을 도모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대전협은 다양한 행사 및 사업을 추진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논의나 움직임이 구체화될 경우 대전협은 개별 병원의 노동조합 설립 절차 및 예산지원 역할을 하게 된다.

강 회장은 "현재 설립 절차 자체가 어려워 설립을 못하는 것은 아닌 상황이다. 다만 여러 현실적 여건으로 구체화할 계획 및 설립 타이밍을 고려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큰 표차로 당선된 것에 대해서는 직전 집행부와의 연속성, 타 후보자간의 차별성 등을 이유로 들었다.

강 회장은 "회원 대상 복지사업은 계승 및 확대하겠다. 회원들의 관심을 촉발하려면 외연을 확장하고 다양한 정체성 유입을 촉발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기작성된 정책제안서도 수정보완해 지속적으로 협의하겠다. 71% 득표율을 얻은만큼 대표성 있는 회무를 이끌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