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부 김나현 기자
취재부 김나현 기자

[메디칼업저버 김나현 기자] 초등학생부터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라고 배운 기억이 난다. 선거는 대표자를 선출하고 자신의 의견을 대표자를 통해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총선과 대선 등 굵직한 정치적 이슈가 있을때면 사전투표는 물론 시간대별 투표율이 실시간으로 언론에 중계된다. 주변을 살펴보면 투표를 꾸준히 해온 사람은 꼭 투표를 하고, '내 한표쯤이야'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은 그저 쉬는 날로만 인식하는 경향이 짙다.

의료계도 투표를 기반으로 한 회장 선출이 다수 있다. 대한의사협회(임기 3년), 대한간호조무사협회(임기 3년), 대한전공의협의회(임기 1년) 등이 그 중 하나다.

최근 젊은 의사들이 모인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새로운 회장을 선출했다. 2020년 3년만에 경선으로 이뤄진 후, 2021년과 2022년 3년 연속 후보 경선이 이어졌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지만 전공의 단체의 회장 투표율은 유독 고무줄같았다. 올해는 유권자의 절반이 넘는 51.16%가 투표했다. 이는 전년도에 기록했던 35.8%보다 16%p가 상승한 결과다.

대전협은 투표가 진행된 5일 동안 매일 저녁 6시에 누적 투표율을 기자들에게 송부했다. 2일차에 30%가 넘었고, 4일차에는 43%를 기록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의료계 총파업이 있었던 2020년(제24대) 투표율은 어땠을까. 65.97%로 직전인 제23대 투표와 비교해 15%p가 높았고, 이는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기록이기도 하다.

공공의대 설립, 의대 증원 등 정부 정책에 전공의들이 주도적으로 파업을 이끌고 이 과정에서 잡음도 생기며 단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일 것이다.

시간을 더 돌려보면 제21대 대전협 회장이었던 안치현 전 회장은 30.9%라는 투표율로 당선됐다. 직전 기동훈 전 회장의 선거 투표율은 28%로 30%대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안치현 전 회장이 내놓은 타개책은 전자투표방식 도입이었다. 전자투표가 처음으로 도입된 후 진행된 제22대 선거는 전년보다 투표율이 10%p 늘었다.

대전협에 따르면 이번 제26대 회장선거 최종 투표율(51.16%)에서 스마트폰(인터넷)방식은 48.67%, 문자투표 1.44%, PC방식은 1.05%다. 젊은의사들답게 스마트폰이 대세로 자리잡은 모습이다. 향후 선관위는 이를 더욱 활용해야 한다,

최근 3년만 두고 봐도 30%p가 오르내린 대전협 회장 선거 투표율. 제26대 강민구 회장은 "선관위에서 투표를 적극적으로 독려해줬다"고 높은 투표율의 원인을 설명했다.

전공의들이 계약직 4~5년으로 구성된 탓에 전공의 회장 임기 또한 1년으로 짧다는 점은 아쉽다. 그러나 간호법, 진료보조인력, 필수인력 등 현재 의료계의 핵심 이슈와 전공의는 매우 밀접하다. 이는 전공의들도 잘 아는 사실일 것이다.

강 회장은 "경선에서 71%의 득표율을 얻은만큼 대표성있는 회무를 이끌고 싶다"는 말도 전했다. 회원들의 득표율·투표율이 회장의 대표성을 담보하는 것이다. 누구든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 비판할 권리가 없음도 당연하다.

선거의 편리성도 담보된만큼 내년, 그리고 내후년에도 진행될 차기 회장 선출 과정에서 공약과 후보에 대한 전공의들의 높은 관심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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