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5~12세 아동까지 적응증 확대 승인
임상연구서 독감 증상 완화 및 예방 효과 입증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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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독감 치료제 조플루자(성분명 발록사비르마르복실)가 사용 연령을 5세까지 확대하면서 개발사 로슈가 과거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2019년 국내 도입된 조플루자는 인플루엔자 증상 발현 후 48시간 이내에 단회 경구투여하는 게 장점이다. 5일간 경구투여해야 효과를 볼 수 있는 타미플루(오셀타미비르)와 비교해 증상 개선까지 필요한 시간도 큰 차이가 없는 점도 강점이다.

그러나 조플루자는 국내 허가 이후 소아 적응증을 획득하지 못해 기존 타미플루를 완전히 대체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런 가운데 미국식품의약국(FDA)이 5~12세 소아에게도 적응증을 확대하면서 시장 변화가 감지된다. 

특히 업계에 따르면 한국에서도 조플루자의 소아 적응증 확대에 도전하면서, GC녹십자와 1회 투여 독감 치료제 시장 경쟁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FDA, 조플루자 '소아' 적응증 승인

이미지 출처 : 한국로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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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FDA는 5~12세 소아 인플루인자 환자 치료를 위해 조플루자의 적응증 확대를 승인했다.

승인은 2건의 임상3상 결과가 기반이다. 우선 miniSTON-2 연구에서는 조플루자가 소아 환자의 증상을 완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는 인플루엔자를 진단받은 1~12세 소아 173명이 포함됐다. 이들은 5~12세 미만 소아환자군과 1~5세 미만 소아환자군 두 집단으로 동시 모집됐다.

이들은 5일 동안 1일 2회 조플루자 투여군과 타미플루 투여군에 2:1 무작위 배정돼 치료를 받았다.

29일 추적관찰 결과, 조플루자 투여군 46.1%에서 이상반응이 발생, 타미플루 투여군(53.4%)과 유사했다. 

흔하게 발생한 이상반응으로는 구토와 설사였고, 사망을 비롯한 심각한 이상반응이나 입원 등은 발견되지 않아 1차 목표점을 달성했다.

2차 목표점으로 설정한 효능 측면에서도 조플루자는 타미플루와 유사했다.

조플루자 투여군의 증상 완화(체온 37.2도 이하)까지의 시간은 138.1시간(95% CI 116.6~163.2)으로 타미플루 투여군 150시간(95% CI 115.0~165.7)과 비슷했다.

연구팀은 "조플루자는 내약성이 좋고 급성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소아 환자의 증상 완화에 효과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조플루자는 소아 환자의 독감 예방에도 효과적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2018~2019년 일본에서 인플루엔자가 확인된 지표환자 545명의 환자와 752명의 가족 접촉자를 대상으로 조플루자의 예방 효능을 평가했다.

752명의 환자는 조플루자 투여군과 위약군에 무작위 배정됐다. 이들 중 73.6%는 12세 미만이었다. 

연구 결과, 평가 가능한 749명의 환자 중 인플루엔자 발병률은 조플루자 투여군이 1.9%로, 위약군 13.6%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았다(95% CI 0.06~0.30; p<0.001).

이상반응 발생률은 두 그룹에서 각각 22%, 20.%로 유사했다. 

연구팀은 "조플루자는 인플루엔자 환자의 가정 접촉자로부터 감염을 예방하는데 상당한 효능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도 사용연령 확대 도전...시장 장악 가능할까

이런 가운데 조플루자는 한국에서도 적응증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이면서 관심이 모인다. 

조플루자가 1회 복용 독감 치료제로서의 효능을 보였지만, 소아 적응증을 획득하지 못해 5일 동안 복용해야 하는 타미플루를 완벽히 대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 현재 국내에서 조플루자는 성인, 12세 이상 청소년의 인플루엔자 A형 또는 B형 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에 사용 가능하다. 

직접 경쟁자는 GC녹십자의 페라미플루(페라미비르)다. 이 약물 역시 1회 복용 인플루엔자 치료제이기 때문이다.

두 제품은 각각의 단점을 안고 있다. 

조플루자는 1회 투여 경구용 인플루엔자 치료제지만, 소아 적응증을 보유하지 못해 특허가 만료된 타미플루를 완벽히 대체하지 못한 상태다. 페라미플루도 1회 투여 인플루엔자 치료제인 부분은 같지만, 주사제라는 점이 한계다.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2019년 타미플루의 74억원이었지만, 특허만료로 인한 제네릭 의약품 시장 진입으로 2020년 41억원, 2021년 1억원으로 감소했다. 기대를 모았던 조플루자 역시 이 기간동안 별다른 매출을 올리지 못했다. 

페라미플루 역시 2019년 7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2020년 41억원, 2021년 2억원으로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

이는 각 제품의 한계에 더해 2019년 이후 발생한 코로나19(COVID-19) 사태가 겹친 탓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시장 위축이 점차 해소되고 있어 앞으로 시장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향후 투약 편의성을 높인 제품들의 가세로 치열한 마케팅 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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