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연구팀, NAFLD와 비NAFLD 환자의 치매 발생 위험 비교
5년 후 치매 진단, NAFLD군 5.0% vs 비NAFLD군 4.6%
혈관성 치매 발생 위험 더 높아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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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간의 염증이 치매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7월 13일 Neurology에 비알코올성 지방간(NAFLD) 있을 때 치매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특히 심혈관질환이나 뇌졸중이 동반됐을 때 치매 발생 위험이 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Ying Shang 교수 연구팀은 1987년~2016년 정부의 환자 등록 사이트인 NPR을 이용해 65세 이상 NAFLD로 확인된 환자 3000명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NAFLD군(n=2898)을 선정하고, 연령, 성별, 거주하는 지역 등을 매칭해  비 NAFLD군(n=2만8357)을 배치했다. NAFLD군의 평균 연령은 70세, 참여한 환자 중 55.1%가 여성이었다. 

보정 위험비(aHR) 및 95% 신뢰구간은 콕스회귀 분석을 사용해 측정했다. 

간의 염증과 치매는 어떻게 연결됐나?

5년 동안 추적관찰한 결과, NAFLD군 145명(5.0%), 비 NAFLD군 1291명(4.6%)이 치매 진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aHR은 1.86(95% CI, 1.55~2.25)이었다. 

NAFLD와 치매의 관련성은 대사성질환, 우울증, 뇌졸중 등을 보정했을 때 aHR 값은 감소했지만, 여전히 통계적으로 유의한 부분은 눈여겨 봐야 한다(aHR, 1.3; 95% CI, 1.1~1.72).

세부 데이터를 보면, NAFLD 시 치매 발생 aHR 1.38(1.10~1.72), 혈관성치매 1.44(.96~2.23)였다. NAFLD 및 심혈관질환이 있을 때는 1.50(1.08~2.05), NAFLD 및 뇌졸중 2.60(1.95~3.47), NAFLD 및 알츠하이머병이 동반됐을 때는 1.15(0.78~1.70)로 분석됐다. 

모든 원인에 의한 5년 동안의 치매 발생은 NAFLD군 3.6%, 비NAFLD군 2.05로 NAFLD군이 더 높았다. 

연구팀은 NAFLD군 환자를 대상으로 NAFLD, 심혈관질환, 뇌졸중, NAFLD+뇌졸중이 있는 환자의 위험비도 분석했다. 

그 결과, 심혈관질환과 뇌졸중이 있을 때 위험비가 두 배로 증가하는 것을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NAFLD 1.42(1.10~1.82), 심혈관질환 1.90(1.43~2.53), 뇌졸중 2.12(1.64~2.74), NAFLD+ 뇌졸중 3.04(1.61~5.74)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 NAFLD가 치매 특히 혈관성 치매 발생과 관련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NAFLD가 혈관 경로를 통한 인지장애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이어 "NAFLD 환자, 특히 심혈관질환이 동반된 환자의 초기 인지검사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했다"며 "치매 발생을 줄이기 위해 NAFLD의 초기 치료 및 타깃 치료와 심혈관 동반질환의 위험 요소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NAFLD 진단 시 치매 검사도 해야할까?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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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독일 마인츠대학 Jorn Schattenberg 교수는 혈관성 치매의 aHR이 가장 높다는 것은 NAFLD 및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등이 간외(extrahepatic) 결과에도 영향을 준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Schattenberg 교수는 "NAFLD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며 "앞으로 1차 및 2차 치료 기관에서 NAFLD를 식별하고, 환자에게 위험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하이파대학 Galit Weinstein 교수도 노인의 뇌 건강과 NAFLD는 연결돼 있어 이번 연구 결과는 매우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Weinstein 교수는 "치매는 진단받은 이후 치료는 매우 어렵다. 따라서 치매 발병에 이전에 치료 가능한 건강 상태를 식별하는 것이 치매 예방을 위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도 NAFLD와 치매 관련성 연구 진행  

국내에서도 NAFLD와 치매 발생 위험에 대한 연구가  한창이다. 

올해 4월 보라매병원 김원 교수(소화기내과) 연구팀이 2009년부터 2010년까지 건강검진을 받은 60세 이상 성인 60만8천994명을 분석한 결과도 이번 논문과 궤를 같이 한다. 

연구팀은 환자들을 NASH 진단 지표인 '지방간 지수'(FLI·Fatty Liver Index) 정도에 따라 세 그룹으로 분류한 뒤 그룹별 치매 발병률을 비교·분석했다.

연구 결과, 참가자 7%에 해당하는 4만8614명에서 치매가 발병했고, 이때 높은 지방간 지수가 노년기 치매 발병 위험을 높이는 독립적인 위험 인자로 확인됐다. 치매 발병에 영향을 줄 만한 연령과 성별, 흡연 등 외부 요인을 배제하고 조정한 결과다.

또 지방간 지수가 낮으면 치매 발병 위험이 감소하고, 지방간 지수가 높으면 치매 발병 위험이 유의하게 상승하는 경향도 확인됐다.

김원 교수는 "간 기능이 저하되면 치매 원인 물질로 알려진 '아밀로이드-β(Aβ) 단백질'의 축적을 막는 '저밀도 지단백질 수용체 관련 단백질(LRP-1)' 생성이 감소하는 게 치매 발병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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