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합의문 "TNF 억제제, 염증성 장질환 환자 동맥질환 위험 감소와 연관"
프랑스 연구팀, 동맥질환 병력 있는 염증성 장질환 환자 코호트 분석
TNF 억제제·티오퓨린 투약 시 동맥질환 재발 위험 유의하게 감소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TNF 억제제가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급성 동맥질환 발생을 막는 치료제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TNF 억제제는 지난해 발표된 국제 합의문에서 IBD 환자의 동맥질환 위험 감소와 연관된 치료제로 이름을 올린데 이어, 최근 연구에서 동맥질환 병력이 있는 환자의 재발 위험도 낮출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염증성 장질환, 급성 동맥질환 발생 위험 높은 질환

염증성 장질환 환자는 동맥경화증으로 진행되는 만성 전신 염증으로 인해 급성 동맥질환 발생 위험이 높다. 

프랑스 국립병원 퇴원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크론병 환자의 급성 동맥질환 발생 위험은 1.35배, 궤양성 대장염 환자는 1.10배 높았다(Gut 2018;67(7):1261~1268).

특히 TNF 수치 증가는 관상동맥질환 그리고 허혈성 뇌졸중 발생과 양의 상관관계가 있었다(EBioMedicine 2020;59:102956).

TNF 억제제는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급성 동맥질환 발생을 막는 보호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2020년 프랑스 염증성 장질환 환자 18만여 명을 분석한 코호트 연구 결과, TNF 억제제 투약군은 치료받지 않은 이들과 비교해 급성 동맥질환 발생 위험이 21% 의미 있게 낮았다. 이 연구에서 면역조절제인 티오퓨린은 급성 동맥질환 발생 위험을 유의하게 낮추지 못했다(Gut 2020;69(5):852~858).

이 같은 연구 결과를 근거로 지난해 발표된 국제 합의문에서는 TNF 억제제가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동맥질환 발생 위험 감소와 연관됐을 수 있다고 명시했다(Nat Rev Gastroenterol Hepatol 2021;18(12):857~873). 

하지만 동맥질환 병력이 있는 염증성 장질환 환자에게서도 TNF 억제제가 동맥질환 재발을 막을 수 있을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프랑스 성안토니오병원 Julien Kirchgesner 박사 연구팀은 전국 단위 코호트를 토대로 염증성 장질환 환자에서 TNF 억제제와 티오퓨린이 급성 동맥질환 재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다.

연구 결과는 Clinical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 7월 13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동맥질환 재발 위험, TNF 억제제 25%↓·티오퓨린 24%↓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2009~2018년 프랑스 건강보험제도 데이터베이스에서 확인된 급성 동맥질환 병력이 있는 염증성 장질환 환자 총 2만 7185명의 데이터가 분석에 포함됐다. 평균 나이는 66세였고 남성이 62%를 차지했다.

염증성 장질환 환자 중 37%는 크론병, 63.4%는 궤양성 대장염 환자였다. 평균 유병기간은 약 6년이었다.

염증성 장질환 환자가 경험한 급성 동맥질환은 허혈성 심질환 66.2%, 뇌혈관질환 26.9%, 말초동맥질환 14.7%를 차지했다.

이들 중 82.8%는 TNF 억제제 또는 티오퓨린 치료를 받지 않았고, 9.5%가 TNF 억제제를, 11.6%가 티오퓨린을 투약했다. 두 가지 치료제를 병용한 환자군은 0.5%에 그쳤다.

추적관찰 4년(중앙값) 동안 급성 동맥질환이 재발한 환자는 6865명으로 1000인년당 발생률은 56.4명이었다. 재발한 급성 동맥질환 중 허혈성 심질환은 56.7%, 말초동맥질환은 22.7%, 뇌혈관질환은 20.6%를 차지했다.

1000인년당 재발한 급성 동맥질환 누적 발생률은 두 가지 치료제에 노출되지 않은 군이 53.8명, 티오퓨린 투약군이 45.2명, TNF 억제제 투약군이 39.1명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급성 동맥질환 재발 위험을 평가한 결과, 두 가지 치료제에 노출되지 않은 군과 비교해 TNF 억제제 투약군은 25%(HR 0.75; 95% CI 0.63~0.90), 티오퓨린 투약군은 24%(HR 0.76; 95% CI 0.66~0.88) 유의하게 낮았다.

TNF 억제제와 티오퓨린 병용요법군도 급성 동맥질환 재발 위험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지만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 

하위분석에서 TNF 억제제 또는 티오퓨린 치료를 진행한 남성과 여성 간 급성 동맥질환 재발 위험 감소 정도는 비슷했다. 

하지만 나이에 따라서는 55세 이상보단 18~54세에서 TNF 억제제 투약 시 더 큰 급성 동맥질환 재발 위험 감소가 확인됐다. 

또 급성 동맥질환 재발 위험 감소는 TNF 억제제를 투약하는 크론병 환자와 티오퓨린을 투여한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게서 두드러졌다.

Kirchgesner 박사는 논문을 통해 "급성 동맥질환 병력이 있는 염증성 장질환 환자 대상의 전국 단위 코호트 연구 결과, TNF 억제제와 티오퓨린 치료는 급성 동맥질환 재발 위험 감소와 연관됐다"며 "이번 연구는 급성 동맥질환 병력이 있는 염증성 장질환 환자에서 TNF 억제제와 티오퓨린의 혜택-위험을 평가하기 위한 새로운 데이터를 제시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코넬대학 Dana Lukin 교수는 "기존 연구에서 TNF 억제제가 첫 동맥질환 발생 위험 감소와 연관된 것으로 조사됐지만, 재발 위험도 낮추는지는 보고되지 않았기에 이번 연구가 중요하다"며 "염증성 장질환 환자에게 심혈관계 사건이 발생했을지라도 효과적인 치료제로 염증성 장질환을 치료할 수 있음을 이번 연구에서 확인해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