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입원의학과 이인석 분과장

서울성모병원 입원의학과 이인석 분과장
서울성모병원 입원의학과 이인석 분과장

[메디칼업저버 김나현 기자] 입원전담전문의제도에 관심을 가진 병원들이 입원의학과를 만들기 시작했다. 지난 2020년 입원의학과를 개설한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도 그 중 하나다. 인하대병원과 용인세브란스병원에 이어 국내 상급종합병원 중 세 번째다. 

특히 서울성모병원은 혈액·종양환자 비율이 높은 입원환자 특성에 주목했다. 환자에 맞춘 세밀한 전문진료, 타과 협력을 위해 입원의학과 개설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성모병원은 입원의학과 정착과 원활한 진료협조를 위해 내과임상과장이 입원의학과 분과장을 겸임하고 있다. 성모병원 이인석 분과장(소화기내과)과 입원의학과 소속 입원전담전문의들을 만나 입원의학과의 개설 배경, 운영방식 등을 들어봤다.

① 병동 새바람 입원전담의 안착 키워드는 '미래'
② "입원전담의는 블루오션...수가·제도 유연화 필요"
③ "시작 단계인 입원의학과, 차별화된 진료·협력 강점"

-서울성모병원에 입원의학과를 만든 계기는?

2018년부터 전공의 특별법이 개정됐고, 내과 전공의 수련기간이 3년으로 줄었다. 전공의 근무시간 감소는 입원환자 진료 공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또 내과분과전문의 등 젊은 내과 전문의에게 입원환자 업무가 전가되면 분과전문의 교육도 파행을 겪어 내과의사 부족현상이라는 악순환을 가져올 수 있었다. 

이에 입원전담전문의 필요성에 동의했고, 2019년부터 서울성모병원에 적합한 입원의학과를 준비해왔다. 당시 시범사업으로 수가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병원에 먼저 지원을 요청했다.

-입원의학과 설립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전공의 5년차'가 아닌 같이 입원환자를 보는 전문의라는 인식이 부족했다. 일각에서는 내 환자를 빼앗아가는 것 아니냐는 거부감도 있었다. 환자 수와 연관되는 인센티브와 수당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의구심도 마찬가지였다. 

2년 동안 분과장 회의, 스탭 회의를 할 때마다 입원의학과를 어떻게 운영할지 설득했고, 다른 진료업무에 손해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입원의학과 정착을 위해 원내외 홍보 및 인지도 상승에 중점을 뒀다.

-서울성모병원 입원의학과 운영 방식, 타 과 협력체계를 설명해달라.

병원 특성상 종양 및 혈액암 환자가 내과계 입원환자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내과일반환자계 131병동, 종양환자를 위한 171병동, 혈액내과 191, 192병동으로 운영 중이다. 

입원전담전문의가 직접 주치의를 맡는 131병동은 입원시부터 입원을 의뢰한 과 교수와 협진 및 치료과정을 공유하면서 입원전담의가 치료계획을 수립하고 진행한다. 

입원의학과를 설립할 때 협진을 가장 중요시 했다. 원활한 진료협조를 위해 서울성모병원은 내과임상과장이 입원의학과 분과장을 겸임하고 있고, 분과 간 협진체계를 조율하는 업무를 주관하고 있다. 

환자 임상경과와 관련한 분야에서 입원전담의가 협진 진료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관련 과와 협진을 시행한다.

-입원전담전문의 지위, 독립적 역할을 위한 노력은?

본사업이 되면서 병원에서도 정책적, 행정적 지원을 하지만, 아직 입원의학과는 시작하는 단계다. 초반에는 입원전담전문의 지위를 맞추는 것이 어려웠다. 

성모병원은 근무 연한에 따라 전문의 등 호칭을 붙이고 있는데, 이에 따라 명칭과 복지를 유사하게 하도록 결정했다. 소위 말하는 전임 교수와 유사하게 근무환경과 지위가 보장되도록 했고 모니터링도 진행 중이다. 

113병동은 입원전담의가 입원진료 주치의로 임상권한을 가지고 진료를 하고 있다. 치료계획과 경과를 입원전담전문의가 주도해 환자 및 보호자 상담이 용이하고, 병실내 간호사와 의사소통도 잘되고 있다. 

우리 병원은 이미 입원의학과의 체계적인 구성과 역할을 확립해 운영하고 있으나, 개선해야 할 부분은 입원전담전문의와 상의해 성모병원에 적합하도록 개선할 예정이다.

서울성모병원 입원의학과 소속 전문의들이 이인석 분과장과 함께 
서울성모병원 입원의학과 소속 전문의들이 이인석 분과장과 함께 회의 중인 모습.

-입원전담전문의제도에 대한 환자 만족도는 어떤가?

조재호 전문의: 환자와 보호자 만족도를 직접 평가해본 적은 없다. 다만 순환근무를 하며 상대적으로 설명이 부족할 수 있는 전공의와 달리, 입원전담전문의는 환자들을 주치의처럼 계속 팔로우할 수 있다. 이 덕분에 환자와 라포 형성이 잘되고, 충분한 의학적 지식으로 설명해 환자들이 만족한다는 느낌은 받는다.

-입원의학과의 강점을 꼽는다면?

박홍민 전문의: 환자를 처음 만날 때 전문의들이 팀을 이루고 있고, 환자 상태를 공유하고 있다고 꼭 알린다. 내가 쉬는 날이어도 다른 입원전담전문의가 빈틈 없이 진료하기 때문에 환자도 안심한다. 팀웍으로 일을 하다 보니 늘 상의할 수밖에 없고 유기적이다.

이인석: 서울성모병원 입원의학과는 단순히 입원환자를 보는 전문의가 모인 과가 아니다. 성모병원은 특히 혈액·종양환자 입원비중이 높고 입원전담의의 차별화된 진료를 시행하는게 중요했다. 2년간 운영한 결과 신설 업무의 원내 정착, 다양한 과내 교육, 전공의 교육을 위해선 입원의학과 운영이 바람직했다.

-입원의학과 임상분과장을 맡으며 고민인 부분은?

양질의 입원전담전문의 꾸준한 확충이 가장 고민된다. 개인적으로 본원은 내과 전공의 수와 수련체계를 고려하면 내과계 입원환자의 반은 입원전담전문의가 진료하는 것이 적정하다고 생각한다. 

우수한 입원전담의를 선발하고 구성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입원의학과가 있어야 한다. 또 적정한 입원전담의 관리료의 개선, 입원전담의 지위보장 및 향상도 함께 고민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입원의학과 발전 목표는?

국내 입원환자 수를 보면 입원전담전문의제도는 필요할 수밖에 없는 제도다. 입원의학과도 우리나라에 생긴지 몇 년 안됐지만 역사이며 기록이다. 

내가 봤던 환자 기록이 모여서 가이드라인, 지침을 만들고 병원에 맞는 기록을 남겼으면 한다. 연구 및 논문작성, 학회에 능동적으로 참가하는 등 대외 학술적 활동을 장려할 것이다.

입원의학과가 전공의와 학생 및 의료보조인력에게 기본적인 입원진료를 담당하는 과로 성장하면 좋겠다. 코로나19로 쉽지 않았지만 향후 전공의 또는 의과대학 학생들도 입원의학과 병동에서 회진을 함께 다녀보는 등 교육이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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