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내과학회 입원의학연구회 신동호 회장

대한내과학회 입원의학연구회 신동호 회장(세브란스병원 통합내과 교수)
대한내과학회 입원의학연구회 신동호 회장(세브란스병원 통합내과 교수)

[메디칼업저버 김나현 기자] 입원전담전문의가 본격 확대되고 입원의학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유관 학회들은 입원의학연구회를 창립했다. 연구회는 병동 환자 관리의 한 축이었던 전공의 단체와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또 병원마다 다른 운영방식을 공유하고, 정부에 한목소리를 내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

대한내과학회 입원의학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는 세브란스병원 신동호 교수(통합내과)를 만나 제도 지속성과 입원전담의 역할에 대한 방향을 들었다.

① 병동 새바람 입원전담의 안착 키워드는 '미래'
② "입원전담전문의는 블루오션...수가·제도 유연화 필요"
③ "시작 단계인 입원의학과, 차별화된 진료·협력 강점"

입원전담전문의제도의 미래에 대한 고민과 함께 대한내과학회는 2019년 7월 입원의학연구회를 창립했다.

입원의학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는 세브란스병원 신동호 교수(통합내과)는 입원전담전문의를 '블루오션'이라고 평가하며, 전공의 대체 인력이 아닌 변화하는 의료 환경 속 또 다른 전문 직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대한내과학회 입원의학연구회가 만들어진 계기는?

입원전담전문의제도는 수도권과 지방 차이도 있지만 병원마다 시스템이 다르다. 이러한 경험을 나누고 배우는 자리가 있으면 더욱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수가라는 시스템이 현실화됐고 이를 기반으로 성장하게 되지만,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그 틀이 족쇄가 되기도 한다. 정부에 제도적 요구를 지속적으로 해야하는데 목소리를 하나로 합해야 전달이 용이하다.

입원전담전문의는 제너럴케어(genaral care)를 담당하며 다른 의사들과 역할이 확연히 다르다. 일을 하다 보면 종합적 치료를 하는 의사라는 생각을 점점 갖게 된다. 

미국에서는 호스피탈리스트의 전문성을 인정하면서 입원의학이라는 전문 시험을 만들고, 커리어를 성장시키고 있다. 연구회에서도 입원의학이라는 학문을 함께 공부해 입원의학 전문가로 성장하자는 목적이 있었다.

-연구회 주요 활동을 소개한다면?

코로나19(COVID-19) 이전에는 집담회를 꾸준히 하면서 회원들이 속한 병원을 방문했다. 병원마다 다른 진료 시스템과 환자군을 비교하며 배우기 위해서다. 

최근에는 온라인으로 비슷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각 병원이 돌아가면서 시스템을 안내하고, 진료 과정을 공유하는 형식이다.

입원전담전문의는 다양한 분야를 함께 커버해야 한다. 최신 가이드라인과 약제, 질병 정보가 많아 공유하고 있고, 8월 말에는 1회 심포지엄을 준비 중이다.

본사업 시행 이후 정부와 의견을 나누려고 노력했는데, 논의 장 마련이 쉽지 않았다. 이제 다시 시작해보려고 한다.

-정부에 어떤 건의를 전달할 예정인가?

수가가 경직돼 있어 성장하는데 오히려 제약이 된다. 현장에서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변화를 요구하려고 한다. 수가를 인정받으려면 주 40시간 이상 근무를 해야 하지만, 야간근무 시간을 채우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지금은 파트타임 또는 일부만 채우는 방식이 완전히 막혀 있다. 이 부분이 풀려야 주말근무와 야간근무가 확대되는데 도움이 된다. 수가도 올려야 한다. 병원에서도 입원전담전문의를 뽑으면 뽑을수록 적자인데, 굳이 왜 뽑아야 하느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주7일(24시간)인 3형으로 유도하려면 전체 인력이 늘어야 한다. 수당 또는 오프를 더 많이 주는 등 당근이 있다면 야간근무를 선택하는 경우도 일부 있을 것이다. 전체 파이를 늘리는 방법과 야간 근무자에 대한 유인책 필요성을 제시할 예정이다.

-올해 1월 외과연구회, 대한전공의협의회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그 계기는?

입원전담전문의 필요성이 제기된 직접적 계기가 전공의 인력부족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고, 이는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입원전담전문의가 전공의를 대체하는 방식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현재 미국에서는 전공의가 없는 자리에 입원전담전문의가 들어간 것이 아니고, 입원전담전문의가 입원환자를 책임지며 전공의가 그 밑에서 수련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도 장기적으로 그렇게 가야 한다. 입원전담전문의가 커버하는 입원 환자들이 많을수록 전공의 입원 진료 부담은 줄고, 수련 환경도 더 나아진다.

외과도 마찬가지다. 전공의가 병동을 계속 지키면 수술장을 갈 수 없지만, 입원전담전문의가 환자를 책임지면 전공의가 자유롭게 수술을 배우고 입원진료도 더 많이 배울 수 있다.

그동안 복지부에 입원전담전문의와 전공의 수련을 각자 이야기해왔기 때문에, 정책적인 부분을 공유했다. 내과학회 입원의학연구회와 외과연구회, 대전협과 그동안 생각했던 내용을 공유해서 목소리를 맞추는 일을 했다.

-전공의 수련과 관련해 입원전담의가 어떤 역할을 할까.

향후 입원전담전문의가 전공의 수련에 참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금은 전공의가 입원진료 안전, 종합진료를 배울 수 있는 곳이 많이 없다. 

분과 전문의 교수들은 전공의에게 필요한 것이 아닌 자신들이 관심있는 부분을 가르쳐주기 쉽고, 심장내과에 있었던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통합내과에 있어 보니 전공의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눈에 더 보이게 됐다.

-입원전담전문의만의 비전은 무엇인가.

하나의 증상을 두고 여러 과에 문의해야 하는 것이 현재 시스템이다.

제너럴 케어에 능숙한 입원전담전문의는 기본적인 진찰과 평가를 통해 여러 분과를 아우를 수 있으며, 협진에서도 효율적이다. 즉 많은 프로세스를 줄이고 간편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미국 호스피탈리스트는 입원환자 진료에서 시작했지만 통합진료 전문가로서 협진하고, 수술 전 평가와 퇴원 후 외래를 담당하고 있다. 처음에는 비용이 더 드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업무 부담을 줄이고 환자도 편하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말은?

입원전담전문의는 아직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많은 의사가 참여할 것이라는 데 이견은 없지만 제도적 뒷받침, 병원이 얼마나 관심을 갖느냐에 따라 속도가 결정될 것이다. 수가와 제도 유연화가 이뤄진다면 미국처럼 빠른 속도로 풀(Pool)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 

정부도 입원전담전문의를 상급종합병원 평가지표로만 넣으면 병원이 알아서 한다는 생각이 아닌, 의료 현장에서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적극 나서줬으면 한다.

입원전담전문의 동료들에게는 정부와 병원에 요구를 하면서도 우리 스스로 전문가로 성장하기 위한 노력을 하자고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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