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당 진료비 증가...천식 44%, COPD 17.9%
"의료질 높고 적정 비용 기관, 인센티브 부여 검토"

왼쪽부터 심사평가혁신실 박영희 실장, 당뇨병 전문분과심의위원회(SRC) 이덕철 위원장

[메디칼업저버 김나현 기자] 본사업 전환을 앞둔 주제별 분석심사 성과 지표가 공개됐다. 당뇨병 분석심사 중재 대상에 포함된 기관 중 절반은 질 향상 효과를 확인했다.

분석심사 전문위원회 내부에서는 일차의료 관리 활성화를 위해 의료행위에 대한 지원, 보상 검토를 촉구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7일 환자중심·의학적 근거 기반 주제별 분석심사 사업 설명회를 개최했다.

주제별분석심사 선도사업은 9개 항목이 대상이다. 2019년 8월 시행된 △고혈압 △당뇨병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 △슬관절치환술에 지난해 만성신장병, 폐렴이 추가됐으며 올해는 우울증, 견관절질환 수술을 확대할 예정이다.

심사평가혁신실 박영희 실장은 "비용 일변도 심사에서 질과 비용을 함께 고려하도록 개선하고, 의료기관 단위로 데이터를 결합해 거시적으로 비용을 관리하는 방식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심평원은 3년간 시행된 주제별 분석심사의 주요 성과를 공개했다.

2018년과 2021년을 비교했을 때 '만성질환 방문지속 환자 비율'이 42.3%에서 43.2%로 증가했다. 슬관절치환술에서 '권고하는 예방적 항생제 투여율'은 80%에서 81.6%로 늘었다.

박 실장은 "주제별 분석심사 도입 후 임상지표 결과가 모두 상승했다. 만성질환은 지속적으로 방문해 진료받는게 중요하기 때문에 0.9% 상승이어도 의미있다"고 강조했다.

만성질환 환자 합병증 발생 관련 응급실 이용률, 입원율도 같은 기간 감소했다. 또 고혈압 혈압 조절률은 2019년 4분기 72.5%에서 2021년 4분기 73.1%로, 당뇨병 당화혈색소 조절률은 같은 기간 27.9%에서 28.8%로 향상됐다.

분석심사 전후 총 진료비 변화도 있었다. 2017년과 2021년을 비교했을 때 의과 의원 외래는 8.1%, 만성질환 분석심사는 9.3% 증가했다. 의과 입원은 5.9%, 슬관절치환술 분석심사는 5.5% 늘었다. 

주제별 분석심사 도입 후 임상지표 변화(2018년 대비 2021년)
주제별 분석심사 도입 후 임상지표 변화(2018년 대비 2021년)

분석심사 대상 환자당 진료비도 증가했다. 전체 환자당 진료비 평균금액 증가율은 의과의원 외래 14.2%, 의과입원 16.6%였다.

반면 천식은 2019년 4분기 대비 2021년 3분기 44.8% 증가했고, 만성폐쇄성폐질환은 17.9% 늘었다.

정부는 ICS 처방, 필수약제 처방증가 등 질 향상으로 인한 비용 상승이라고 분석했다.

박 실장은 "초기에 투자해 검사를 받도록 하고 지속방문을 유도했다. 만성질환 진료비가 증가해도 임상결과가 좋다면 건강보험 재정 입장에서 증가율이 높은게 아니다"며 "일각에서 분석심사가 진료비용을 압박하는 수단이라고 지적하지만 진료비용은 증가했다"고 말했다.

 

당뇨병 중재 기관 61개...31개 기관만 중재 효과 나타나

당뇨병 전문분과심의위원회(SRC) 이덕철 위원장(연세대 가정의학교실)은 만성질환에 대해 6개월 이상 장기 투약이 많으며, 치료 이외에 상담 등 다양한 관리기제가 부족하다고 짚었다.

이 위원장은 "우리나라는 암, 뇌졸중, 심근경색 치료성적은 최상위권이다. 반면 합병증을 관리하고 예방하는 일차의료 역할이 부족하다"며 "만성질환 관리가 잘 되지 않는 이유는 일부만 교육을 받고, 예방적 상담과 의료서비스에 대한 혜택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당뇨병 분석심사 운영결과도 공개했다. 지표는 △방문지속 환자 비율 △처방지속 환자 비율 △신장기능검사 시행률 △지질관련검사 시행률 △안저검사 시행률 △당화혈색소검사 시행률이다.

이 위원장은 "2019년과 비교해 2021년은 신장기능검사가 60%로 6.6%p, 지질관련검사는 64.8%로 6%p, 당화혈색소검사는 78.5%로 4.4%p 증가했다"며 "다만 안저검사 시행률은 0.7%p 감소해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2021년 6월 이전 당뇨병 분석심사 중재 기관은 61개 기관이다. 이 중 질 향상 기관은 31기관(50.8%)다.

이 위원장은 "지역 전문가의 서면 및 유선 중재로 일부 효과를 확인했으나 약 50% 기관은 의료 질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주제별 분석심사 추진 과정에서 의료계에 충분한 유인책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 위원장은 "당뇨병은 대표적 만성질환이고, 적정관리를 통해 합병증 발생을 낮춰야 한다. 환자와 공통적인 목표를 갖고 동기부여하는 의료진의 책임감 있는 진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분간은 의료비용이 높아질 수 있어 정부과 각 기관이 인내해야 한다. 합병증 발생이 줄어들어 의료비가 절감되면 일정 부분은 의료계에 환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심평원은 분석지표 결과에 따라 기관 유형을 △질이 높고 적정 비용 기관 △질이 높고 비용은 높은 기관 △질이 낮으면서 비용도 낮은 기관 △질이 낮으면서 비용은 높은 기관으로 구분한다.

분석심사2부 이지선 팀장은 "기관 유형별 세부 분석결과에 따라 중재를 적용한다. 의료질이 높고 적정 비용인 기관에게는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심평원은 이달 중 주제별 분석심사 본사업 추진을 위한 전문심사위원회를 구성하고 내달 '요양급여비용 심사·지금 업무 처리기준' 고시 개정을 행정예고한다.

오는 8월에는 주제별 분석심사와 관련한 심평원장 공고를 제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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