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가 및 급여기준 현실화…산정불가 치료제 실가격 보상돼야
정형외과 수술 행위료 절반 손실 수술 수가 평균 손익률 -52% 심각

대한정형외과학회는 22일 프레스센터에서 백세시대 관절·척추 건강을 위한 7가지 생활수칙 발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좌측부터 한상범 보험위원장, 이진우 이사장, 김명구 회장, 하용찬 홍보위원장).
대한정형외과학회는 22일 프레스센터에서 백세시대 관절·척추 건강을 위한 7가지 생활수칙 발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좌측부터 한상범 보험위원장, 이진우 이사장, 김명구 회장, 하용찬 홍보위원장).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정형외과가 비현실적 저수가와 전문진료질병군 기준인 중증도 분류 왜곡으로 인해 진료과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정형외과학회를 비롯한 정형외과계 개원가는 수가 및 급여기준 현실화와 산정불가 치료제에 대한 실제 가격이 보상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한정형외과학회는 22일 프레스센터에서 '백세시대 관절·척추 건강을 위한 7가지 생활수칙' 발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김명구 회장(인하대병원)은 "초고령 사회에서 노인뿐 아니라 전 연령대에서 근골격계 퇴행성 질환 등 정형외과 환자가 늘고 있다"면서도 "정형외과의 수술행위에 대한 저수가와 현실에 맞지 않은 급여기준으로 인해 정형외과가 무너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정형외과 수술의 낮은 원가 보상과 정형외과 질환에 대한 경증 및 단순질환 분류로 인한 저조한 투자, 교수 및 전공의 충원 문제 등 현안들이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회는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몇 가지 정책을 제안했다.

한승범 보험위원장(고려대 안암병원)은 정형외과 수술 원가 분석 및 급여기준, 상급종합병원 지정 기준과 상대가치 관련 정책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한 위원장은 대학병원조차도 수익을 못내는 과로 지탄받고 있으며, 투자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어 새로운 진료 장비 도입과 전공의 교육을 위한 교수 충원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 정형외과 관련 수술 수가는 대부분 보험급여 적용을 받고 있어 서로 다른 수술 행위조차도 동시 수술의 범주에 포함돼 수가를 70% 또는 50%로 차감돼 지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형외과학회는 2019년 ABC 갤럽에 연구를 의뢰해 정형외과 수술 원가 분석을 실시한 바 있다. 정형외과 관련 수술행위는 437개이며, 처치 및 기능검사는 43개 행위가 등재돼 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환자당 수술수익 중 재료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정형외과는 50~60%로 타 외과의 30~40%에 비해 매우 높았다. 자원 소모 대비 수술해위 수익은 정형외과가 외과의 0.4~0.8배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 위원장은 "정형외과에서 수술 수가가 차지하는 비중으로 분석한 결과, 평균 -52%의 손실이 발생했다"며 "원가구조에서 의사직 및 간호직 등의 인건비가 전체 원가의 53%를 점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누적 평균 수익성으로 분석하면 수술실 전체의 수익성은 7%로 흑자지만, 정형외과 수술실의 수익성은 -16%였다"며 "정형외과 수술 수가와 비교한 수익성은 -52%로 측정됐다"고 지적했다.

타 외과계 수술실의 수익성은 큰 폭의 흑자가 발생하지만, 정형외과 전체 수익에서 재료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행위 수가의 수익성이 더 낮다는 것이다.

한 위원장은 "정형외과 수술 행위료의 절반이 손실"이라며 "수술 수가의 평균 손익률은 -52%로 분석돼 다른 외과계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수가가 낮아 더 많은 재정적 손실을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학회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120개의 급여기준 개선 검토를 요청했다.

심평원은 120개 급여기준 개선 요청 사항 중 69개 항목에 대해 검토를 완료하고 정형외과학회에 회신했지만 회신 내용은 급여기준 개선이 아닌 현행 유지로 판정했다.

한 위원장은 "실제 수술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산정불가 재료대 등으로 인해 비급여 재료를 사용하는 의료비 왜곡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심평원의 급여기준 개선 요청사하에 대한 현해 유지 판정은 의료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상급종합병원 기준 중 중증도 분류 왜곡 현상에 대해서도 한 위원장은 지적했다.

현재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에서 전문진료질병군은 상급종합병원 분율이 60% 이상 이거나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 포함해 80% 이상의 분률을 차지하는 AADRG 질병군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AADRG 1104개 중 전문진료질병군은 415개(37.6%), 일반진료질병군 570개(51.6%), 단순진료질병군 119개(10.8%)로 최종 분류돼 있다.

이 중 정형외과 관련 전문진료질병군은 33개(2.99%)에 불과한 실정이다.

한 위원장은 "정형외과 관련 모든 수술에 연령 및 심각한 내과적 질환이 동반된 경우 전문진료질병군으로 지정해야 환자의 건강과 안전을 지킬 수 있다"며 "상급종합병원에서 위축되는 정형외과를 유지할 수 있고, 전공의 수련 차질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정형외과 수술에서 동시수술의 경우 100%를 인정하는 수가 현실화가 필요하다며 산정불가 치료재료를 실가격 보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정액수가로 책정돼 있는 관절경 치료재료의 가격을 현실화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역설했다.

또 상급종병 지정기준에서 정형외과 관련 수술에 나이 80세 이상 및 내과적 질환이 동반되는 환자의 수술은 전문진료질병군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원가에 턱없이 부족한 정형외과 수술 수가를 비급여 행위 수가와 재료 수가를 통해 보완하는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며 "정상적인 진료를 시행하기 위해 정형외과 수술 수가 및 급여기준의 현실화가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최고의 전문성 등 학회 핵심가치 공개

한편, 정형외과학회 이진우 이사장(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정형외과학회 미션과 핵심가치에 대해 발표했다.

이 이사장이 밝힌 정형외과학회 비전은 최고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최상의 교육과 진료를 추구하고, 정형외과학의 발전과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하는 것이다.

이런 비전을 실천하기 위해 학회는 5가지의 핵심가치를 선정했다.

이진우 이사장은 "학회의 핵심가치는 최고의 전문성, 책임감, 사회공헌, 정직 및 신뢰, 소통과 협력을 설정했다"며 "학회 미션과 핵심가치를 중심으로 정형외과학회는 관절과 척추 통증의 원인부터 해결까지 정형외과가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용찬 홍보위원장(서울부민병원 진료부원장)은 백세시대 관절·척추 건강을 위한 7가지 생활수칙을 발표했다.

하 위원장이 발표한 7가지 생활수칙은 △관절과 척추가 회복할 수 있도록 충분한 휴식 취하기 △적절한 체중 유지하기 △내 발에 맞는 편한 신발 신기 △체중부하 운동을 포함한 활동적인 생활 실천하기 △가정에서 낙상 위험 요소 제거하기 △충분한 양의 비타민D 복용하기 △관절 및 척추 통증은 참지 말고 정형외과 전문의에게 검진받기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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