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 단점 보완한 CAR-NK과 CAR-M 연구 한창
HK이노엔, GC셀, 다케다, 노바티스 등 연구개발에 참여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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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손형민 기자] 키메릭 항원 수용체 T세포(CAR-T)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차세대 세포치료제 연구 열기가 뜨겁다.

CAR-T는 혈액암 치료 분야에서 획기적인 결과를 보였지만, 사이토카인 방출 신드롬(CRS) 부작용, 복잡한 생산과정과 높은 비용, 고형암 적용의 어려운 점이 단점으로 뽑힌다.

따라서 최근에는 이러한 CAR-T의 한계점을 개선하는 차세대 세포치료제가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다. T 세포가 아닌 다른 면역세포를 이용하는 CAR-NK와 CAR-M이 대표적이다.

세포치료제는 개발이 어렵지만 미충족 수요가 높은 분야여서 블루오션을 찾는 국내외 제약사들의 CAR-NK와 CAR-M에 대한 연구가 가속화 될 전망이다.

 

CAR-NK, CAR-T 단점·부작용 측면 보완할 수 있어

동종 세포 유래 방식인 CAR-NK는 CAR-T 대비 부작용 측면을 보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CAR-T의 최대 약점인 CRS 및 신경독성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적다.

활성화된 NK 세포는 일반적으로 인터페론 감마(IFN-γ) 및 과립구 대식세포 콜로니 자극 인자(GM-CSF)를 생성하는 반면, CAR-T 세포는 신경독성과 관련된 인터루킨(IL)과 같은 사이토카인을 주로 유도하기 때문이다.

CAR-NK에 대한 임상 결과도 이러한 장점들을 뒷받침한다.

2020년 NEJM에 실린 MD앤더슨센터의 연구는 CAR-NK의 안정성과 효과를 증명했다.

임상1/2상으로 진행된 연구는 재발성 또는 불응성 CD19 양성 암(비호지킨 림프종 또는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환자 11명에게 제대혈 유래 HLA 불일치 항-CD19 CAR-NK 세포를 투여해 유효성을 확인했다.

그 결과 치료받은 11명 중 8명(73%)이 반응을 보였다. 특히 7명(림프종 4명, CLL 3명)은 완전반응(CR)을 보였다.

안전성 분석에서는 CRS, 신경독성, 이식편대숙주병의 발병과 관련이 없었고, 기저 시점 대비 IL-6을 포함한 염증성 사이토카인 수준의 증가가 없었다.

CAR-NK 세포 임상시험 대부분은 시험관 내 무제한 증식이 가능한 NK92 세포주를 사용하고 있다.

대량생산이 어려워 비용과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이 소요되는 CAR-T의 단점을 보완해 더 빠르게, 더 저렴하게 개발될 가능성도 있다.

CAR-NK 연구 개발에 나선 제약사 

CAR-NK의 가능성을 확인한 국내외 제약사들은 연구 개발에 나서고 있다.

HK이노엔은 2019년부터 네덜란드 NK 세포 치료제 전문 기업 글로코스템과 CAR-NK와 NK세포에 대한 공동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HK이노엔은 공동연구 뿐만 아니라 자체적으로도 2건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 CAR-NK에 대한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GC셀도 CAR-NK 세포치료제 2종을 개발하고 있다. GC셀은 소량의 제대혈에서 높은 활성을 가진 고순도 NK세포를 대량으로 배양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회사 측은 내년 미국식품의약국(FDA)에 CAR-NK에 대한 임상시험계획(IND) 제출을 목표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케다는 R&D 본부가 있는 미국 보스턴에 대규모 연구 및 제조시설을 설립해 세포치료제 연구 개발에 나섰다. 또 MD앤더슨 암센터 플랫폼을 인수해 CAR-NK로 B세포 혈액암 타깃 임상1/2상을 진행 중에 있다.

한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세포치료제 분야는 미충족 수요가 높고 개발된다면 신기술로 평가받을 수 있다”며 “만일 개발 이후 상용화만 한다면 시장 선점과 독점은 문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식세포 이용 CAR-M, 고형암 타깃

CAR-T 치료제가 혈액암에 한정된 효과를 보여 한계점이 대두된만큼, 차세대 세포치료제가 고형암으로 적응증을 확장시킬 수 있을지도 관심이 모인다.

CAR-T 치료제가 고형암 적응증 개발에 어려웠던 이유는 혈액암과 달리 고형암은 암종별로 암세포를 발현하는 항원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가지 항원을 타깃하는 CAR-T는 특정 항원이 없는 암세포를 놓칠 수 있다.

이에 대식세포(macrophage)에 CAR 유전자를 적용해 정상세포에 영향을 주지 않고 암세포만 타깃할 수 있는 CAR-M이 주목받고 있다.

종양 부위까지 이동이 제한적인 T세포와는 달리 대식세포는 고형암 주변에서 잘 발견된다. 고형암 치료에 대식세포는 외부로부터 침입한 박테리아나 다른 유해한 유기체들을 인지, 식세포 작용을 통해 분해하고 그 과정에서 얻어지는 항원을 림프구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국내에선 JW크레아젠이 CAR-M 개발에 나섰다.

JW신약의 자회사인 JW크레아젠은 최근 온코인사이트와 차세대 항암 세포치료제 CAR-M 개발을 위한 연구협력을 체결했다.

JW크레아젠은 온코인사이트로부터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유래 대식세포 분화 기술을 제휴 받고, 기존 수지상세포(DC, dendritic cell) 치료제 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iPSC 유래 대식세포 배양과 효능 평가를 진행한다.

킴리아를 성공적으로 개발한 노바티스는 HER2 표적 CAR-M 연구개발에 뛰어들었다.

최근 대식세포 기반 치료제 개발 기업 카리스마 테라퓨틱스와 HER2 표적 CAR-M 세포 치료제를 생산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카리스마 테라퓨틱스의 HER2 표적 CAR-M 치료제 CT-0508은 마우스를 통한 전임상에서 완전관해(CR)를 보이는 등 유효성을 확인해 현재 임상1상을 진행하고 있다.

노바티스는 CAR-M을 통해 HER2 바이오마커 변이 고형암 치료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JW크레아젠 관계자는 “CAR-M은 대식세포에 특정 암세포 항원을 인지할 수 있는 CAR 유전자를 적용해 정상세포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암세포만 파괴하는 차세대 치료제”라며 “아직 기초연구 단계로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CAR-M 개발에 성공한다면 CAR-T 치료제가 혈액암에 보여준 획기적인 결과가 고형암에서도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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