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집행위원회, 재발성/불응성 여포성 림프종에 '룬수미오' 승인
CD20/CD3 T세포 결합 이중특이성 항체...CAR-T 킴리아와 맞대결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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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로슈가 이중특이성 항체 치료제를 무기로 혈액암 치료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는 키메릭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세포 치료제에 도전장을 내민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로부터 룬수미오(성분명 모수네투주맙)의 재발성/불응성 여포성 림프종(R/R FL) 적응증의 조건부 승인을 획득했기 때문이다.

룬수미오는 CD20/CD3 T세포 결합 이중특이성 항체 치료제다. 악성 B세포에 관여해 이를 제거하도록 T세포를 조정하는 기전이다.

 

룬수미오, 유럽서 R/R FL 3차 라인 승인

R/R FL은 치료 발전에도 불구하고 난치성 질환으로 여겨진다. 재발이 흔하고 연속적인 치료를 받아도 예후가 좋지 않다.

이런 가운데 최근 로슈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로부터 룬수미오의 성인 R/R FL 환자 치료에 대한 조건부 승인을 획득했다. 이전에 최소 2회 전신요법을 받은 환자가 대상이다.

기반은 미국 City of Hope 암센터 L. Elizabeth Budde 박사 연구팀이 진행한 임상1/2상 GO29781 연구다. 

이 연구는 R/R FL 환자 90명을 대상으로 룬수미오의 안전성과 효능, 약동학 등을 평가했다.

등록 당시 환자들은 이전에 3회(중앙값)의 전신요법을 받았는데, 모든 환자가 항-CD20 요법과 알킬화 화학요법을 받았다.

이외에 PI3K 억제제 18.9%, 면역조절제 14.4%, CAR-T 세포치료제 3.3% 순이었다.

약물 투여는 부분반응(PR)이 나타나거나 질병이 진행 또는 허용할 수 없는 독성이 발생하지 않는 한 17주기까지 지속됐다. 8주기때 완전반응(CR)을 달성한 환자를 치료를 중단했다.

18.3개월(중앙값) 추적관찰 결과, 완전반응(CR) 비율은 60%(95% CI 49~70), 객관적반응률(ORR)은 78%(95% CI 68~86)로 나타났다.

특히 룬수미오의 효능은 고위험군에도 유사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65세 미만 환자의 CR 달성율은 55%, 65세 이상 환자는 70%에 달했다.

이전에 2회 이상의 치료를 받은 환자군의 CR 달성율은 74%, 3회 이상 치료를 받은 적 있는 환자군에서는 52%로 집계됐다.

아울러 이전 치료에서 마지막 치료요법에 불응하거나 이후 재발한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는 이들의 CR 달성율이 79%로 나타났다. 이는 그렇지 않은 환자군(52%)에 비해 고무적인 결과다.

이 가운데 이전 요법에 불응했던 환자군은 71%, 2년 이내에 종양이 악화된(POD24) 환자군은 63%로 나타났다. 

흔한 이상반응으로는 사이토카인방출증후군이 44.4%로 가장 많았다. 이외에 피로, 두통, 호중구감소증, 발열, 저인산혈증, 가려움증 등이 발생했다.

 

CAR-T와 직접 경쟁
단순한 제조공정, 룬수미오에 이점될까

룬수미오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로부터 R/R FL 3차 치료제로 승인되면서 CAR-T 세포치료제와의 경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노바티스 킴리아(티사젠렉류셀)과 길리어드 예스카타(악시캅타진 실로류셀)는 R/R FL 환자의 3차 치료에 사용 가능하다.

킴리아는 올해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R/R FL 3차 치료제로 승인 받았다.

근거가 된 임상2상 ELara 연구 결과에 따르면 킴리아는 21개월 추적관찰에서 86%의 ORR을 보였다. 반응을 보인 환자의 69%는 CR을 달성했다.

CR을 달성한 환자 중 87%는 9개월 이상 약물 반응이 유지됐다. 

예스카타도 지난해 FDA로부터 R/R FL에 대한 3차 치료제로 신속승인을 따냈다.

임상2상 ZUMA-5 연구에 따르면 예스카타 투여군의 ORR은 92%였고, 이 중 76%는 CR을 달성했다. 

룬수미오의 반응률이 킴리아, 예스카타 등 동일선상의 CAR-T 세포치료제의 반응률에 비해 수치적으로는 부족하지만, CAR-T 세포치료제의 복잡한 제조공정은 룬수미오에 이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CAR-T 세포치료제는 환자의 혈액에서 단핵구를 분리해 T세포를 추출한 뒤 GMP 인증을 받은 시설에서 T세포를 활성화한다.

이후 활성화된 T세포에 바이러스 벡터를 이용해 암 세포 특이적 키메릭 항원 수용체(CAR)를 전달하고, CAR-T를 증폭 배양한 뒤 이를 환자에게 투여한다. 이때 환자의 림프구를 제거하기 위해 세포독성 항암제를 투여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 때문에 환자에게 CAR-T 세포치료제가 투여될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며, 이를 위해 환자는 지정된 의료기관만 방문해야 한다. 

로슈는 "룬수미오는 쉽게 구할 수 있는 기성 치료제인 만큼 환자들이 치료를 위해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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