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 2022] 서울대병원 구본권 교수 FLAVOUR 연구 결과 발표
중등도 관상동맥협착 환자 예후 직접 비교한 첫 대규모 무작위 연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중등도 관상동맥협착 환자의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PCI) 필요성을 판단할 때 분획혈류예비력(FFR)으로 평가하는 것이 혈관내초음파(IVUS)와 비교해 비열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FLAVOUR 연구 결과, FFR에 따른 PCI 결정(FFR 유도 PCI) 전략을 진행한 군의 24개월째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심근경색, 혈관재생술 등 발생률은 IVUS를 이용한 PCI 결정(IVUS 유도 PCI) 전략을 시행한 군과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
게다가 PCI를 받은 비율은 FFR군이 IVUS군보다 낮아 FFR 유도 PCI에 따른 의료자원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는 중등도 관상동맥협착 환자를 대상으로 FFR 또는 IVUS 유도 PCI 시행 시 예후를 직접 비교한 첫 대규모 무작위 연구라는 의미가 있다.
연구를 주도한 서울대병원 구본권 교수(순환기내과)는 2~4일 미국 워싱턴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 2022)에서 FLAVOUR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1차 목표점 발생률, FFR군 8.1% vs IVUS군 8.5%
관상동맥질환 환자 예후는 관상동맥 내강 협착 정도, 경화반(plaque) 부하·특성, 혈관재생술 적절성 등에 따라 결정된다.
환자에게 스텐트 삽입이 필요한지와 어떤 스텐트 종류가 최적인지 그리고 약물치료로 계속 관리할 수 있는지 등을 평가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IVUS는 형태학적 평가 방법으로 관상동맥 단면영상을 제공해 혈관벽 구조 및 내경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줄 수 있는 침습적 검사다.
또 다른 침습적 검사인 FFR은 관상동맥의 기능적 협착 정도를 평가하면서 심근 괴사 또는 미세혈관 상태 등 생리학적 요소들의 영향을 반영할 수 있다. 이 같은 검사법을 통해 중재술의 필요성을 평가하고 정밀한 시술이 가능하다.
구 교수에 따르면, 중등도 관상동맥협착 환자를 포함한 기존 연구에서 FFR 및 IVUS 유도 PCI가 혈관조영술(angiography) 유도 PCI보다 예후를 더 개선한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FFR 또는 IVUS 유도 PCI 간 예후를 직접 비교한 연구는 없었다.
FLAVOUR 연구는 중등도 관상동맥협착 환자에게 FFR 유도 PCI가 IVUS 대비 비열등할 것으로 가정하고 두 가지 전략의 24개월째 임상 예후를 비교했다.
한국 및 중국의 18개 의료기관에서 중등도 관상동맥협착 환자 1682명이 연구에 모집됐다. 이들은 관상동맥에 40~70% 정도의 협착이 있었다.
평균 나이는 65세였고 71%가 남성이었다. 절반 이상은 여러 동맥의 폐색이 있었고 3명 중 1명은 당뇨병을 동반했으며 심근경색 병력 환자는 5.6%를 차지했다.
전체 환자군은 FFR 유도 PCI군(FFR군, 838명)과 IVUS 유도 PCI군(IVUS군, 844명)에 무작위 배정됐다. PCI 후 표준치료에 따라 이상반응 위험을 줄이고자 6~12개월 이중항혈소판요법(DAPT)을 진행했다. PCI를 받지 않은 환자는 약물로 심혈관질환을 계속 관리했다.
실제 PCI를 받은 비율은 FFR군 44.4%, IVUS군 65.3%로 FFR군이 더 적었다.
1차 목표점으로 24개월째 환자 관련 사건(patient-oriented composite outcome, POCO)으로 정의해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심근경색 △반복된 혈관재생술 등을 확인했다. 비열등성 한계(margin)는 2.5%로 설정했다.
그 결과, 1차 목표점 발생률은 FFR군 8.1%, IVUS군 8.5%로 두 군간 차이는 0.4%p에 불과했으며 통계적으로 의미 있지 않았다(95% CI -3.1~2.2). 이와 함께 FFR군은 IVUS군 대비 비열등성 기준을 충족했다(P for non-inferiority=0.015).
이 같은 경향은 PCI를 받은 군과 약물치료를 진행한 군으로 나눠 FFR 또는 IVUS에 따른 1차 목표점 발생률을 비교한 결과에서도 유사하게 확인됐다.
약물치료를 시행한 군에서 1차 목표점 발생률은 FFR군 5.0%, IVUS군 5.9%(HR 0.85; P=0.623), PCI를 진행한 군에서 각 11.9%와 9.9%로(HR 1.23; P=0.312) 검사에 따른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 아울러 주요 하위분석에서도 FFR군과 IVUS군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위험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구 교수는 "중등도 관상동맥협착 환자에서 24개월째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심근경색, 혈관재생술 등을 종합한 예후는 FFR 유도 PCI가 IVUS 대비 비열등했다. 또 FFR군이 IVUS군보다 더 적게 PCI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상반응을 더 경험할 가능성은 없었고 삶의 질은 비슷했다"며 "이번 결과는 의료자원의 사용을 줄이기 위해 중등도 관상동맥협착 환자에게 FFR 유도 PCI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