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 사망률, 일반인 0.3% vs 혈액투석 환자 22.4%
양철우 이사장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른 투석환자 관리체계 필요"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코로나19(COVID-19)에 확진된 혈액투석 환자의 사망률은 일반인 확진자보다 75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신장학회(이사장 양철우)는 2020년 2월~2021년 11월 코로나19에 확진된 혈액투석 환자들의 예후를 조사한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학회 코로나19 대응팀(위원장 이영기,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신장내과)이 총 206개 의료기관에서 발생한 코로나19 감염 투석환자를 분석한 결과, 380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고 이 중 85명(22.4%)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일반인 확진자의 코로나19 감염 사망률 0.3%에 비해 75배에 달했다. 특히 중환자실에 입원하는 경우 사망률은 64.7%로 조사됐다. 

▲입원치료 중인 코로나19 확진 혈액투석 환자 생존율. 병원 입원기간 한 달 내 생존율을 일반인과 비교한 결과, 투석환자들의 생존율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입원치료 중인 코로나19 확진 혈액투석 환자 생존율. 병원 입원기간 한 달 내 생존율을 일반인과 비교한 결과, 투석환자들의 생존율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사망한 혈액투석 환자의 평균 나이는 66세로 고령이 많았으며, 환자의 약 3분의 2가 발열(49.5%)과 기침(25.7%)을 동반했다. 

특히 요양병원 입원환자들의 사망 위험이 높았고 중환자실 입원이나 인공호흡기 치료도 더 많았다. 이는 투석환자들이 당뇨병, 심혈관질환 등 동반질환이 많고 노인 환자의 비율이 높으며 면역력이 저하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외국과 비교하면, 미국과 유럽 등에서도 코로나19 감염 투석환자 사망률은 약 30%로 보고된다. 전 세계적으로 투석환자들은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결과다. 

최근 오미크론 변이 유행으로 코로나19 확진자들이 급증하면서 투석환자들의 코로나19 감염도 크게 늘고 있다. 

혈액투석 환자는 주 3회 투석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일반인과 같이 완전한 재택치료나 생활치료센터 입소가 불가능하다. 

또 과거에는 투석 거점병원 등에 입원해 치료받았으나, 최근에는 외래 투석센터에서 격리 투석을 받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입원하지 않고 외래 투석을 받는 경우 환자 상태를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필요한 경우 신속히 입원을 결정해야 한다. 또 환자 이동 및 동선 관리, 환경 소독 등 관리해야 할 사항이 많아지고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학회 양철우 이사장(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은 "혈액투석 환자의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사망률을 줄이기 위해서는 신속한 격리 투석 및 전원 시스템이 최우선이다"며 "최근 오미크론 변이 유행으로 일반인뿐 아니라 투석환자들의 코로나19 감염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그 숫자도 급속도로 늘고 있는데 비해 이에 대한 대비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를 극복하기 위해 코로나19 투석 전담 의료기관에 대한 전국적인 네트워크 구축 및 전문 인력 확보가 필요하다"면서 "또 투석실 연계를 위한 정보 공유 및 별도의 핫라인(Hot line) 마련, 지역 간 원활한 환자 이동 등 별도의 관리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조사 결과는 대한신장학회 공식학술지인 KRCP에 게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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