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광협 보건의료연구원장, 신의료기술평가 제대로된 기술 장려 목표 강조
보건의료체계 위험요소인 블랙스완과 회색코뿔소 해소 고민

한국보건의료연구원 한광협 원장.
한국보건의료연구원 한광협 원장.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국민이 신뢰하는 보건의료기술평가 전문연구기관인 보의연이 올해는 지속가능한 보건의료체계 구축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 한광협 원장은 취임 3년을 맞아 보건복지부 출입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올해 보의연 활동 추진 방향과 지난해 성과에 대해 설명했다.

한광협 원장은 "올해는 임기 마무리를 해야 하는 시기로 보의연의 새로운 미션과 비전을 수립하고, 중장기 발전계획도 설계했다"며 "특히 보의연은 지난해 신청사로 이전하면서 모든 임직원이 새로운 마음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원장은 보의연의 올해 중점 과제로 지속적인 보건의료체계 구축을 들었다.

보의연은 지속적인 보건의료체계 구축이라는 주제에 대해 대한민국의학한림원과 공통 포럼을 개최했다.

그는 "지속적인 보건의료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예측 불가능한 변수와 예측가능한 위험요소를 해소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블랙스완인 예측 불가능한 변수로는 코로나19 상황이 대표적인 사례이며, 회색코뿔소인 충분히 예측 가능하지만 대비하지 못해 미래 위협이 되는 사례는 고령화 문제를 해결해야 지속적인 보건의료체계가 가능하다는 것이 한 원장의 판단이다.

한광협 원장에 따르면, 보의연은 지난해 코로나19 치료를 위한 약물치료 관련 임상진료지침을 개발했다.

임상진료지침 개발은 대한감염학회와 공동으로 진행됐으며, 항바이러스제인 렘데시비르,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등 19종에 대해 환자상태에 따른 권고사항을 발표했다.
 
또, 대한의학회와 공동으로 코로나19 백신 효과 연구 발표와 코로나19 위중증 및 소아환자용 임상진료지침을 개발했다.

한 원장은 "보의연은 예측이 불가능한 변수인 코로나19 진료지침을 개발하는 등 할 수 있는 역할을 해 왔다"며 "이 부분은 앞으로도 의학회와 의학한림원 등 여러 유관기관들과 협업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보의연은 올해 예측 불가능한 위기인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대응을 위해 의학회와 코로나19 임상진료지침 개발과 백신 이상반응 등의 연구로 신종 감염병 극복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보의연은 올해 예측 가능한 위기대응 연구도 추진한다.

65세 이상 인구가 2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사회의 현실과 디지털 전환에 의한 진료 시스템 변화 등 예측 가능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고령화, 비대면 진료, 의료체계 개편 등의 연구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보의연은 노인의 질병치료에 관한 연구와 노인 건강생활을 위한 가이드라인 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비대면 의료서비스를 원하는 대상군 확인 및 대상별 구현 가능한 비대면 의료 서비스 모델 구축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 기존 응급의료체계의 한계점을 개선하기 위한 한국형 외과응급의료체계 모델 구축 연구도 수행할 예정이다.

한 원장은 "고령화는 여러 기관이 힘을 합쳐도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으로, 노인을 위한 진료 지침이 확실하게 세워진 것이 없다"며 "노인들에게 건강지침서를 잘 마련하면 건강한 노인 시기 유지가 길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대면 진료 등 이해단체 무시한 정책 성공 어려워

그는 "비대면 진료에 대해 의료계가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지만, 개별적으로 만나면 필요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비대면 진료의 시행착오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참여하는 의료계의 두려움과 오해를 줄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해단체를 무시한 정책은 성공하기 어렵다"며 "이해관계인들의 입장을 반영해 정책이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광협 원장은 신의료기술 평가를 신청하는 의료계 및 의료기기업계들이 신의료기술 평가를 규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에대해 관점의 변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 원장은 "신의료기술 평가를 규제로 보는데 규제가 아니라 제대로 된 기술을 오히려 장려해 주는 제도"라며 "의료기기업계 등 산업계가 주식시장에 상장할 때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프레임을 어느관점에서 보느냐에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대로 된 유망한 기술을 갖고 있는 국민들을 도와주려는 것이 보의연과 신의료기술 평가 제도"라고 강조했다.
 

평가 유예 대상 체외진단의료기기 포함, 선사용 기간 2년 연장 

지난 1월 28일 신의료기술 평가 유예 제도를 개선하는 신의료기술 평가에 관한 규칙이 개정됐다.

이에 신의료기술 평가 유예 대상과 기관이 대폭 확대되고, 선진입 의료기술에 대한 안전관리가 강화됐다.

이번 개정안을 통해 그간 평가 유예 대상에서 제외됐던 체외진단의료기기가 대상에 포함됐으며, 필요 문헌 역시 완화되고, 선사용 기간도 기존 1년에서 2년으로 확대됐다.

한 원장은 "국민 건강 보호를 위해 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하는 방안도 함께 시행된다"며 "기술이 의료현장에 진입하기 전 전문위원회에서 안전성을 검토하고, 신의료기술 평가위원회에서 심의하는 절차가 신설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진입 의료기술 관리 주체를 근거창출전문위원회로 일원화하며, 의료기술 사용 중 발생하는 심각한 부작용에 관한 보고를 의무하하게 된다"고 말했다.

보의연은 의료현장에서 선지입한 의료기술이 수행하고, 수집된 RWD(Real World Data), 이상사례 등을 활용해 의료계와 업계의 근거창출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사후 평가 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정보화전략계획(ISP)을 수립하고 있다.
 

평가 기준 새로운 기술 따라 갈 수 없는 한계 이해해 달라

지난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의료기술재평가사업은 현재 의료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의료기술에 대한 임상적 안전성, 유효성, 경제성, 사회·윤리적 영향 등에 대해 근거를 구조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평가가 완료된 보고서는 국민에게 올바른 정보 제공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급여 정책 등에 활용되고 있다.

한 원장은 "보의연은 의료기술재평가 결과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의료기술재평가위원회 심의 결과와 정책 결정이 유기적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심평원, 의료계와 협업을 통해 실질적 활용성을 높이고, 평가방법을 더욱 고도화해 의료기술재평가사업을 의료기술평가연구 및 신의료기술평가와 함께 보의연의 주력 사업으로 이끌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광협 원장은 신의료기술 평가의 한계와 의료계 및 관련 업계의 이해를 구했다.

한 원장은 "보의연에서 평가하는 것이 완벽할 수 없다"며 "신의료기술 평가가 어려운 것이 평가 기준이 새로운 기술을 따라 갈 수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규제개혁 노력을 하고 있지만, 기술의 발전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며 "그 간격을 줄이기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억울한 분들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을 이해해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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