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국민의힘 코로나위기대응위원회 공청회 개최
진단검사의학회 "무증상자 선별 부적합...단계적 대응 필요"
'더블링' 확진자 급증..."초기에 빠른 진단 및 치료제 투여"

[메디칼업저버 김나현 기자] 정부가 신속항원검사를 적극 시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자가검사키트의 적절성을 두고 의료계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오미크론 확산이 거세지자 정부는 기존 검사 및 치료 체계 전환을 예고했다. 오미크론 우세 지역을 시작으로 고위험군에 대해서만 PCR검사를 시행하고, 그 외에는 자가진단키트 등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다만 자가진단키트는 보조적 요법으로 한정했다.

국민의힘 코로나19(COVID-19) 위기대응위원회는 27일 공청회를 열고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 대책을 논의했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성흥섭 감염관리이사, 연세의대 장성인 교수(사진 오른쪽)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성흥섭 감염관리이사, 연세의대 장성인 교수(사진 오른쪽)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성흥섭 감염관리이사(서울아산병원 진단검사의학과)는 상대적으로 낮은 국내 유병률을 고려하면 자가진단키트가 무증상자 선별 목적으로는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확진자 폭증으로 PCR검사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는 단계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검사 여력이 있는 동안 PCR 검사를 적극 사용하고, PCR 검사를 최대한 확대할 수 있는 방법을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 이사는 "전 세계에서 사용 중인 대용량 자동화 PCR 장비를 신속 심의해 도입해야 한다. 현재 검체를 채취하는 비인두도말 대신 구인두도말 검체를 사용해 검체 채취 역량도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행이 더 커지면 호흡기 클리닉을 위주로 의료인이 시행하는 항원검사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 차선책 가운데 더 정확도가 높은 검사법을 먼저 고려하고 단계적으로 정확도가 낮은 검사법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세의대 장성인 교수(예방의학교실)는 신속항원검사가 기존 PCR 검사를 포함한 선별검사 목적과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PCR 검사 로딩을 줄이려면 신속항원검사를 도입하는 것은 원래 검사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다. 신규 확산을 막기 위해 검사하는 것인데, 정확성이 떨어지는 검사를 추가했기 때문"이라며 "주객이 전도되는 정책의 발로"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이를 모르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위음성 환자가 퍼지는 것을 일부 조절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고, 백신 접종률이 높기 때문에 기존의 검사와 다른 형태를 시도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확진자 3만명 예상...PCR검사로 모든 진단 불가능"

반면 이대목동병원 천은미 교수(호흡기내과)는 자가진단키트를 보편적으로 시행해 초기에 감염자를 걸러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천 교수는 "지금과 같은 추세면 다음주에는 분명히 확진자가 3만명을 넘을 것"이라며 "PCR검사로 모두 진단할 수 없고, 비용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자가진단키트를 통해 비교적 건강한 환자는 격리하고, 고위험군은 치료제를 투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자가검사키트를 배부해 필요할때마다 조사하고, 두 번 정도 양성이 나올 경우 바로 치료제를 복용하는게 낫다"고 설명했다.

한편 확진자 급증세에 대비해 효율적으로 환자를 순환시킬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호흡기감염병연구회 이영석 총무(고려대 구로병원 호흡기·알레르기 내과 교수)는 "그간 중환자를 보면서 현 체계로는 많은 환자가 사망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비코로나 환자 진료체계가 무너진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환자가 대량 발생하면 어떻게 접근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환자 순환을 위한 체계를 갖춘다면 무리한 병상 확대가 필요없다고 강조했다.

이 총무는 "중환자실 환자가 호전돼도 이동할 병원이 없어 계속 체류하는 상황이다. 새로운 환자를 못 받아 비효율적으로 병상이 운영되는 것"이라며 "1차 의료기관, 2차 의료기관, 대학병원의 역할만 정확하게 정립하면 환자가 대량 발생해도 사망률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사태가 2년이 이어졌지만 아직도 컨트롤타워가 없고 행정절차도 복잡하다"며 "체계적으로 시스템화되면 신규 확진이 3만명, 10만명이 발생해도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