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이나보글리플로진 임상3상 탑라인 결과 공개
국내 환자서 혈당강하 효과·안전성 확인…메트포르민 병용 합격점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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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SGLT-2 억제제가 긍정적인 임상 결과 공개와 함께 시장 진출을 예고해 향후 항당뇨병제 시장이 재편될지 관심이 모인다. 

대웅제약은 국내 제약사 중 최초로 개발 중인 SGLT-2 억제제 이나보글리플로진(DWP16001) 임상3상 탑라인 결과를 14일 공개했다.

최종 결과에 의하면, 이나보글리플로진은 2형 당뇨병(이하 당뇨병) 환자의 당화혈색소를 유의하게 낮췄고 메트포르민 파트너로서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 대비 비열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웅제약은 의미 있는 결과를 확인하면서 국내 제약사 중 처음으로 SGLT-2 억제제 신약 출시를 앞두게 됐다. 대웅제약은 품목허가 신청에 돌입해 2023년까지 이나보글리플로진 단일제와 메트포르민 복합제를 동시기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SGLT-2i 약물 1/100 용량으로 요당 분비 우수

이나보글리플로진은 2019년 발표된 임상1상을 통해 SGLT-2 억제제 계열 약물 대비 100분의 1 용량으로 소변으로 배출되는 포도당인 요당 분비 효능이 우수하다는 것을 입증한 약물이다.

또 15일 반복 투약 시 활성대조군의 하루 요당 분비량이 40g였지만 이나보글리플로진군은 50g 이상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이나보글리플로진의 약동학적 측면에서 작용 지속기간은 포시가, 슈글렛(이프라글리플로진)보다 길고 투약 용량을 줄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Pharmaceutics 2020;12(3):268). 

이나보글리플로진이 포시가, 슈글렛보다 신장분포(kidney distribution)가 높고 신장에서의 배설 반감기가 길며, 슈글렛과 혈장 프로파일이 유사하다고 평가된 것이다.

이와 함께 이나보글리플로진 1mg/kg 투약 후 신장에서의 농도는 72시간 동안 유지됐다. 

위약군보다 당화혈색소 1%p↓…포시가와 '비열등성' 확인

항당뇨병제로 이나보글리플로진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내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두 가지 임상3상이 시행됐다. 

첫 번째 임상3상은 단독요법으로 혈당강하 효과를 평가했다. 서울대병원 등 22개 기관 의료진이 참여했고 당뇨병 환자 160명이 모집됐다. 다기관·무작위배정·이중 눈가림·위약대조·치료적 확증 방식으로 진행됐다. 

탑라인 결과, 투약 후 24주차 시점의 이나보글리플로진군과 위약군 간의 당화혈색소(HbA1c) 변화량의 차이는 0.99%p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며 1차 목표점을 충족했다(P<0.001). 

대웅제약에 의하면, 당화혈색소는 이나보글리플로진군 0.88%p 감소했고 위약군은 0.11%p 상승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당화혈색소 1%p 차이는 심근경색 위험을 14%, 사망 위험을 21% 낮출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통계적 유의성도 확보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결과"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 임상3상은 메트포르민의 병용 파트너로서 포시가와 혈당강하 효과를 비교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등 23개 기관 의료진이 참여했고 메트포르민으로 혈당조절이 불충분한 당뇨병 환자 200여 명이 포함됐다.

그 결과, 당화혈색소 변화량을 기준으로 포시가+메트포르민 병용군 대비 이나보글리플로진+메트포르민 병용군의 비열등성이 입증됐다.

또 이나보글리플로진+메트포르민 병용군에서 별다른 이상반응이나 약물상호작용이 발견되지 않아 안전성을 확인했다. 단, 아직 결과 분석 단계로 구체적인 데이터는 공개하지 않았다. 

임상시험에 참여한 연구진들은 "이나보글리플로진은 단독요법 및 메트포르민 병용 임상3상에서 한국인 총 360여 명을 대상으로 우수한 혈당강하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다"며 "추가로 다양한 조합의 병용요법에서 이나보글리플로진의 우수한 혈당강하 효과 및 안전성이 확인된다면 당뇨병 환자의 좋은 치료옵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SGLT-2i 시장 '포시가' 선도…이나글리플로진 차별점은?

국내 SGLT-2 억제제 시장은 포시가가 선도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 기준 지난해 3분기까지 SGLT-2 억제제 시장 점유율은 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가 28.4%, 직듀오(다파글리플로진/메트포르민)가 24.5%로 전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어 베링거인겔하임의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이 27.4%, 자디앙듀오(엠파글리플로진/메트포르민)가 16.1%로 뒤를 잇고 있다.

아스텔라스의 슈글렛은 2.4%, MSD의 스테글라트로(에르투글리플로진)는 1.2%로 점유율이 미미하다.

이나보글리플로진은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첫 SGLT-2 억제제이면서 임상에 도입된 기존 약제의 효능과 동등하다는 강점으로 향후 SGLT-2 억제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보인다. 

메트포르민 병용 임상의 총 책임연구자인 서울성모병원 윤건호 교수(내분비내과)는 "국내 제약사가 발매한 SGLT-2 억제제는 아직 없다. 이나보글리플로진은 국내에서 개발된 SGLT-2 억제제 중 하나"라며 "포시가+메트포르민 병용 대비 이나보글리플로진+메트포르민의 혈당조절 효과 차이가 없었다. 새로운 SGLT-2 억제제의 효과가 기존 약제와 동등하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웅제약은 이나보글리플로진에 메트포르민을 더한 복합제의 임상1상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았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임상은 각 성분을 병용투여했을 때와 복합제로 투여했을 때 효능을 비교하기 위한 생물학적 동등성 입증 시험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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