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연구팀, 체중 줄이는 약물 RCT 네트워크 메타분석
큐시미아, 체중 감량 가장 효과적…GLP-1 수용체 작용제 뒤이어
GLP-1 수용체 작용제 중 위고비 효과 가장 커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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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의 체중 조절 효과를 보고한 다양한 약물이 등장한 가운데 가장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제가 제시됐다. 

체중을 줄일 수 있는 약물의 무작위 대조군 연구들을 바탕으로 체계적 문헌고찰 및 네트워크 메타분석을 진행한 결과, 큐시미아(성분명 펜터민/토피라메이트)가 1위에 랭크됐다.

GLP-1 수용체 작용제(GLP-1 제제)도 큐시미아에 견줄 수 있는 체중 조절 효과가 나타났고 특히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 2.4mg)의 유용성에 무게가 실렸다.

중국 쓰촨대학 Sheyu Li 교수 연구팀이 진행한 이번 연구는 The Lancet 12월 8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기존 비만치료제 퇴출…체중 조절 가능성 본 약물 등장

약물은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가 생활습관 교정으로 체중 감량에 실패했을 때 조절을 위한 치료옵션으로 고려할 수 있다. 이에 약물은 생활습관 교정, 비만대사수술과 함께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의 체중을 조절하는 중요한 치료옵션으로 평가된다.

최근 임상에는 체중 감량 효과를 입증해 비만치료제로 이름을 올린 약물이 있는 반면 이상반응 위험으로 시장에서 퇴출된 약물도 있다.

대표적으로 벨빅(로카세린)은 2020년 암 위험 증가 문제로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시장 철수를 요청하면서 미국과 국내 등 시장에서 퇴출됐다.

반면 주 1회 피하주사하는 위고비는 지난해 긍정적인 체중 조절 효과를 입증한 4건의 임상연구 결과를 보고했다. 이를 근거로 지난해 6월 FDA는 위고비를 비만 또는 과체중 성인의 체중 관리에 사용하도록 승인했다.

아울러 SGLT-2 억제제, 메트포르민, 프람린타이드 등 항당뇨병제도 비만치료제로서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기존 비만치료제와 새로운 약물의 효과 및 안전성을 비교한 데이터는 부족하다. 

본 연구는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의 체중 관리를 위해 투약하는 약물들의 효과 및 안전성을 평가하고자 진행된 체계적 문헌고찰 및 네트워크 메타분석 연구다. 네트워크 메타분석은 치료 간 직접 비교한 연구가 없을 때 활용할 수 있는 연구방법이다.

5% 이상 체중 감량 가능성, 큐시미아 8배로 가장 커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분석에는 체중 감량 효과를 평가한 약물들의 무작위 대조군 연구 143건이 포함됐다. 전체 연구의 총 참가자는 5만여 명이었다.

나이 중앙값은 47세였고 여성이 75%를 차지했다. 등록 당시 체질량지수(BMI) 중앙값은 35.3kg/㎡였으며 추적관찰 기간 중앙값은 24주였다.

연구에서 생활습관 교정 단독과 비교한 약물은 △레보카르니틴 △GLP-1 제제 △메트포르민 △콘트라브(날트렉손/부프로피온) △제니칼(오르리스타트) △큐시미아 △프람린타이드 △SGLT-2 억제제 등 8가지였다. 

분석 결과, 레보카르니틴을 제외한 모든 약물이 생활습관 교정 단독과 비교해 체중을 더 줄였다. 특히 큐시미아가 중간 또는 높은 수준의 근거로 체중 감량 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평가됐다.

등록 당시 대비 평균 체중 변화율은 △큐시미아 -7.97% △GLP-1 제제 -5.76% △콘트라브 -4.11% △제니칼 -3.16% △메트포르민 -2.50% △프람린타이드 -2.19% △SGLT-2 억제제 -2.07% 등이었다. 레보카르니틴도 1.88% 체중 감소가 확인됐으나 통계적 유의성은 없다.

5% 이상 체중 감량 가능성은 큐시미아가 8.02배로 가장 컸고 GLP-1 제제가 6.33배로 뒤를 이었다. 이어 △콘트라브 5.04배 △SGLT-2 억제제 2.88배 △제니칼 2.73배 △프람린타이드 2.24배 △메트포르민 2.10배 순으로 조사됐다. 레보카르니틴은 관련 자료가 없었다.

모든 이상반응으로 약물을 중단할 가능성은 콘트라브가 2.69배로 가장 높았고 △큐시미아 2.40배 △GLP-1 제제 2.17배 △제니칼 1.72배 등이 뒤를 이었다. 메트포르민, SGLT-2 억제제, 프람린타이드, 레보카르니틴은 생활습관 교정 단독보다 약물 중단 가능성이 컸지만 통계적 유의성에 도달하지 못해 더 위험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위고비, 평균 체중 변화율 '11%' 감소

연구에서는 사후분석을 통해 GLP-1 제제인 위고비와 리라글루타이드, 엑세나타이드의 체중 감량 효과 및 안전성도 비교했다. 리라글루타이드의 경우 비만치료제로 사용하는 용량인 3.0mg(제품명 삭센다)과 항당뇨병제로 투약하는 용량인 1.8mg(빅토자) 관련 연구가 분석에 포함됐다.

비교 결과, 위고비가 승기를 잡았다.  등록 당시 대비 평균 체중 변화율은 △위고비 -11.41% △리라글루타이드 -4.68% △엑세나타이드 -3.72% 등이었다. 

5% 이상 체중 감량 가능성은 세마글루타이드가 9.82배로 가장 높았고 리라글루타이드 4.91배, 엑세나타이드 2.86배 순이었다.

아울러 모든 이상반응으로 약물을 중단할 가능성은 리라글루타이드가 2.45배로 가장 컸고 위고비는 1.99배로 조사됐다. 엑세나타이드도 1.50배 높은 경향을 보였으나 통계적으로 의미 있지 않았다.

"큐시미아·GLP-1 제제, 생활습관 교정 보조요법으로 효과적"

결과를 종합하면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의 체중 조절에 큐시미아와 GLP-1 제제가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정리된다. 특히 GLP-1 제제 중 위고비 치료 시 상당한 체중 감량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연구팀은 큐시미아의 경우 앞선 연구들을 통해 큰 체중 감량 효과가 입증됐다는 점에서 새로운 약물인 위고비의 유용성에 주목했다. 사후분석에서 위고비의 체중 관리 효과가 컸고 치료 중단으로 이어지는 이상반응 위험이 중등도 수준이었다는 이유다. 

게다가 전 세계에서 비만치료제로 사용하는 제니칼은 이번 분석에서 생활습관 교정 단독보다 우위를 보이지 못했고, 메트포르민과 SGLT-2 억제제 등은 체중 감량 효과가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 

Li 교수는 논문을 통해 "위고비는 주 1회 투여만으로 체중을 크게 낮추고 치료 순응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며 "반면 주 1회 투약하는 또 다른 GLP-1 제제인 둘라글루타이드와 엑세나타이드는 이와 유사한 체중 조절 효과를 얻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Li 교수는 "큐시미아와 GLP-1 제제가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의 생활습관 교정 보조요법으로서 체중 감량 효과가 가장 크다는 것을 이번 연구에서 입증했다. GLP-1 제제 중 위고비는 같은 계열의 다른 약물보다 더 큰 체중 감소를 보였다"며 "약물 간 비교한 중간 또는 높은 수준의 근거에 따라 이번 결과를 진료현장의 지침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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