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들 2일 기자회견 열고 정부에 병상·인력 확충 요구
서울대병원 간호사 "파견인력으로 머릿수 채우기는 땜질처방"

2일 시민단체들이 진행한 재택치료 방침 철회 기자회견 모습
2일 시민단체들이 진행한 재택치료 방침 철회 기자회견 모습

[메디칼업저버 김나현 기자] 시민단체들이 정부의 재택치료 방침을 '자택대기'라고 지적하며 재택치료를 철회하고 병상과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무상의료운동본부와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 등은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와 같이 호소했다.

보건의료노조 박민숙 부위원장은 "전문가들은 최대 1만명의 확진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보건의료 노동자의 희생에도 자택에서 대기하다 사망하는 국민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지금은 방역을 강화할 때다.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시민에게 치료의 책임까지 떠넘기고 있다"며 "정부는 당장 재택치료 방안을 전면 재검토하고 민간병상과 인력을 확충해 시민의 생명을 구해야 한다. 즉시 민간병상과 인력 확충 방안을 내놓을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서울대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도 재택치료 방침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 최은영 간호사는 "재택치료는 '자택 대기중 사망 할 수도 있음'이라고 해석 된다. 말이 좋아 치료지 방치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만성질환 환자도 원격진료시 오진의 우려나 위험성이 있는데 코로나는 급성 질환이고 환자가 관리할 수도 없다. 호흡곤란이 오면 산소가 필요하다"며 "급격히 악화되면 고농도산소를 투여해야하고, 순식간에 기도삽관을 하기도 한다. 결국 입원할 병실이 없어서 재택치료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가 인력이 부족한 병원에 파견간호사를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현장에 필요한 것은 1회용 인력이 아니라고도 호소했다.

최 간호사는 "3일 서울대병원에는 또 다시 코로나 중환자실(DICU 4)이 만들어진다. 서울대병원에 마지막 남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을 일반병동으로 전환하고 인력을 빼서 운영하게 된다. 더 이상 돌려막기할 간호인력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간호 인력의 숙련도에 따라 환자의 목숨이 왔다갔다 한다. 파견인력으로 머리수만 채우는 것은 이제 그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시민단체들은 긴급호소문도 함께 발표했다.

이들은 "재택치료는 급격히 증상이 악화되는 코로나19 환자를 살릴 수 없다. 말이 재택치료지 자택대기나 마찬가지"라며 "정부가 병상이 남지 않아 입원대기자가 많은 현실을 은폐하려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부는 사력을 다해 병상을 확보해야 한다. 민간병원의 긴급하지 않은 비응급·비필수 진료를 미루고 감염병 치료와 필수·응급환자에 집중하도록 병상과 인력 재배치를 강하게 명령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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