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A CHMP, STEP 연구 기반 위고비 허가 긍정 의견
한국서 임상3b상 시험계획 승인...아시아인 '특화'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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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라 불리는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2.4mg)가 유럽과 한국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6월 위고비는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비만 환자의 체중 관리를 위해 승인된 최초이자 유일한 주 1회 GLP-1 수용체 작용제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최근 유럽의약품청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EMA CHMP)는 위고비 허가에 긍정 의견을 제시했다.

아울러 노보노디스크는 한국에서 아시아인 맞춤형 임상3b 시험계획을 승인받으면서 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EMA CHMP "위고비 허가 긍정적"

최근 EMA CHMP는 비만 환자이거나 1개 이상의 체중 관련 질환을 가진 과체중 환자의 체중 관리에 위고비를 허가하는 것에 긍정 의견을 제시했다.

적응증은 체질량지수(BMI) 30kg/㎡ 이상의 비만 환자이거나 2형 당뇨병, 고혈압, 심장병 등 체중 관련 동반질환이 하나 이상 있는 BMI 27kg/㎡ 이상의 과체중 환자의 체중 관리다.

위고비는 지난 6월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를 획득한 바 있으며, 유럽 출시는 2022년 하반기로 예정돼 있다.

위고비에 대한 EMA CHMP의 긍정 의견은 2형 당뇨병이 없는 4500명의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STEP 임상3상 연구 4가지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위고비는 위약에 비해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군 치료 68주째 체중이 12%p 더 감소했다. 

특히 16개국 1961명 환자를 대상으로 한 STEP1 연구에서 위고비는 치료 68주째 체중 변화율이 14.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며 위약군(2.4%)에 비해 높은 감소율을 보였다(P<0.001).

등록 당시 대비 치료 68주째 체중은 위고비 치료군이 15.3kg 줄었지만 위약군은 2.6kg에 그쳤다.

또 치료 68주째 체중 5% 이상 감소 도달률은 위고비 치료군이 86.4%, 위약군이 31.5%로 나타났고, 체중 10% 이상 감소 도달률은 각각 69.1%, 12%, 체중 15% 이상 감소 도달률은 각 50.5%, 4.9%로 나타났다(모두 P<0.001).

노보노디스크 개발부 Martin Holst Lange 부사장은 "많은 비만 환자들이 체중 감량을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회복되는 생리적 반응 때문에 유지에 애를 쓰고 있다"며 "위고비는 전례 없는 체중 감소 효과로 비만 환자에게 비만 치료의 가능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인' 특화한 한국 임상3b상 돌입...삭센다 과오 극복

이런 가운데 위고비는 한국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3b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위고비의 빠른 도입을 위해 아시아인 맞춤형 허가 임상을 진행한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번 임상3b상은 아시아인 비만 환자 150명을 대상으로 주 1회 위고비 요법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이중맹검 무작위 위약 대조 연구다.

대상 환자 150명 중 85명은 한국 환자로 진행되며, 유효성 평가 기간은 치료 44주차로 글로벌 임상연구 68주보다 단축됐다.

1차 목표점은 치료 44주차 등록 당시 대비 체중 변화 및 5% 이상 체중 감소 도달률로 설정했고, 2차 목표점은 치료 44주차의 등록 당시 대비 체중 10%, 15% 감소 도달률과 허리 둘레 변화로 설정했다. 연구 완료 시점은 2023년 5월이다.

주목할 부분은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현지 가이드라인에 따라 비만 기준을 BMI 25kg/㎡으로 설정했다는 점이다.

FDA 허가와 EMA CHMP 긍정 의견의 기반이 된 STEP 연구가 대부분 서양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만큼 아시아인에 적합하도록 기준을 재설정한 것이다. 

이는 과거 삭센다(리라글루타이드 6mg)의 한국 허가 당시 지적됐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의료계는 삭센다의 허가임상인 SCALE 임상3상 연구에 참여한 환자는 3737명 중 백인 환자가 85%에 달한 반면, 아시아인은 3.6%에 불과했다. 

게다가 평균 체중 106.2kg, 평균 BMI 38.3kg/㎡로 국내 환자와 차이가 컸다. BMI를 구간별로 봐도 한국 비만 환자들과 흡사한 BMI 27kg/㎡ 이상, 30kg/㎡ 미만 환자 비율은 3%도 채 되지 않았다.

한편, 위고비가 한국에 출시될 경우 빅토자(리라글루타이드 6mg)-삭센다 라인업처럼 오젬픽(세마글루타이드 2mg)-위고비로 세마글루타이드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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