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건희 경기도감염관리지원단장, 공중보건 상비군 확보와 유지 필요
이재갑 한림의대 교수, 의료체계 및 인력 양성 위한 과감한 투자 이뤄져야

(좌) 한림의대 이재갑 교수, (우) 박건희 경기도감염관리지원단장.
(좌) 한림의대 이재갑 교수, (우) 박건희 경기도감염관리지원단장.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방역당국이 11월 1일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을 위한 방역체계 전환을 추진할 예정인 가운데, 공공의료 및 의료체계 개선, 인력 양성 없이는 일상회복이 어렵다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25일 단계적 일상회복을 위한 방역체계 전환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중수본 박향 방역총괄반장과 손영래 사회전략반장은 단계적 일상회복을 위한 방역체계 전환 이행계획안을 제시했다.

방역당국의 방역체계 전환 이행계획안 설명 이후 패널 토론에 참여한 박건희 경기도감염병관리지원단장은 방역당국의 이행계획안에 구체적 보건소 및 방역인력 충원 계획없이는 단계적 일상회복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박 단장은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전환하기 위한 방역당국의 중환자 병실과 인력 및 장비 확보 방안이 빠져 있다고 비판했다.

방역체계 대응 개선과 관련해서 박 단장은 "일일 1500여 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보건소 역학조사 인력의 소진이 심각하다"며 "보건소 방역인력도 일상으로 회복하고 싶다"고 토로했다.

박건희 단장에 따르면, 보건소 방역인력들은 긴급재난 대응을 위해 주 200시간 이상 초과 근무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보건소 방역인력 주 200시간 근무…3000명 인력 추가 확보 필요

박 단장은 "국민들의 소중한 일상은 회복돼야 한다"면서도 "보건소 방역인력들도 주 50시간 근무할 수 있는 일상회복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인해 전 사회적 대응이 아닌, 보건의료 대응만 독박을 쓰면 안 된다"며 "보건소 인력들은 본연의 업무를 중단하고 방역활동, 진단검사, 재택치료 대응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단장은 일상회복 단계에서 증가하는 확진자 관리를 철저하게 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국 250여 개 보건소에 3000여 명의 인력을 충원할 경우 연간 2000~3000억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국가 피해액고 비교할 경우 적은 비용이라는 것이다.

박건희 단장은 "보건의료 인력 확충은 앞으로 닥칠 또 다른 감염병 대비를 위해 필수적인 요소"라며 "전쟁을 대비 상비군을 유지하듯 이제는 공중보건 상비군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 패널로 나선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이재갑 교수 역시 공공의료체계와 보건소 인력 확충을 위한 충분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교수는 방역당국의 단계적 일상회복이 국민들에게 코로나19 발생 이전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메시지로 전달되지 않을까 우려했다.
 

일상회복은 2019년 이전 모습 아닌 코로나 속 안전한 생활돼야

이재갑 교수는 단계적 일상회복의 궁극적인 모습으로 코로나19 유행속에서 국민들이 안전하게 살아가는 것으로 규정했다.

그는 "국민들은 단계적 일상회복이 2019년 이전의 모습이 아닌 새로운 일상을 만들어 가는 것에 참여해야 한다"며 "일상회복 속에서도 마스크 착용은 기본이며, 식당과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의 환기 및 입출입 관리 등 사회전반적인 체질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교수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임시적인 의료체계가 의료전달체계 속으로 흡수될 필요가 있다며, 단기간 내 국내 의료체계가 변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존 의료체계에서 코로나19를 계기로 감염병 대응을 위한 병원 구조와 외래형태, 병상 구조 및 인력 양성 등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변화는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정부가 과감하고 충분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이 교수는 강조했다.

특히 공공의료체계와 방역체계 구축을 위한 보건소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재갑 교수는 "단계적 일상회복을 위해 아직 갈 길이 멀다"며 "방역당국과 국민들은 경제 회복과 의료체계 회복을 위해서는 최소 2~3년의 미래를 내다보고 점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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