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가 인상으로 유병·신규환자 이용 증가…의원 개원도 늘어
정신치료 접근성 제고…선입견과 편견 해소 위한 정책 필요

이미지 출처: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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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지난 2018년 개인정신치료를 위한 건강보험수가 개편 이후 치료 상담시간 확대 및 35세 미만 젊은 환자 증가, 의원급 개원 증가에 따른 의료이용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정신치료 건강보험수가 개편에 대한 효과 분석 연구를 발주했다.

연구용역을 맡은 이화여자대학교 산학협력단은 최근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내놨다.

복지부는 2018년 7월 인지행동치료를 급여화 하고, 개인정신치료를 3그룹에서 5그룹으로 세분화했으며, 중·장시간 정신치료 수가를 인상해 정신치료 보장성을 강화했다.

수가 개편 이전에는 15분 미만 단시간 개인정신치료가 73.5%를 차지했다. 개인정신치료는 정신질환자에게는 효과적인 치료법이지만, 단시간 보다 중·장시간 개인정신치료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2018년 개인정신치료 수가개편 비교.
2018년 개인정신치료 수가개편 비교.

이번 연구는 2018년 7월 수가개편 전후의 국내 정신질환자의 의료이용 변화와 비용 변화를 비교 분석했다.

연구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전수자료를 활용해 2016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및 정신치료를 받은 환자를 분석대상으로 했다.

2018년 7월 기준으로 정책 개편 전과 개편 이후의 인구학적 특징과 의료이용 패턴, 의료비용, 복약이행도, 내원일수를 비교했다.

관찰기간 동안 유병환자 총 402만9832명과 신규환자 67만 7987명이 관찰됐다.
 

수가 개편 이후 짧은 상담 줄고, 중간·긴 상담 증가

연구 결과, 수가개편 이후 짧은 상담은 줄어들고, 중간상담과 긴 상담이 신규환자와 유병환자 모두에서 증가했다.

이는 우울증과 불안장애환자 세부 분석에서도 일관되게 나왔으며, 장시간 상담을 활성화하기 위한 수가개편 의도와 일관된 것으로 해석됐다.

또 외래환자와 35세 미만 환자 의료이용 비중이 유의하게 증가했다.
이는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인식개선과 의원 개원 증가에 따른 접근성 증가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의료비용 분석에서 총 의료비용은 증가했지만, 본인부담금은 감소했다. 
정신치료에 대한 적정수가를 보장하고, 환자의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정책 의도와 일관된 결과를 보였다는 것이다.

정책 효과성 분석에서는 신규환자, 유병환자, 세부 질환 그룹에서 모두 내원일수가 유의하게 증가했으며, 3회를 기준으로 상담치료 방문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모두 유의하게 증가했다.
 

우울증·불안장애 환자 복약이행도 및 치료 지속성 증가 

연구는 수가개편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복약이행도와 치료 지속성도 분석했다.
약물치료를 포함해 우울증 및 불안장애 환자에 대해 신규환자의 MPR(Medical possession ratio)과 지속성(Persistence)의 평균값을 분석한 결과, 우울증과 불안장애 환자 수가 개편 후 평균값이 모두 유의하게 증가했으며, 상담횟수가 증가할수록 복약이행도 및 치료 지속성의 평균값이 증가했다.

정신치료 수가 개편과 긍정적 건강 결과가 관련돼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회귀분석에서는 의원 및 외래 환자만을 통해 본인부담금의 영향을 미치는 변수를 분석했다.

그 결과, 여성 환자와 만 19~34세에서 본인부담금이 유의하게 높은 결과를 보였다.

연구진은 "수가개편으로 인한 상담이 질적, 양적 및 복약이행도의 향상으로 환자의 치료에 효과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수가개편에도 인지행동치료 이용빈도 낮아…여전히 수가 낮아

하지만, 인지행동치료 분석 결과에서는 환자들의 건강보험 적용 요구에 따라 급여화가 이뤄졌지만 치료하는 이용빈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정신치료 건강보험수가 개편으로 인해 환자들의 본인부담이 줄어들고 정신치료에 대한 접근성이 증가했다"면서도 "정신질환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 등을 해소해 더 많은 환자가 정신치료를 받기 위해 필요한 정책이 나올 수 있도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202명이 참여한 설문조사에서는 전체적인 상담 시간의 증가와 만족도가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의들은 제도 도입 이후 상담 시간 증가와 진료의 질이 향상됐다고 응답했다는 것이다.

수가개편으로 환자 상담에 집중해도 의원을 유지할 수 있다는 답변도 있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전문의들은 인지행동치료에 불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 이유는 수가가 낮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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