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일산병원 내분비내과 연구팀, 리얼월드 데이터 EASD 2021서 발표 예정
단백뇨·콩팥병 동반한 환자, 고관절 골절 위험 최대 2배↑

사진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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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민후 기자] 콩팥병이 2형 당뇨병 환자의 고관절 골절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단백뇨와 콩팥병을 동반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 대비 고관절 골절 위험이 최대 2배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자는 신기능 저하와 단백뇨를 뼈 건강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분석했다.

콩팥병·당뇨병과 골절 간 연관성이 확인된 만큼 환자들의 뼈 건강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이기를 당부했다.

동국대일산병원 이승은·김경아·최한석 교수(내분비내과) 공동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의 연구결과를 오는 9월 27일~10월 1일(현지시간) 개최되는 유럽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EASD 2021)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콩팥병 동반 환자, 신기능과 무관하게 고관절 골절 위험 상승

연구는 2009년~2012년 건강검진을 받은 2형 당뇨병 환자 154만 명의 건강보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다.

환자들은 동반질환·콩팥기능에 따라 ▲콩팥병을 동반하지 않은 군(126만 명, A-G-), ▲단백뇨·콩팥병을 동반하고 추정사구체여과율(eGFR)이 감소하지 않은 군(7만 9113명, A+G-), ▲단백뇨 없이 콩팥병을 동반하고 eGFR이 감소한 군(17만 명, A-G+), ▲단백뇨·콩팥병을 동반한 eGFR 감소 군(2만 8126명, A+G+) 등 4개 군으로 나눠졌다.

연구팀은 4개 군의 고관절 골절 발생률을 비교·분석했다.

평균 6.3년 추적관찰결과 4개 군에서 발생한 고관절 골절 환자 수는 총 2만 1536명이었다.

세부적으로 A-G-군에서 1만 4878명, A+G-군에서 1240명, A-G+군에서 4527명, A+G+군에서 891명의 고관절 골절 환자가 발생했다.

고관절 골절 발생률(1000인년 당)은 A-G-군 1.76, A+G-군 2.43, A-G+군 4.13, A+G+군 5.45로 집계됐다.

A-G-군을 기준으로 고관절 골절 발생률에 대한 위험비(HR)를 살펴보면 A+G-군 1.45, A-G+군 1.26, A+G+군 2.08로 나타났다.

콩팥병을 동반하지 않은 환자군에 견줘 콩팥병을 동반한 환자군들은 모두 고관절 골절 위험이 증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위험은 단백뇨·콩팥병·eGFR 감소 등을 모두 보유한 환자군에서 보다 두드러졌다.

구체적으로 A+G+군은 A-G-군 대비 고관절 골절 위험이 약 2배 증가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29일(현지시간) EASD 2021에서 확인 가능할 전망이다.

신기능 저하와 단백뇨, 골절 위험 높이는 요인

동국대일산병원 내분비내과 이승은 교수.
동국대일산병원 내분비내과 이승은 교수.

이승은 교수는 콩팥병의 주요 증상인 신기능 저하와 단백뇨가 각각 뼈 건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이 교수는 “콩팥병은 신기능 저하와 단백뇨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라며 “신기능이 저하되면 체내 인 등 배설이 떨어지면서 뼈 무기질 대사에 변화가 생겨 골절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백뇨는 혈관내피세포 기능을 떨어뜨리고 혈관 염증반응을 증가시키는 등 혈관과 연관성이 있다”며 “혈액은 뼈의 생성·재생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참고하면 단백뇨가 초래하는 혈관장애가 간접적으로 골절 위험의 상승에 일조할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숨은 위험군은 A-G+군

연구결과를 보면 고관절 골절 위험은 단백뇨, 콩팥병, 신기능 저하 등 증상을 모두 보유한 환자군(A+G+)에서 가장 높았다.

그 다음 단백뇨·콩팥병을 동반했지만 신기능이 정상인 환자군(A+G-군), 콩팥병·신기능 저하를 동반했지만 단백뇨가 없는 환자군(A-G+군) 순이었다.

2위와 3위 중 3위 환자군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게 이 교수의 견해다.

신기능 저하를 동반했지만 단백뇨가 없는 환자군은 보정 전 절대값에서 단백뇨를 동반한 신기능 정상 환자군보다 골절 위험이 높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순위 역전은 나이 등의 보정에 따른 결과로 풀이됐다.

하위군 분석에선 흥미로운 사실이 나타났다. 콩팥병이 고관절 골절에 미치는 영향은 65세 미만에서 두드러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물론 (골절에 대한) 절대 위험도는 65세 이상에서 더 높지만 젊은 나이에 신증이 있으면 골절 위험도의 상승 비율이 보다 가파른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 기전을 밝히기 위해선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골절, 당뇨병의 주요 합병증이란 사실 상기시킨 연구  

당뇨병 환자는 일반인에 견줘 골절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골절을 당뇨병의 주요 합병증으로 보는 인식은 낮은 편이다. 이런 점이 연구의 계기로 작용했고 골절이 2형 당뇨병의 주요 합병증이란 사실을 재확인하는 결과를 남겼다.  

이 교수는 “현재 진료실 환경이 너무 바빠 당뇨병 환자가 오면 혈당만 보는 수준”이라며 “이번 연구결과를 토대로 환자가 먼저 불편하다고 말하지 않아도 뼈 건강에 대한 관리가 이뤄지는 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가 갖는 또 다른 의미는 EASD 2021이란 무대일 것이다. 국제 학술대회에서 발표가 이뤄지는 만큼 연구자의 감회가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이 교수는 “EASD는 매우 영광스러운 자리로 구연 발표를 한다는 것은 뜻깊다”며 “앞으로도 활발한 연구활동을 통해 국제학회에 연구자로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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