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 2021] AMI 이후 CV, HF 예방 평가한 PARAIDSE-MI 결과 발표
라미프릴 대비 개선 혜택 보였지만 통계적 유의성 확보 실패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박출률 보존 심부전(HFpEF) 적응증 확대 실패한 노바티스 엔트레스토(성분명 사쿠비틸/발사르탄)가 결국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i)의 벽을 넘지 못했다.
엔트레스토가 라미프릴 대비 급성심근경색(AMI) 치료 후 심혈관 사망 및 심부전 입원 등 개선에 이점이 없었던 것이다.
이 같은 내용이 담긴 PARADISE-MI 임상3상 결과는 15~17일 온라인으로 열린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 2021)에서 발표됐다.
엔트레스토, 라미프릴 대비 이점 확보 못해
하버드의대 Marc Pfefer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엔트레스토가 심부전 발병 위험이 높은 AMI 후 환자의 심부전 및 심부전 관련 입원, 심혈관 사망 등을 줄일 수 있는지 평가했다.
연구팀은 41개 국가에서 5669명의 환자를 모집했다. 연구 참여자들은 좌심실박출률(LVEF) 40% 이하의 기능장애 또는 일시적 폐 울혈 등 적어도 1개의 급성심근경색 위험 인자를 갖고 있었다.
다만, 이번 연구에는 심부전 이력, 임상 불안정성, 추정사구체여과율(eGFR) 30ml/min/1.73㎡ 이하, 혈관부종 등이 있는 환자는 제외됐다. 평균연령은 62세였고 24%는 여성이었다.
연구 참여자의 76%는 ST분절상승 급성심근경색, 89%는 경피적 관상동맥우회술, 5%는 혈전용해를 수행했다. LVEF는 37±9%였고, 58%는 killip Class≥2등급이었다.
참여자들은 항혈소판치료, 혈압 및 콜레스테롤 강하 등 심장병 위험을 줄이기 위한 약물을 복용하고 있었다.
연구팀은 엔트레스토 투여군(n=2830)과 라미프릴 투여군(n=2831)에 무작위 배정했다. 참여자들은 추적관찰기간 중앙값(23개월) 동안 약물을 복용했다.
연구 결과, 엔트레스토군은 1차 목표점으로 설정한 심혈관 사망,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심부전으로 인한 외래방문 등 발생 위험이 라미프릴군 대비 10% 낮아지는 경향만 보이고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HR 0.90; 95% CI 0.78-1.04; p=0.17).
좀 더 자세히 보면, 엔트레스토군은 11.9%가 1차 목표점을 달성한 반면, 라미프릴군은 13.2%로 나타났다.
심혈관 사망의 경우 엔트레스토군은 5.9%, 라미프릴군이 6.7%였고,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은 각각 6.0%, 6.9%를 나타냈다. 또 심부전으로 인한 외래는 각각 1.4%와 2.0%였다.
다만, 이 같은 결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을 입증하기 위해 사전 지정된 임계값인 15% 감소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다.
라미프릴 대비 안전성만 입증..."2차 목표점 개선 경향"
엔트레스토는 2차 목표점에서도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실패'라는 결과지를 받았다.
실제 2차 목표점으로 설정한 심혈관 사망 또는 심부전 입원은 엔트레스토군 10.9%, 라미프릴군 11.8%였고, 심부전 입원 또는 외래는 각각 7.1%와 4.7%였다.
아울러 심혈관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또는 비치명적 뇌졸중은 엔트레스토군 11.1%, 라미프릴군 12.3%로 나타났고 심혈관 사망, 심부전, 심근경색 또는 뇌졸중으로 인한 총 입원은 각각 11.0%와 12.8%였다. 또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은 엔트레스토 7.5% 라미프릴 8.5%로 나타났다.
다만, 이 같은 결과 역시 통계적 유의성은 확보하지 못했다(HR 0.91; 95% CI 0.78-1.07; p=0.25).
이를 두고 연구팀은 1차 목표점 달성 실패는 인정하면서도 2차 목표점에서 개선 경향을 보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연구 책임자인 Marc Pfefer 교수는 "엔트레스토가 주요 목표점을 크게 개선한 것은 아니지만, 라미프릴보다 점진적인 개선을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한 연구"라며 "엔트레스토는 효과가 입증된 ACE 억제제 라미프릴만큼 안전하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강조했다.
실제 전체 이상반응은 엔트레스토군(83.1%)과 라미프릴군(82.1%)에서 발생했다. 혈관부종, 고칼륨혈증, 신장손상, 간 이상 등 발생 비율은 두 군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 모든 원내 중대한 이상반응(SAE) 역시 각각 40.5%, 39.8%로 비슷했다.
다만 엔트레스토군에서 저혈압이, 라미프릴군에서 기침이 더 많이 보고됐다.
Marc Pfefer 교수는 "엔트레스토는 의료진이 심부전 환자에게 사용해도 안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연구 결과는 가이드라인 변경을 가져오진 않겠지만 의료진이 심부전 환자에게 안심하고 처방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